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등장인물 및 단체는 허구의 존재들입니다.
이 이야기는 내가 태어날때. 15살이 되고 몇 일. 군대에서의 일. 순서로 진행되는 이야기이다.
평범한 누군가에게는 매우 흔한 이야기. 인터넷에 검색하면 무수히 튀어나오는 사연들 중 하나지만 당사자인 나에게는 매우 특이한 경험 보따리이다.
그 보따리의 처음을 지금 여기에서 풀려고 한다.
- 01
이건 내가 태어나기 전의 일로 어머니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내가 태어날 때 쯤에 어머니께서 꿈을 꾸셧다고 한다.
꿈속에서 어머니는 품에 하얀 강아지 한 마리를 안으며 매우 사랑하고 계셧다고 하셧다.
품에 넣고 우쭈쭈 거리며 보살피던 중에 갑자기 누더기 옷을 입은 무언가가 앞에 나타나더니 배식 배식 웃으며 어머니와 그 강아지를 번갈아 보더니 손가락으로 어머니를 가리키며
"이거...이게 좋겠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뭔가 싶었던 어머니.
<너는 누구냐?> 라고 물어볼려는 찰나. 품속에 있던 하얀 강아지가 시름 시름 앓기 시작했다.
강아지가 앓으며 끙끙대는 것에 따라 누더기의 그것은 보란듯 배식 배식 웃었고.
너무나도 불길하게 여기신 어머니는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그 강아지를 더욱더 품속에 넣으며 못준다고 버럭 성을 내셧고, 거기서 잠에 깨셧다.
잠에서 깨고보니 아버지가 옆에서 걱정되는 눈으로 어머니를 내려다보셧다.
이야기 인 즉슨, 잠을 잘 자다가 어머니가 끙끙 앓고 있길래 일어나서 어머니를 흔들어 불러봤지만 도저히 깰 생각을 안하고 몇분 지나가 어머니가 매우 분노한 듯 "못준다..." 라며 몇번이나 말을 내뱉으셧다.
"단순히 꿈이다!"
라고 말하기에는 어머니는 너무 불길하고 생생하셔서 한동안 신경이 매우 예민해져서 안절부절 못하셧고.
이 모습을 보던 아버지는 안쓰럽기도 하고 당신도 다소 불길하다 생각해서 자기의 어머니. 나한태는 할머니 되시는 분께 전화로 사정설명을 했다.
그러자 할머니께서는 자기친구가 용한 점쟁이니깐 그 점쟁이를 찾아가 보자. 라며 어머니에게 직접 말씀하셧다고 한다.
어머니는 무당집에 간다는 것 자체가 다소 찝찝하긴 했으나 워낙에 생생한 꿈이라 어쩔 수 없이 할머니를 따라 그 점쟁이 할머니 집으로 가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방문 날짜는 모월 모일.
어머니는 할머니에게
"무당집도 예약날짜에 가야하나요?"
라고 물어보셧으나 할머니도 자세히는 모르고 그 날이 좋겠다고 그 쪽에서 말씀하셔서 그 날에 보자고 맞추셧다 하셧다.
장소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역을 뒤로 즐비해 있는 일반 주택의 미로를 거슬러 거슬러 따라 올라가보니 확실히 "무당집입니다." 라는 풍의 집이 나타났다.
그 집안으로 들어갈려 문을 두드리기 바로 직전.
대문이 끼이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활짝 열렸다고 한다.
그러자 열린 문 안에는 넉살좋게 생긴 할머니가 반갑다는 듯 어머니와 할머니를 마중나오셧다고 한다.
어머니는 자동문인 마냥 자기 멋대로 열린것도 놀랐는데 거기에 그 무당할머니가 맞춰 나오셔서 몇배는 놀랐다고 하셧다.
집안에 들어가니 "역시 무당집..." 이라는 인상을 주는 물건들과 풍경이 즐비했고 어머니와 할머니는 그 무당할머니를 따라 방 안쪽으로 들어가셧다.
방안에 들어가 상 하나를 끼고 어머니와 할머니, 그리고 무당할머니가 본격적으로 말씀을 나누셧다고 한다.
말씀이라고 해봤자 이미 모든 정황을 꽤뚫은 무당할머니는 그저 확인차 하는 이야기들 뿐이라고 하셧다.
