[기사 본문] 14일, 넥슨이 강남구에 위치한 코엑스 아티움에서 ‘NYPC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제 3회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 2018’의 멘토링 프로그램에 해당하는 이 행사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세상을 바꾸는 프로그래밍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 지난 해 대비 2배 증가한 400명의 청소년이 자리를 메웠다.

NYPC 공식 앰버서더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게임 데이터 분석 전문 조직 넥슨 ‘인텔리전스랩스’를 총괄하는 강대현 부사장, 딥러닝 음성합성 엔진 개발로 화제를 모은 ‘데브시스터즈’ 김태훈 머신러닝 엔지니어,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단체 ‘멋쟁이 사자처럼’ 이두희 대표, 가상화폐 AI 스피커를 제작한 ‘콩돌이 프로덕션’의 이진호, 이수현 등이 참가해 코딩의 비전과 경험담을 공유했다.

환영사를 맡은 넥슨 이정현 대표는 “요즘 코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청소년들이 실제로 접할 기회는 많지 않다.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것과 제작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데, 게임이야말로 코딩으로 완성된 세계라 할 수 있으며, 게임 안에서 여러분이 상상했던 모든 것을 제작할 수 있다.”며 “우리가 쌓은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서 코딩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어떤 것을 만들 수 있는지 알리기 위해 NYPC를 개최하고 있다. 단, 경험을 공유하고, 비전을 모색하는 자리이긴 해도, 너무 딱딱하게 여기지 말기를 바라며, 코딩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공감대를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래의 세상을 바꾸는 혁명을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단상에 선 멋쟁이 사자처럼 이두희 대표는 “진로 고민을 하면서 가장 생각을 많이 한 부분이 내가 세상을 모른다는 것이었다.”라며 이 때 소프트웨어를 선택한 이유는 가장 단 기간에 결과가 나오고, 다른 분야에 접합이 쉽다는 두 가지 이유였다고 밝혔다.

컴퓨터를 가르치면 사람들이 좋아할까 하는 생각에 30명만 선정해 컴퓨터 수업을 했는데 너무 반응이 좋아 200명, 500명, 1000명, 1400명으로 늘려 나가다 4개국으로 진출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한 그는 다른 학문에도 이런 열정이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런 열정을 끌어내기에는 놀이 같은 형태의 학습이 유리하다고 자문자답했다.

이어 골든 타임을 파악하기 위해 소방 데이터를 하루 동안 분석해보니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수도권의 지연율이 더 높았다는 결과를 도출, 이로 인해 예산 책정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일화와 고등학생이 만든 앱을 야후가 300억에 구입했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의미 있는 성공의 반복이 미래를 바꾼다고 전했다.

괴짜 공대생들의 모임인 콩돌이 프로덕션의 이진호는 비트코인 AI 스피커, 스톰트루퍼 미세먼지 방독면(?), FPS 게임용 총 조이스틱(자이로 센서를 이용한 일종의 마우스) 등 그간의 결과물을 소개하면서 처음 코딩 했을 때 200개의 에러를 만났는데 이를 해결했을 때의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코딩이 하드웨어를 만나면 더더욱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며 미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이 요구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콩돌이 프로덕션의 이수현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에 들어간 후 첫 번째 앱을 만들어 3개월 만에 300만원을 벌고 나니 다른 것이 해보고 싶어 3D 프린터를 이용한 것을 제작하고자 했지만 당시 컴퓨터공학부 학생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했던 분야라 지원자가 별로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의 경계를 벗어나는 생각을 하게 됐고, 사람들에게 메이킹 문화를 알리자는 의미에서 채널을 만들게 됐는데, 지금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네트워크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며, 만들고 싶은 게 있다면 소프트웨어든 하드웨어든 지금 당장 시작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은 물론 아이디어를 나누라고 조언했다.

다음 달 인공지능이 인류에 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비영리 연구 단체 OpenAI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데브시스터즈 김태훈 엔지니어는 딥러닝이란 뉴럴 네트워크를 모방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딥마인드가 만든 알파고, 구글의 대화형 인공지능 듀플렉스를 예로 들었다. 이 중 듀플렉스에도 적용된 음성 합성은 음성 안내, 대화 인공지능, 오디오북 등에 활용 가능하고, 딥러닝의 발전 덕분에 실제 사람과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진행하는 과제 중에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인공지능, 데이터를 만드는 인공지능, 시행착오를 거쳐 스스로 학습하는 강화학습 등이 있다. 이 중 강화학습은 불가능한 문제에 도전해 이를 풀어낸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는데, 스타크래프트는 아직이지만 OpenAI에서는 이미 Dota2 프로 선수에게 승률이 높은 인공지능을 제작하는 등 체스, 바둑보다 더욱 복잡해진 문제를 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런 인공지능의 연구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 김태훈 엔지니어의 당부였다.

‘인공지능 시대를 사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무대에 오른 넥슨 강대현 부사장은 ‘게임에서 인공지능이 사용되는 사례를 살펴 보다 보면 미래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뒤 성장하는 업계, 성장하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 보니 공부 잘 하는 사람과 일 잘 하는 사람은 일맥상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학교는 정답이 있는 문제를 푸는 곳인데 반해 회사는 정답이 없는 문제를 잘 푸는 곳이라고 분석한 그는 혁신적인 회사일수록 주어지는 문제가 명확하지 않으며, 범위가 넓고 모호하다고 언급했다. 학창 시절 능력 있던 학생들이 바로 이 지점에서 헤매게 되며,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문제를 풀기 때문에 사람은 문제를 풀기보다 좋은 문제를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에서 고양이를 찾아내는 인공지능을 만들었다면 이 기술로 서든어택의 월핵 유저를 찾는 것이 가능해지는 식으로 응용이 가능하고, 이미지가 픽셀이 모여 있는 것이라는 점에 착안하면 메이플스토리에서 인위적인 액션 반복을 통한 어뷰징 행위를 감지할 수 있다. 이처럼 어디에 쓸 수 있을지를 고민하여 인공지능이 문제를 풀어내도록 하는 것이 미래에 필요한 역량이라는 것이 강연의 요점이었다.

끝으로 그는 1) 배운 코딩, 알고리즘 지식을 실생활에 활용해보기, 2) 알고리즘 문제를 직접 출제해보기, 3) 일상생활을 기록하고 문제를 찾아보기, 4) 자기 일상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연구하기의 네 가지 항목 실천을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