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정책연구원의 박형민 전문연구원은
최근 서울대 사회학과 박사학위 논문 ‘■■행위의 성찰성과 소통지향성’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1994년에서 2004년까지 ■■자가 남긴 유서 405건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죽고싶다는 생각은 100번도 넘게 해봤습니다
죽으면 끝날까
죽으면 편해질까..
이대로 죽기엔 15년밖에 못 산 내 인생이 너무 아깝지만
계속 이렇게 사는 것보단 나을 것 같다
이대로라면.... 남은 8년이 정말 자신이 없다
만약에 이 죽음에 성공하면 뭐라고 하실거예요
반항심에 저지른 충동적 ■■
아니요..
아주 오래 전부터 계획해온 일입니다.
죽음을 결심하는 사람들은
삶에 아무런 낙이 없다면서요
...지금 저도 그렇습니다
살아갈 가치를 못느끼고 있습니다
[2-05-009, 14세, 녀, 중학생, 2005년 1월 6일 추락]
엄마아빠께
엄마아빠! 죄송해요 먼저가서 죄송해요
너무 힘들어서 이 길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엄마 아빠는 제 생각하면서 잘 살아주세요 불효자식이란거 잘 아는데 더 이상 부담없잖아요
다음 세상에선 좋은 딸로 태어날께요
사랑해요 죄송해요
키워주셔서 감사했습니다
p.s. 아빠! 더 이상 짐 안 되게 제가 선택한 방법이니까 너무 미워 마세요
[1-06-005, 19세 녀, 대학생, 2005년 3월 31일 의사]
누구때문도 아니고 어떤거 때문에도 아니야
그냥 내가 살기가 싫어서야
그냥 앞으로 살 자신이 없어서야
[2-98-020. 18세, 녀, 간호보조원, 1998년 5월 29일 의사]
이세상에서 우리는 버림받고 살았다
정말 짜증난다
행복하게 살아라
떠나 다음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아빠 엄마 오빠 ㅇㅇ야 미안해
지금 IMF 시대에 내가 살아서 돈만 마니 쓰구 하니깐 죽을께요
내가 죽어도 슬퍼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사세요
[3-99-008, 14세, 녀, 학생, 1998년 12월 15일 음독사]
죄송합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군요
사실 이런걸 몇 번 생각해본적은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히 실행할 용기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어제 집을 나올 때 개 한 마리가 있어서 같이 놀아주다가 가려는데 개가 가로막더군요
같이 더 놀아주라는 말인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이런걸 예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만사가 귀찮습니다 그래서 제 갈길을 갑니다
내 인생을 리셋하고 싶다
죄송합니다
[3-05-026, 16세, 남, 학생, 2005년 7월 26일 추락]
ㅇㅇ가 제일루 사랑하는 엄마 아빠께
저만 죽기로 결정한건 이유를 데자면
첫 번째 아빠의 술주정이 너무 싫었어요
제 일이 있어 집에 들어오면 언제나 술에 찌들어있고 ***** ** 그게 전 정말 싫었어요
둘째 돈 난 돈이 싫기도하구 좋기두해요
우리집은 언제나 돈이 문제죠
그런데도 아빠 돈 안벌구 술만 마시구 정말 살기가 싫었어요 언니들두 미안해 ** ***
** 하지만 조금은 미워
내가 힘들다구 할때두 그냥 들은체도 안하구
정말 싫어 우리 가족 모두다
하지만 난 우리 엄만 정말 사랑했어요
내가 힘들때두 언제나 엄마를 보면 힘이나구 그랬어
[2-98-011, 14세, 녀, 학생, 1998년 3월 25일 추락사]
나 정말 살기가 싫었어
내가 가난하다는 것두 싫었구
제일 싫은건 아빠의 술주정이야
그게 날 제일 힘들게 한거 같애 하지만 이젠 다 용서할꺼야
내가 천국가서 우리 가족의 수호천사가 되구 싶다 힘이 없어 그만쓸게
[2-98-011, 14세, 녀, 학생, 1998년 4월 25일]
사랑하는 ㅇㅇ아 내가 이제까지 서운하게 했던 점이 있거나 무슨 감정 같은거
하나도 남기지 말고 다 잊어주길 바래 부탁이야
...
