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너즈 워’ 종주국 자존심 지켰다, SWC 2018 빛대 우승
총상금 11만 달러(한화 약 1억 2,463만 원)와 세계 정점의 명예를 목표로 전세계에서 여덟 명의 소환사가 모였다. 13일(토), 상암 OGN e-스타디움 기가 아레나에서 컴투스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 2018)’ 대망의 월드 결선이 열렸다.
이날 경기에는 ‘서머너즈 워’ 종주국이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홍콩, 미국, 네덜란드, 페루, 캐나다, 프랑스 선수들이 출전했다. 지난 7월부터 진행된 아시아퍼시픽컵, 아메리카컵, 유럽컵에서 각각 월드 결선 진출권을 따낸 강호들로, 매 경기 뛰어난 전략과 출중한 실력을 선보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승부가 예고되었다.
뿐만 아니라 1,000여 명의 유저가 운집한 현장에서는 다양한 이벤트와 경품 증정, 코스프레 기념 촬영이 이루어졌으며 중계 도중 3회에 걸쳐 쿠폰코드가 공개되기도 했다. 또한 전세계 동시 시청자수가 3/5/10만 명을 돌파할 때마다 슈퍼엔젤몬, 6성 전설룬(무작위), 데빌몬이 모든 유저에게 제공되는 본방사수 감사 이벤트도 마련됐다.
본 경기는 8강 싱글 토너먼트부터 결승까지 이어지며, 한국 지역 예선에서 우승한 빛대(Beat.D)와 유럽컵 우승자 디지피(DGP, 네덜란드), 마츠(Matsu, 일본)와 이태원프리덤(Freedom, 한국), 드림즈조세프(DRMZJoseph, 페루)와 라마(L.A.M.A, 홍콩/타이페이), 타이거(Tiger.D, 캐나다)와 쉔(Chene, 프랑스)이 각각 첫 경기에서 만난다.
8강전은 3파 2선승제, 준결승과 결승은 5판 3선승제로 치러지며 모든 경기에는 ‘SWC 2018 대전 모드’가 적용된다. 각 선수는 경기 시작 전 모든 몬스터 가운데 한 마리를 밴할 수 있으며 이렇게 제외된 몬스터는 상대는 물론 자신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규칙이다. 4강 진출의 성공할 경우 공동 3위에게 5,000달러, 2위에게 10,000달러, 1위에게 30,000달러 상금이 주어진다,
본 경기에 앞선 이벤트 대전으로 한국 대표 ‘바코드’ 길드와 월드 결선을 위해 초청된 미국 대표 ‘세이스웨그어게인’ 길드 간의 길드 대항전이 펼쳐졌다. 이를 통해 실시간 3vs3 PvP ‘길드 아레나 배틀’을 통해’서머너즈 워’ e스포츠 단체전의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바코드’는 초전부터 하프술사, 사막 여왕, 발키리, 피닉스까지 메이저급 몬스터를 꺼내며 몰아붙였지만 ‘세이스웨그어게인’은 면역과 재우기 등 여러 효과를 시의적절하게 사용하여 역으로 승기를 잡았다. 2회전에서는 반대로 ‘세이스웨그어게인’이 피닉스를 위시한 빠르고 공격적인 조합을 짰으며 실제로 초반부터 ‘바코드’측 오라클을 초살하며 유효한 전략임을 증명했다. 서로 주요 카드를 소모한 3차전은 팽팽한 출발을 보였으나 여전히 전략적인 우위를 점한 ‘세이스웨그어게인’이 버프/비버프로 ‘바코드’의 손발을 묶어 결국은 전승으로 이벤트 대전을 마무리했다.
이어진 본 경기 8강 1경기는 빛대(한국)과 디지피(네덜란드). 사실상의 결승전이란 분석이 나올 정도로 국내와 유럽컵을 대표하는 두 선수의 대결로, 픽밴부터 서로 팽팽하게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로 전략적으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와중에 폭주, 도발 등 운의 요소까지 작용하여 1승씩 챙겼고 결국 디지피의 자신 픽인 발키리를 빼앗은 빛대가 최종 승리했다. 2경기는 이태원프리덤(한국) 대 마츠(일본). 이태원프리덤은 마츠의 팔라딘에 맞서 이프리트를 기용했지만 억제하는데 실패하며 1패, 2회전 또한 이태원프리덤의 공격 조합이 팔라딘의 장벽을 넘지 못하며 마츠가 4강 진출에 성공했다.
