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메이킹·포탄·차륜 전차, ‘월드 오브 탱크’ 2019년 계획
어느덧 글로벌 론칭 8년, 국내 서비스 6년차를 맞은 ‘월드 오브 탱크’가 또 한 해를 넘긴다. 특히 올해는 자체 엔진을 통한 그래픽 전면 개선 등 굵직한 업데이트가 많았던 만큼, ‘월드 오브 탱크’가 다음 10년을 도모할 기반을 다시는 시기였다. 오래 묵었지만 여전한 위용을 자랑하는 명품 전차처럼, 닦고 조이고 기름 친 ‘월드 오브 탱크’는 다시금 전장으로 향한다.
이에 워게이밍은 15일, 강남 인터와이어드 스튜디오에서 ‘2018 월드 오브 탱크 커뮤니티 어워드’를 개최하고, 다가올 2019년도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현장에는 워게이밍 알렉산더 드 조르지오(Alexander de Giorgio) ‘월드 오브 탱크’ APAC 퍼블리싱 디렉터가 참석하여, 각종 업데이트 예정 사항을 설명하고 미디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날 발표 가운데 가장 중요하며, 그리고 가장 빨리 만나볼 수 있는 업데이트는 자동 대전 시스템(Matchmaking) 개선이다. 아시아 서버에 한하여 지난 11월 13일부터 시범 적용되고 있기 때문. 알렉산더 디렉터는 단순히 유저들을 빠르게 매칭시켜주는 것을 넘어 보다 나은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월드 오브 탱크’ 개발팀의 당면 과제라고 밝혔다.
기존 자동 대전 시스템은 3-5-7(상위급 전차 3대, 중위급 전차 5대 하위급 전차 7대) 구성으로 팀을 짜줬다. 문제는 대다수 유저가 비율상 하위급 전차 7대에 속할 가능성이 높아, 그만큼 자신이 활약하지 못하는 지루한 게임만 반복한다는 점이었다. 반면 개선된 자동 대전 시스템은 6-9(상위급 6대, 하위급 9대)나 7-8(상위급 7대, 하위급 8대), 혹은 8-7(상위급 8대, 하위급 7대)처럼 비슷한 수준의 전차들이 더 많이 대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다음으로 큰 변화는 바로 포탄이다. 이제껏 일반 포탄은 가격이 저렴한 대신 관통력과 위력이 다소 떨어지고, 고폭탄은 관통력은 낮지만 위력이 높고, 프리미엄 포탄 이른바 ‘골탄’은 관통력과 위력 모두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싼 것으로 차별화를 뒀다. 그러나 이처럼 노골적인 성능차는 결국 일반 포탄을 열등재 취급하여 상위 유저일수록 프리미엄 포탄만 찾도록 만들었다.
새로운 포탄 개선안에서는 특별 포탄(기존 프리미엄 포탄)의 평균 공격력이 최대 30% 감소한다. 즉 일반 포탄은 균형 잡힌 관통력과 위력, 고폭탄은 낮은 관통력과 높은 위력, 특별 포탄은 높은 관통력과 낮은 위력으로 일장일단을 살리겠다는 것. 알락센더 디렉터는 저마다 선호하는 플레이 스타일과 전차에 따라 어떤 포탄을 쓸지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리라 강조했다.
상위 유저들의 전유물이었던 랭크 게임과 클랜 시스템도 문호가 넓어진다. 앞으로 ‘월드 오브 탱크’ 레더 랭킹은 예선, 브론즈, 실버, 골드 4개 편성에 각각 15개 랭크로 크게 확장된다. 이에 따라 최고 랭크에 머물러있던 고수들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주어지고, 실력 구분이 세분화됨에 따라 초보들도 적정한 상대와 나름의 명승부를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15 랭크까지 필요한 계급장 수는 감소하고 게임에 패하더라도 랭크가 강등되는 일은 사라진다.
클랜 개선안의 경우 구체적인 방식까지 공개하진 않았으나 보다 많은 이들이 클랜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하고 보상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가입 후에도 비교적 클랜 활동을 활발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신규 클랜 전투 보상 전차로는 T95/FV4201 Chieftain이 제공된다.
그간 많은 유저가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보내온 대대적인 전차 성능 조정도 예정됐다. 현재는 어떤 전차를 먼저 작업할지 리스트업하는 단계로, 상위급이지만 나온 지 오래되어 비교적 성능이 떨어지는 E 100, IS-4, Leopard 1, STB-1, Kranvagn이 우선 순위에 올라있다고. 이외에 프리미엄 포탄이 특별 포탄으로 바뀜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을 만한 전차도 집중 조정 대상이다.
뭇 유저가 기대하는 신규 전차도 참전한다. 알렉산더 디렉터는 향후 추가될 전차들은 그저 다른 외형과 성능뿐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 업데이트된 이탈리아 전차의 자동 재장전(Auto loader)를 예로 들었다. 2019년 추가될 스웬덴 중형전차 또한 전황에 따라 기동 모드와 사격 모드(Siege mode)를 오가는 전에 없던 운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무한 궤도가 아닌 바퀴를 달고 전장을 달리는 차륜형 전차(WAV)도 도입된다.
신규 모드도 있다. 정확히는 기간 한정 이벤트로 호평을 받았던 전선 대격돌(Frontline)이 상설로 전환된다. 기본적인 15vs15 대전과 달리 전선 대격돌은 30vs30으로 공격측이 수비측 방어선을 돌파해 포탑을 파괴하면 승리한다. 설령 전차가 파괴되더라도 리스폰이 가능하여 일반 대전보다 훨씬 대규모 교전이 벌어질 뿐 아니라 전선 대격돌 전용 스킬도 있어 재미를 더한다. 내년부터는 매월 일주일간 전선 대격돌 모드가 열리고, 이에 따른 영예 단계와 특별한 보상도 마련된다.