너 나 잊지마 항상 나 생각해야 돼
이건 만약에 인데 있지 이 내가 어디가더라도 너 잊지마
아참 너와 찍은 사진이 없구나 우리 오늘 사진이나 찍을래
어 그려 내가 어디가면 우리 1학년때 사*(수학여행꺼)꺼 보면 돼
...
답장은 보내고 싶으면 보내고 보내기 싫으면 보내지 마
[3-98-036, 16세, 녀, 학생, 1998년 3월 9일 추락사]
2000년 7월 3일 Am 8:50분
O야 인생을 보람있게 행복하게 내 몫까지 잘 살아다오
그리고 미안하다
전부터 아주 오래 전부터 왠지 떠나고 싶다
언젠가는 먼 곳으로 떠나야하는 인생 난 조금 빨리 떠나고 싶다
나를 많이 미워하렴
어머니께 형제들에게 나 많이 미워하라고 전해주렴
나는 무엇을 해도 무의미하다고 하는 체념을 이미 오래 전부터 마음 속에 (이하 해독 불능)
[2-00-017, 28세, 남, 무직, 2000년 7월 30일 음독사]
1996.12.12
두들겨 맞고 때리고 등신되는게 이게 사는것인가
[1-97-002. 26세, 녀, 학원, 1996년 12월 29일 음독사]
-저기 혹시 님들
죄송한데요
혹시 오늘 ■■하시려구 하시는 분 계시면 연락좀 부탁드려요
청산가리를 구해 놓구도 혼자 죽을려구 하니 조금 무섭기도 하구 걱정도 되네요
-막상 죽으려고 하니 두려움도 생기넹 떨리고...
옛 생각도 나구요
-죄송합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살아서 다음에 다시 만난다면 이런 실수를...
가족의 앞날에 축복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01.11.16 금요일
-시안화칼륨을 먹었다.
몸이 뜨거워 온다
점점 떨려온다
크크크
이제야 죽는건가
가족들이 나를 찾고 있겠지
힘이 빠진다
[2-03-044, 26세, 남, 무직, 2003년 8월 28일 음독]
ㅇㅇㅇ(아버지 이름) 시* 니때문에 죽는거야 이거 보는 사람 ㅇㅇ이한테 보여주세요 개*끼
혹시 귀신이 있는거면 진짜 너한테 찾아갈게 바로
너때문에 죽는거니까 잊지마 기억해 개*끼야
[2-06-023, 20세, 녀, 대학생, 2004년 6월 23일 의사]
너무 많이 죄송해요
아빠 엄마 언니 ㅇㅇ ㅇㅇ이 미안해요 근데 나 이제 그만 아플래요 정말 그만 아프고 싶어
내가 하늘가서 우리 식구 지켜줄께요 부디 자기 할 일 열심히 하며 살아가길
엄마 건강 항상 신경쓰고 다들 이런 말 하면서 떠나는 날(절) 용서하세요 그만 아플래요
[2-04-023, 24세, 녀, 물리치료사, 2004년 6월 12일 추락사]
ㅇㅇ에게
ㅇㅇ야 안녕!
ㅇㅇ야 언니다
ㅇㅇ야 언니 죽을란다 왜냐면 언니가 세상을 사는게 힘들다
힘들어서 더 이상은 못살겠다
그래서 죽을란다
[3-05-051, 21세, 녀, 종업원, 2004년 9월 3일 추락사]
그래도 다행이네요 남겨놓은 것과 좋았던 추억이 짦아서 말이에요
27년 3개월 동안 살아오면서 아빠 엄마의 따뜻한 사랑을 느껴보진 못했지만
...