8강 3경기는 드림즈조세프(페루) 대 라마(홍콩/타이페이). 라마는 사막 여왕으로 드림즈조세프의 진용을 일순 잠재우며 좋은 출발을 보였고 자신은 활력 충전을 걸며 시종일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2회전에서 드림즈조세프는 변칙 픽으로 오공과 하그를 기용했으나 잭오랜턴으로 틀어막은 라마를 넘지 못하고 2패로 경기를 끝마쳤다. 4경기는 타이거(캐나다) 대 쉔(프랑스). 팔라딘과 이프리트를 앞세운 타이거가 공세에 나섰고 쉔의 오공이 홀로 분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반면 2회전은 쉔이 팔라딘을 가져가 타이거의 선인과 사막 여왕 조합을 무너뜨렸다. 일대일 상황에서 방어와 회복을 고루 갖춘 쉔이 마지막 일격을 가하며 8강을 마무리했다.
이리하여 4강 대진은 빛대 대 마츠, 라마 대 쉔으로 결정됐다. 4강전은 5판 3선승으로 치러지며 3, 4위전 없이 패배자는 공동 3위가 된다. 먼저 마츠를 상대로 맞은 빛대는 팔라딘과 사막 여왕, 피닉스라는 안정적인 조합으로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 2회전 또한 저항 리더를 골라 공속 리더를 선택한 마츠의 디버프를 모조리 봉쇄해버렸다. 마츠 또한 이날 대회 내내 선수들에게 승리를 남긴 팔라딘으로 응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매치포인트인 3회전, 빛대는 즐겨하는 픽을 가져오는데 성공했음에도 마츠의 적극적인 디버프 활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 패배. 4회전까지 서큐버스와 오컬트를 꺼낸 마츠가 수면 메타로 빛대를 제압하며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 회전은 실력에서 승리의 여신은 행운이 모두 따른 빛대의 손을 들어주었다.
다음으로 8강을 파죽지세로 돌파한 라마와 이변의 주인공 쉔의 준결승 2경기. 웅묘무사와 피닉스로 견고하게 출전한 라마에게 쉔은 팔라딘과 해왕, 그리고 호루스라는 변칙 픽으로 역습하여 선승을 따냈다. 특기할 점은 현 메타에서 평가가 상당히 떨어지는 호루스로 승리했다는 것. 이에 라마는 쌍둥이 유니콘과 드래곤 나이트, 하늘 무희로 강력한 진용을 구축하고 쉔은 쌍둥이 팔라딘을 내세웠으나 이번 창과 방패의 대결은 라마의 승리로 돌아갔다. 쉔은 계속해서 변칙 픽을 섞으며 이변을 일으키려 하나 피닉스와 유니콘의 공격 조합에 전의를 상실하고 마는 모습. 결국 3회전도 이전과 서로 비슷한 조합으로 맞붙어 라마가 무난하게 결승으로의 문턱을 넘어섰다.
난타전 끝에 종주국 대표의 자존심을 지킨 빛대와 지역 리그부터 결승까지 일사천리로 올라온 라마가 대망의 결승에서 만났다. 양측 모두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모든 패를 꺼내는 자리. 빛대는 드래곤 나이트와 해왕, 사막 여왕으로 승부수를 띄웠고, 라마는 호루스와 유니콘, 하그로 어깃장을 놓았다. 두 선수 모두 주력 조합이었으나 디버프 저항을 택한 라마가 디버프에 집중한 빛대에게 밀려 패배. 이어진 2회전 역시 빛대가 쌍둥이 사막 여왕으로 디버프를 걸고 라마가 쌍둥이 유니콘으로 강행돌파하는 전략을 택하였으나 충분한 저지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연패. 결국 마지막 3세트조차 빛대가 승기를 드높이며 SWC 2018 최강의 소환사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다음은 '서머너즈 워' 종주국의 대표로 SWC 208 우승의 쾌거를 거둔 빛대 선수와 일문일답이다.
