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화 붐을 타고 PC 온라인 시절 RPG들이 쏟아지는 와중에 색다른 장르의 작품 하나가 돌아왔다. 바로 네모진 스테이지를 뛰어다니` 물풍선으로 상대를 쓰러트리는 긴박감 넘치는 액션 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그 주인공. 2000년대 초 넥슨이 캐주얼 게임 왕국을 건설하는데 일익을 담당한 일등공신이자 이제는 회사 전체 마스코트로 거듭난 다오와 배찌의 고향인만큼, 현세대기에 걸맞은 완성도 높은 모바일화에 노력을 기울였다.

지스타 2018 시연에서 만난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은 3D로 일신된 그래픽과 모바일에 최적화된 조작 및 UI, 각종 보강된 콘텐츠를 보여줬다. 이는 PC 온라인 원작을 거의 그대로 빼다 박은 ‘테일즈위버 M’이나 ‘바람의 나라: 연’과는 사뭇 다른 모습인데, 그도 그럴 것이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피처폰 시절부터 수차례 모바일화되어 같은 전략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선 두 작품이 어떻게든 기존 팬덤의 향수에 기대야 하는 것과 달리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언제라도 어렵잖게 신규 플레이어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이번 작도 기본적인 구성은 원작 혹은 허드슨 ‘봄버맨’을 즐겼다면 익숙할 방식 그 자체다. 2D 배경 위에 3D 캐릭터를 올리는 새로운 그래픽은 시인성과 감성을 두루 갖췄고, 화면 좌측 가상패드와 우측 공격 버튼도 뻔하긴 하지만 그만큼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작은 화면 속에서 사방팔방으로 물풍선이 날아드는 와중에도 캐릭터의 움직임이 부드러워 게임에 쉬이 적응할 수 있었다.

다만 물풍선 주위로 스킬과 아이템 버튼이 세 개나 추가되다 보니 이 부분은 조금 난잡한 느낌이다. 여기서 스킬은 일직선으로 적을 처치하는 물대표나 배치된 풍선을 터트리는 다트 같은 것인데, 그냥 교전하기도 바쁜 와중에 시전 방향을 정하고 발사하기가 버거웠다. 물론 어느정도는 이런 요소가 존재해야 고수와 하수간 경계가 생기고 파고들 여지가 늘어나긴 한다. 실제 시연에서도 스킬로 인하여 전에 없던 경기 양상이 연출되는 점은 재미있었다.

이외에도 경기에 진입하기 전 일종의 패시브 버프인 정수를 최대 다섯 개까지 장착할 수 있다. 가령 아이템 지속시간이 25% 늘어난다거나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이 15% 감속한다는 식이다. 일단 이것만 봐서는 경기력보다 과금력이 우선시될 우려도 없지는 않은데, 이정도는 캐주얼 F2P 게임에서 워낙 흔한지라 덮어놓고 비판하긴 어렵겠다. 무엇보다 일단 넥슨이 공식적으로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 BM(수익화 구조)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가 없기도 하고.

이처럼 PvP가 주력인 게임은 얼마나 다양한 모드를 구비하느냐가 장기적인 서비스에 `매우 중요하다.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의 경우 노멀 및 래더 매치 외에도 여기서 파생된 만두 먹기와 만두 옮기기, 팡랜드, 서바이벌 모드를 살펴볼 수 있었다. PvP에 부담을 느끼는 플레이어를 위하여 튜토리얼을 겸하는 싱글 플레이 시나리오도 존재하는데, 과거 PC로 나왔던 ‘BnB 어드벤처’처럼 계속 살을 붙여도 좋겠다.

원작부터가 친구들과 짤막하게 한 판 즐기기 좋고 IP 인지도도 뛰어난 편이라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의 전망은 밝아 보인다. 더욱이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은 이러한 장르 자체가 (앱스토어에 검색하면 나오는 봄버맨 아류작들을 제외하고)없는 무주공산이기에. 초장부터 지나친 과욕을 부리다 BM이 밸런스를 집어 삼키지만 않는다면 큰 무리없이 흥행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