엄마를 정말 원망 많이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엄마를 용서할래요
그런데 이제는 좀 알 것 같아요 엄마는 우리 3형제에게 항상 매질하고 밥 굶기고 학대하고 했어요 엄마는 형하고 누나의 친
엄마이잖아요 아마 엄마가 남이었다면 형하고 누나가 엄마를 그렇게 걱정하지는 않았을거예요!
첨에는 형하고 누나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 엄마를 용서한 형하고 누나의 마음을 전부는 아니지만 이제는 알것같아요
...
미안해요 아무래도 아빠 엄마, 형, 누나, 나 이렇게 5명은 만나면 안될사람들 이었나봐요
[2-03-009, 27세, 남, 회사원, 2003년 3월 23일 의사]
혼자서 상처받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던 시간은 스스로를 위하는 미화의 작업이 얼마나 오만한지
나 완전 구제불능이야 짜증난다
나란 인간 같애 콱 죽어버려 이 아
자유로운 사람들에겐 어쩐지 무거운 향기가 날 것만 같아
[1-04-045, 21세, 녀, 학생, 2004년 12월 22일 의사]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시금 실망하게 될 기회를 가지고 있다는 말도 된다.
희망은 결국은 결국은 좌절로 끝나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인간은 항상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죽을 수 밖에 없으므로
희망이 없으면 인간은 ■■할 수 밖에 없으므로
그래서 인간은 희망을 꿈꾸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언제나 새로운 좌절을 꿈꾸는 것이다
[2-97-029, 20세, 녀, 무직, 1997년 8월 20일 음독사]
내가 이 좋은 세상에 왜 이렇게 허무하게 가야 되나?
한때는 꿈도 참 컸었는데
나는 그렇게 어리석은 인간이 아닌데
나는 그렇게 어리석은 인간이 아닌데
이건 너무 허무하잖아
이건 너무 허무해
내가 이 좋은 세상에 왜 이렇게 가야 되나? 왜?
[2-99-016, 25세 남, 무직, 1999년 4월 23일 음독사]
○○와 ○○이에게 너무 미안하다. 엄마가 이렇게 죽게 된것에 대해 용서해다오. 엄마는 더 이상 이세상을 살아갈 용기가
없단다. 죽을 결심이면 왜 못살겠냐고 하지만 엄마에게서 만큼은 그렇지 않았단다.할머님께도 마지막으로 용서를 빌고 떠
날려고 했지만 그게 안되었다. 다 나하나 죽으므로써 모든거 용서되고 끝날것이라 생각된다. 어차피 사람은 한 번나서 죽는
거 엄마는 조금 일찍 세상을 떠났다 생각하고 부디 좌절하지 말고 슬퍼하지 말고 열심히 살길 바란다.
당신에게 잘해주지 못하고 떠나게 돼서 미안해요. 엄마에게 용서받지 못하고 떠나게 돼서 정말 미안해요. 모두들 나 한사람에게 잘해주었는데 받지 못하고 주지 못하고 떠나는 나를 용서하세요.
[2-01-006, 35세, 여, 교사, 2001년 3월10일 추락사]
왜 살고 싶은 마음이 없겠나. 너희들 웃는 모습 보고식내지만 웃지 못하는 너희 아빠 힘들게 살았건마 결과가 죽음뿐이구.
사랑하는 내 마누라 내 자식들 어찌 살아갈꼬. 살고 싶다면 그치만 아빠만 힘들어다. ○○아 아빠 이렇게 죽어야 하냐. ○○
엄마 사랑했어. 살고싶어라.
[3-99-028, 48세, 남 수산업, 1999년 9월7일 음독사]
엄마 때문에 너에게 어떠한 불이익이 닥치드래도 남자답게 격파하고 나가라. 너무 놀라지 말고 침착 하길바래. 이렇게 간다
고 너무 소문나면 동하 동진이 장래에도 지장 많을 듯 하니 조용조용 처리해 주길바래.
너희들한테 엄마로써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참고애를 썼는데 마음데로 안데는구나.