● 선수 입장에서 월드 결선에 서니 어떤 감상이 드나
: 지난해에는 선수가 아닌 해설의 입장으로 LA 대회에 참여해 그저 재미있기만 했는데, 직접 출전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너무 떨리고 긴장됐다.
● 오늘 경기 도중 네트워크 오류가 있었는데 심경이 어땠나
: 지난해에 네트워크 오류에 대한 컴플레인을 재기한 덕분인지 대응 메뉴얼이 잘 마련되어 있어 안심할 수 있었다.
● 마츠 선수와 서로 수면과 기절 디버프를 주고 받는 상황이 나왔는데
: 선수간 전력을 살필 때 이태원프리덤 선수가 마츠 선수를 이길거라 생각해서 그다지 분석하지 않았는데, 역으로 미리 준비된 전략을 맞아 위험했고 간신히 이길 수 있었다.
● RPG는 비교적 피지컬이 덜 중요한만큼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하고 싶은가
: 맞다. ‘서머너즈 워’는 피지컬이 아닌 로지컬 게임이다. 상대 조합을 분석하고 그에 맞춘 전략을 짜고 또한 그것을 증명하는 것. 여건이 되는 한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
● ‘서머너즈 워’를 서비스하는 컴투스에게 바라는 점이 있나
: 지금도 운영을 잘 해주고 있지만 유저 의견이 더욱 원활히 반영되길. 가령 강자만 살아남는 월드 아레나가 아니라 자금 부담이 큰 초보들도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과금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 주기적으로 보상을 주면 어떨까.
● 타 게임과 비교해서 ‘서머너즈 워’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 ‘서머너즈 워’는 일단 캐릭터가 예쁘다. 그리고 시스템 자체가 유저의 호기심을 꾸준히 자극해준다. 또한 PvP에서도 누구의 전략이 맞는지 명확히 떨어지지 않고 갑론을박이 나올 정도로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게임이다.
● 라마 선수와 결승전에서 흥미로운 변칙 픽이 많이 나왔는데
: 마지막에 사막 여왕(불)을 사용한 것이 이번 대회를 위해 준비한 조합이었다. 다만 결승 전까지 딱히 쓸만한 기회가 없었는데 라마 선수에게 적절히 써먹을 수 있었다.
● 현 메타에서 그다지 평가가 좋지 않은 오공(불)을 픽했는데
: 라마 선수가 워낙 다양한 캐릭터를 돌려쓰다 보니 필연적으로 놓치는 틈이 생길 수 있다. 오공(불)이 상대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픽이었다고 본다.
● 적잖은 상금을 받게 되었는데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
: 스트리밍을 하며 바닥난 생활비를 채우는데(웃음). 남은 것은 앞으로 선수 활동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
● ‘서머너즈 워’ 외에 즐기는 게임이 있나, 앞으로 해당 IP로 MMORPG도 나오는데
: ‘리그 오브 레전드’를 좋아한다. 다만 ‘서머너즈 워’ MMORPG는 일단 즐겨봐야 알 것 같다. 컴투스에서 서비스 예정인 ‘스카이랜더스’도 관심이 있다.
● 빛대가 ‘빛나는 대한민국’의 준말인데 상징적인 닉네임으로 우승을 했다
: 어쩐지 부끄러워서 ‘빛나는 대머리’라고 농담하긴 했지만 ‘빛나는 대한민국’이 맞다. 앞서 처음으로 레전드 달성했을 때 ‘한국의 섬, 독도’라는 프로필 사진을 걸기도 했다. 전세계 유저가 함께 볼 수 있는 레더 랭킹에 그걸 보여주고 싶더라. 평소에 애국심이 많은 청년이다(웃음).
● 마지막으로 우승 소감을 말해달라
: 정말로 감격스럽다. 그간 옆에서 믿고 지켜봐주신 어머니에게 너무 감사하고, 기뻐해주시면 좋겠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