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네오플의 또다른 감성 퍼즐, 네 개의 탑
‘네 개의 탑’은 전반적으로 PS4 전용 게임 ‘저니’와 모바일 퍼즐 게임인 ‘모뉴먼트 밸리’, ‘림보’의 영향을 크게 받은 듯한 인상을 주었다. 플레이어는 총 4개의 탑을 올라가기 위해서 화면을 자유롭게 좌우로 돌려가며 타워를 360도 모두 돌아보고, 캐릭터를 조작해 퍼즐을 푼다.
‘네 개의 탑’의 주요 메커니즘은 타워를 중심으로 좌우로 돌려 타워를 3차원적으로 살피고 포인트 앤 클릭으로 캐릭터를 조종하는 것인데, 주로 발판을 밟아 기계 장치를 작동시키거나 점프를 하는 것이 주다. 후반부에는 패럿, 족제비가 추가되어 각자 이동할 수 있는 범위가 다른 두 캐릭터를 조종해 게임을 클리어한다.
일체의 대사도 없이 몽환적인 컷씬과 최소화된 게임 플레이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분위기는 무척 좋았고, 특히 OST가 특유의 건조함과 몽환스러움을 담고 있어서 매우 특색있다 할 수 있었다. 게임과도 잘 어울리는 편이었다. 그래픽 또한 준수한 스타일이었다.
퍼즐의 난이도는 무척 쉬운 편이었는데, 사실상 이걸 어떻게 클리어해야 하는지 고민할 것 없이 눈에 보이는 것을 일단 누르면 되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난이도는 특별하지 않았고 퍼즐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따로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단점으로 작용햇는데,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퍼즐 게임에서의 성취감이 이 게임에서는 다소 모호한 느낌을 받았다.
퍼즐 게임에서의 성취감은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먼저 ‘모뉴먼트 밸리’ 나 ‘스왐피’, ‘Prune’, ‘Kami’ 같은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의 퍼즐들은 저마다 각 게임에서 특별하게 사용되는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각 스테이지마다 그 클리어 방법을 고민하고, 기록을 줄이는 머리를 쓰는 문제 풀이 자체에서 재미를 얻는 방식이다. 반면 ‘저니’ 나 ‘림보’ 같은 어드벤처 요소가 결합된 게임들은 문제 풀이의 재미에 더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나가면서 탐험의 영역을 확장하고, 멋진 풍경을 보거나 이야기 전개를 감상하는 문제 풀이를 다른 보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 강조한다.
그러나 ‘네 개의 탑’ 은 이쪽도 저쪽도 아닌 모호한 느낌이었는데, 일단 문제 풀이 자체의 재미를 느끼기에는 퍼즐 자체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일말의 고민도 없이 그저 명령을 내리기만 하면 되는 쉬운 난이도였고, 또 메커니즘이 완벽히 새로운 게임 고유의 것인 것도 아니었다. 퍼즐 게임에서는 무엇보다 독자적이고 독창적인 메커니즘을 가지는게 중요한데 중반부의 족제비를 함께 조종하는 것을 포함해서 이렇다 할 특색이 있는 메커니즘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메커니즘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이 퍼즐을 풀어나갈수록 뭔가 멋진 풍경으로 인한 시각적 만족과 위안이나 스토리의 해결 같은 것을 주는 것도 부족했다. 기계적으로 탑의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퍼즐을 풀고는 있지만, 그 목적의식이 결여되어 있었다.
때문에 이 부분은 시연 버전 이상의 스토리텔링, 혹은 보다 복잡한 머리를 쓰는 퍼즐로서의 변화를 통해 일신한 레벨 디자인이 필요해 보였다. 그러나 전작 ‘애프터 디 엔드’ 에서부터 이어진 스튜디오만의 특별한 스타일을 구축하고자 하는 점은 높이 살만 했으며, 게임의 방향성을 보다 명확히하고 퍼즐을 개선한다면 좋은 게임이 될 것으로 보였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