[1-98-003, 41세, 여, 무직, 1998년 12월1일 사망]
유○○ : 019 3○○ ○○○8 400만원, 안○○ : 016 7○○ ○○○7 490만원, 진○○ : 016 7○○ ○○○7, ○○○7 240만
원, 김○○ : 011 9○○○ ○○○2 200만원, ○○이가 연락이 않대면 엄○○에게 전화하여라. 최○○ : 011 4○○ ○○○8
150만원, 엄○○, 나, 양○○ 총 2600만원, 엄○○ : 1000만원, 나 : 1000만원, 양○○ :600만원, 12월까지 인수중지 하였
다. 계산하여서 달라고 하여라.
은행*에서 **** *** 내가 말고 내가 없다면 집을 이사 가거라.사망신고를 빨리 하라는 말이다.○○ 엄마에게 크나큰 짐을
남기고 가는구나. 미안하다. 앞면에 돈은 혼자서 않될 수도 있을태니 매형하고 상의하여라.○○아 엄마는 불쌍한 사람이다.
첫 엄마말 잘들어라. ○○이도 공무잘하고 열심 살아라.이아빤느 멀리서 너희 자매를 볼수있다. ○○이 엄마 미안하지만 재혼하여서 살기을 바란다.
너 혼자 살기가 힘들거라는것은 내가 더 잘 안다.
전화번호 변경하여라.
아직도 죽을 용기로 살아라 라고 말하는 사람들 많더군요. ■■자들 원래 죽고 싶었던 사람들 없을겁니다. 이들이 오죽하면 극단의 선택을 했겠는지...그럼에도 죽을 용기로 어쩌고 하는 소리는 상대의 고통을 이해 못하고 더욱 고통을 부채질하는 무책임한 발언이죠. 무엇보다 주위에서 혼자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됩니다. 그런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겠죠.
자-살의 현상적인 동기는 뭣보다 단절감입니다.. 이후 그 현상이 불가항력이 될 수록 심리가 좌절과 무력감에 빠지게 되고 그 현상의 토대로써 삶을 부정하게 되지요. 유서에서도 보이다시피 자-살이란 한편으론 이렇듯 당사자에게 있어 애처로우나 차분하고 이성적인 귀결 모양인데 그 모든 과정의 바탕이 단절이에요. 심리는 단지 그 단절된 현상 아래 놓인 하나의 피해자인데 사람들은 언제나 자-살문제를 이 심리의 측면으로만 접근하죠. 이것은 가령 범죄나 폭력의 피해자에게 피의자로부터의 아무런 보호나 단죄도 전혀 없이 범법행위를 오로지 피해자의 책임에서만 극복하란 말과 같은 겁니다. 자-살은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문제예요. 과정이야 완전히 개인적인 영역이라지만 동기에서만큼은 엄연히 사회적인 영역에 있습니다. 출생 가족 환경 제도 장애 사건 사고 등등 그로부터 한 개인이 더이상의 사회화에 대하여 단절에 갖혀버리면 그나마 살아온 지난 날도 사라진 허무로 점철되고 현재는 아무 미래에의 의미도 자연 상실하여 나날이 기계적인 연명뿐인 극도의 무력감에 빠져들죠. 그러나 사람은 기계가 아니므로 삶의 노고가 곧바로 멍에와도 같은 헤어나오지 못할 고통과 사슬이 되어버립니다. 술이란 진통제로 통증을 버티거나 그나마 가족과 동료라도 있으면 사슬의 동질감과 소속감에 단절은 깊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자아가 형성되거나 사회성을 깨치기 이전부터 먼저 배척감과 소외감을 하나의 사회성으로써 더욱 겪어야 했다면 그조차도 지속되는 단절 이후 더이상 아무런 효용성을 얻지 못하고 말 겁니다.. 문화에서는 언젠가부터 단절에 빠진 인간의 고독마저 마치 멋들어진 여유이자 특별한 인격인양 점점 변질되어만 가고 바쁜 사회는 행정편의주의에 따라 낙오를 실패와 배격으로 손쉽게 제외해가기 바쁘며 사람은 배금주의에 가려 존엄이 폐기처분되어만 가니 남는 가치라곤 그저 개인이요 이기주의일 뿐이므로 자-살 또한 단순히 포기나 선택이라기 보단 그렇듯 전혀 아무런 공감도 나눔도 없는 세계로부터 '나'만이 겪어야하는 고통이란 오로지 나 자신만이 해결할 수 밖에 없음을 의식한 애달프기 그지없는 자가적 희생행위인지도 모릅니다..