이외에도 서비스 초기에 비해 여러모로 빛바랜 프리미엄 계정의 수익성 및 편의성이 개선되며, 전쟁 채권 또한 획득 방법과 사용처가 확대될 예정이다. 끝으로 알렉산더 디렉터는 깜짝 발표로 차기 이벤트인 탱크 레이스를 살짝 언급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비밀에 부쳤다. 아래는 현장에서 이루어진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탱크 레이스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게 맞나, 업데이트 시점은 대략 언제 정도일지
: 아마도 그게 맞을 거다(웃음). 다만 아직 구체적인 뭔가를 밝힌 단계는 아니다. 업데이트 시점도 내년 중이라고 밖에는…
● 업데이트 사항이 굉장히 많은데 뭐가 먼저고 뭐가 오래 걸릴지 알려줄 수 있나
: 오늘 발표는 말그대로 연간 계획이라 도중에 방향이 틀어지거나 아예 취소될 여지도 있다. 그래서 구체적인 일정을 언급하기는 힘들지만, 어쨌든 이미 시범 적용 중인 자동 대전 시스템 개선이 가장 빠르리라 본다.
● 프리미엄 포탄 이른바 ‘골탄’이 특수 포탄으로 바뀌면 수익성이 악화되지 않겠나
: 포탄의 골드 구매 옵션은 이미 제거가 확정됐다. 물론 매출에 영향이 있겠지만 그보다 게임 밸런스가 우선이다.
● 포탄 변경에 따른 급작스러운 영향에 비해 전차 성능 조정이 늦어지지 않을까
: 어느정도 작업의 우선 순위가 있긴 하지만 큰 간극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여러 전차를 수평적으로 조금씩 개선하려 한다.
● 스웨덴 중형전차가 강한 화력과 기동성을 두루 갖췄다면 단점은 없는 건가
: 그럴리가. 스웨덴 중형전차는 화력을 중시하느냐 기동성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모드를 달리하는데, 그에 따른 단점이 각각 존재한다.
● ‘월드 오브 탱크’에 차륜형 전차(WAV) 도입함으로써 어떠한 효과를 기대하는지
: 차륜형 전차는 기동성이 굉장하여 적진 깊숙이 파고들고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 그만큼 보다 역동적인 전장이 연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랭크전이 확대되며 강등도 사라진다. 랭크가 떨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도 재미 요소인데
: 맞다. 강등이 주는 긴장감이란 것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고는 바는 성장의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이다. 일례로 화력의 증표 같은 경우도 한번 획득하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대신 그보다 더 높은 화력의 증표에 도전하도록 독려한다. 랭크 전투도 크게 다르지 않다.
● 최근 세계적인 대세로 떠오른 배틀로얄 모드를 추가할 계획은 없나
: 실제로 기간 한정 이벤트로 배틀로얄 컨셉의 모드를 제공했었다. ‘월드 오브 탱크’에 이러한 방식이 먹혀들지 알고 싶었는지 기대보다 잘 굴러가고 피드백도 호의적이었다. 당장은 전선 대격돌을 안착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지만 언젠가 배틀로얄 모드도 다듬어 선보이고 싶다.
● 전선 대격돌이 상설 모드로 격상되며 전장이나 스킬이 추가되기도 하나
: 전선 대격돌의 핵심 구조는 이미 상당히 안정되어 있으므로 외적인 접근성 등을 개선하는데 집중하고 싶다. 이미 많은 스킬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더 늘렸다간 자칫 진입 장벽만 높아질 수 있다.
● 매월 일주일씩 전선 대격돌에 참여하려면 숙제 풀 듯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 전선 대격돌에서 최고 랭크에 도달하기 위해 매월 일주일씩 12회를 전부 참여할 필요는 없다.
● APAC 퍼블리싱 디렉터로서 글로벌과 아시아 서버의 차이를 무어라 느끼나
: 두 서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고 업데이트에 대한 피드백도 상당히 엇갈린다. 사실 아시아 내에서도 한국과 일본 유저간 차이가 많긴 한데, 그래도 평균적으로 타지역보다 조금 더 전술적인 플레이를 선호한다고 본다. 그래서 밸런스 조정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지역이기도 하다.
● 금번 커뮤니티 어워드처럼 주기적으로 유저와 직접 만나는 오프라인 행사를 여는데
: ‘월드 오브 탱크’는 온라인에서 모든 것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렇게 오프라인에서 다같이 모여 교류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우리 게임 유저들과 면대면으로 자유롭게 소통하는 기회를 얻고자 한다.
● 최근 e스포츠가 상당한 화두인데, 내년에는 ‘월드 오브 탱크’ 리그가 확대될 수 있을까
: 개발팀 스스로도 ‘월드 오브 탱크’에게 있어 e스포츠란 무엇인가 끊임없이 질문한다. 내년도 e스포츠라 할 만한 몇 가지 경쟁적인 행사가 예정되어 있지만, 궁극적으로 프로 리그를 통해 유저들에게 어떠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지 그 답을 준비하는 것이 선결 사항이다. 그럴듯한 답이 나오기 전까지는 e스포츠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야할 문제다.
● 워게이밍에게 있어 한국 시장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궁금하다
: 빅터 키슬리 대표가 한국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본사에서도 뭔가 고려할 때 우선 순위가 높은 지역이다. 빅터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는 게임이라면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통하다는 주의다.
● 마무리로, 여러 발표 내용 가운데 내년도 가장 주목해야할 것을 하나만 꼽는다면
: 역시 자동 대전 시스템이다. 유저의 관점에서 봤을 때 무엇보다 플레이 경험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전차와 모드를 추가한다 해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게임 그 자체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