의사(縊死) = 목매달아 죽음
"필자가 그동안 유서를 접해 오면서 반복적으로 발견한 주제는 크게 보아 세 가지이다. 1)나는 외로움에 사무친 사람이다. 2)나는 누군가에겐 짐이다. 3)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자이다." -서종한. (2015).심리부검(p. 262).학고재
저도 주변에 만성 우울증에 알콜중독에 빠진 사람이 있었는데 오만하게 상관하다가 개피 본 경험이 있습니다.. 얼마가지 않아 당사자의 운명은 결국 좋지 않은 결말을 맞았는데 거기 다소나마 내 책임도 있어 마음이 힘들었었죠.. 말씀드릴 건 너무 깊이 관여하지 마란 것입니다. 설령 부부사이라도 배우자의 불행에는 일일이 다 관여되지도 안 될뿐더러 반에 반도 해결해주지 못하는데.. 제일 좋은 방법은 상대의 불행에는 전혀 관여하지 말고 단지 '좋은 경험을 만들어줘라'입니다. 그의 불행을 그저 내 안에만 함께 담담히 담아두고 절대 성급하고 경솔하게 꺼내지 않는 체로 말이지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상대는 충분히 그 배려를 느낄 수 있거든요. 하지만 그런 배려보단 급한 성격이나 혹은 절제 모르는 생활 탓에 자기 불행과 불만에 함께 동참하거나 호응해해주길 바라고 요구한다면 꼭 거리를 두세요. 그럴 경우 웬만하면 절교를 권합니다.. 아니면 최소한 기존의 친분 관계를 유지하지 않던지... 거기 함께 동조할 때부터 내게든 상대에게든 둘 다에게든 그 끝에는 오로지 파국만이 기다리게 됩니다. 안타까워도 도리 없어요... 의리도 부정적인 의리는 오히려 화를 부릅니다. 그저 외롭다고 서로 분별없이 욕 섞는 맛에 어울리기 바쁜 당사자들만 그걸 모를 뿐이죠..
자-살의 현상적인 동기는 뭣보다 단절감입니다.. 이후 그 현상이 불가항력이 될 수록 심리가 좌절과 무력감에 빠지게 되고 그 현상의 토대로써 삶을 부정하게 되지요. 유서에서도 보이다시피 자-살이란 한편으론 이렇듯 당사자에게 있어 애처로우나 차분하고 이성적인 귀결 모양인데 그 모든 과정의 바탕이 단절이에요. 심리는 단지 그 단절된 현상 아래 놓인 하나의 피해자인데 사람들은 언제나 자-살문제를 이 심리의 측면으로만 접근하죠. 이것은 가령 범죄나 폭력의 피해자에게 피의자로부터의 아무런 보호나 단죄도 전혀 없이 범법행위를 오로지 피해자의 책임에서만 극복하란 말과 같은 겁니다. 자-살은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문제예요. 과정이야 완전히 개인적인 영역이라지만 동기에서만큼은 엄연히 사회적인 영역에 있습니다. 출생 가족 환경 제도 장애 사건 사고 등등 그로부터 한 개인이 더이상의 사회화에 대하여 단절에 갖혀버리면 그나마 살아온 지난 날도 사라진 허무로 점철되고 현재는 아무 미래에의 의미도 자연 상실하여 나날이 기계적인 연명뿐인 극도의 무력감에 빠져들죠. 그러나 사람은 기계가 아니므로 삶의 노고가 곧바로 멍에와도 같은 헤어나오지 못할 고통과 사슬이 되어버립니다. 술이란 진통제로 통증을 버티거나 그나마 가족과 동료라도 있으면 사슬의 동질감과 소속감에 단절은 깊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자아가 형성되거나 사회성을 깨치기 이전부터 먼저 배척감과 소외감을 하나의 사회성으로써 더욱 겪어야 했다면 그조차도 지속되는 단절 이후 더이상 아무런 효용성을 얻지 못하고 말 겁니다.. 문화에서는 언젠가부터 단절에 빠진 인간의 고독마저 마치 멋들어진 여유이자 특별한 인격인양 점점 변질되어만 가고 바쁜 사회는 행정편의주의에 따라 낙오를 실패와 배격으로 손쉽게 제외해가기 바쁘며 사람은 배금주의에 가려 존엄이 폐기처분되어만 가니 남는 가치라곤 그저 개인이요 이기주의일 뿐이므로 자-살 또한 단순히 포기나 선택이라기 보단 그렇듯 전혀 아무런 공감도 나눔도 없는 세계로부터 '나'만이 겪어야하는 고통이란 오로지 나 자신만이 해결할 수 밖에 없음을 의식한 애달프기 그지없는 자가적 희생행위인지도 모릅니다..
주변에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어 조언해 주고 싶은데 뭐라고 말해주면 좋을까요?
대성황
저도 주변에 만성 우울증에 알콜중독에 빠진 사람이 있었는데 오만하게 상관하다가 개피 본 경험이 있습니다.. 얼마가지 않아 당사자의 운명은 결국 좋지 않은 결말을 맞았는데 거기 다소나마 내 책임도 있어 마음이 힘들었었죠.. 말씀드릴 건 너무 깊이 관여하지 마란 것입니다. 설령 부부사이라도 배우자의 불행에는 일일이 다 관여되지도 안 될뿐더러 반에 반도 해결해주지 못하는데.. 제일 좋은 방법은 상대의 불행에는 전혀 관여하지 말고 단지 '좋은 경험을 만들어줘라'입니다. 그의 불행을 그저 내 안에만 함께 담담히 담아두고 절대 성급하고 경솔하게 꺼내지 않는 체로 말이지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상대는 충분히 그 배려를 느낄 수 있거든요. 하지만 그런 배려보단 급한 성격이나 혹은 절제 모르는 생활 탓에 자기 불행과 불만에 함께 동참하거나 호응해해주길 바라고 요구한다면 꼭 거리를 두세요. 그럴 경우 웬만하면 절교를 권합니다.. 아니면 최소한 기존의 친분 관계를 유지하지 않던지... 거기 함께 동조할 때부터 내게든 상대에게든 둘 다에게든 그 끝에는 오로지 파국만이 기다리게 됩니다. 안타까워도 도리 없어요... 의리도 부정적인 의리는 오히려 화를 부릅니다. 그저 외롭다고 서로 분별없이 욕 섞는 맛에 어울리기 바쁜 당사자들만 그걸 모를 뿐이죠..
그렇군요
서울 1964년 겨울
의사(縊死) = 목매달아 죽음
아직도 죽을 용기로 살아라 라고 말하는 사람들 많더군요. ■■자들 원래 죽고 싶었던 사람들 없을겁니다. 이들이 오죽하면 극단의 선택을 했겠는지...그럼에도 죽을 용기로 어쩌고 하는 소리는 상대의 고통을 이해 못하고 더욱 고통을 부채질하는 무책임한 발언이죠. 무엇보다 주위에서 혼자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됩니다. 그런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겠죠.
진리
"필자가 그동안 유서를 접해 오면서 반복적으로 발견한 주제는 크게 보아 세 가지이다. 1)나는 외로움에 사무친 사람이다. 2)나는 누군가에겐 짐이다. 3)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자이다." -서종한. (2015).심리부검(p. 262).학고재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