꿈속에 어머니가 하얀 강아지를 품었고, 그 강아지를 불길한 누더기의 무언가가 배식 배식거리며 "이게 좋겠다..." 라는 불길한 대사와 함께 어머니가 역정을 냈다는 이야길.
상황의 다시 숙지한 무당할머니는 어머니와 할머니 앞에서 노란 부적을 내미셧다.
"지금부터 내가 하라는대로만 하면 별 걱정없이 끝날꺼야."
"이건..."
"보면 몰라? 부적이야. 부적. 다만 이 부적 중에 이거는 니가 출산때까지 지니고 다니고. 나머지 한 장은 네 집안 대문에 붙여.
─그리고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은 꼭. 너는 니 집에서 잠자고. 잠잘때 방문 손잡이에 붉은 실을 묶어서 잠자. 남편이나 니가 깨면 그 실을 끊김없이 풀어내고. 너무 칭칭 감으면 풀기 뭣하니 풀리지 않는다는 정도로만. 알겠지?"
그렇게 말씀을 하셧다고 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어째서 어머니 꿈에 나타났는지. 전혀 말씀을 안하시면서...
복채를 드릴려고 할머니께서 가방을 열자, 그 무당할머니는 "그건 나중에..." 라고 하셧고 그대로 할머니와 어머니를 돌려 보내셧다고 한다.
어머니는 집에 들어오셔서 반신반의하며 무당할머니가 말씀하신대로 부적하나는 어머니 지갑에,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대문 위에 붙이고. 그 날 잡을 잘때 방문 손잡이에 붉은 실을 묶어서 주므셧다고 한다.
그렇게 3일째 되는 날. 그 날은 아버지께서 출장이 있던 날이라 어쩔수 없이 지방에 내려가셔서 주므셧다고 한다.
가기 정말 싫었으나 중요한 계약건 때문이기도 하고 무당집 다녀온 2일 동안 어머니는 푹 주므셔서 믿고 내려갔다고 하셧다.
그렇게 3일째 되는 날 밤. 아버지는 손님과 접대술을 거하게 드시고 동료분과 함께 근처 모텔에 들어가셔서 주므셧다고 한다.
그런데 꿈 속에서.
아버지가 정신을 차리고보니 어느 집 대문 앞이라고 하셧다.
집은 그렇게 으리으리하지도 않지만 딱봐도 못산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그 집이 매우 정감가고 낯이 익었다고 하셧다.
그런데 그때 집 대문 앞에 무언가 벅벅 긁으며 흐느끼고 있었다.
누더기 차림의 무언가를 본 순간 정체모를 불쾌감이 치솟아 오르는게 느껴지셧던 아버지는 그걸 대문에 뿌리칠려고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그 누더기의 온몸에 쇠사슬이 엉켜졌다고 하셧다. 그리고는 마치 끌려가듯 쇠사슬은 팽팽하게 당겨졌고, 그 불쾌한 무언가의 누더기는 엉엉 울며 그 사슬에 끌려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거기서 잠을 깨신 아버지.
눈을 떠보니 이미 아침이고, 다소 찝찝한 마음에 집에 전화를 걸어보니 어머니는 아주 상쾌한 목소리로 아버지의 전화를 받으셧다고 한다.
그렇게 일주일이 무사히 지나가고. 아버지는 그 날의 꿈의 내용을 기억의 뒤편으로 접어 넣으셧다.
그 뒤 2개월 하고도 몇일이 더 지나서 어머니는 날 무사히 출산하셧다고 한다.
건강한 남자아이를 얻은 어머니와 아버지.
아버지는 기쁜 마음에 할머니께 전화로 보고를 드렸고, 할머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셧다. 그런데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그 무당할머니가 아버지를 찾는다고 하셧다.
아버지는 전후사정을 다 알고 있었지만 당장에 믿기 힘들다며 무당집 가길 꺼리셧으나 할머니께서 가자고 계속 고집을 부려서 어쩔수 없이, 그리고 체면상 감사의 인사를 해야한다는 이유 때문에 차를 끌고 할머니를 모시고 그 무당할머니를 찾아가셧다. 그런데 신기하게 그 할머니 집 앞에 주차를 하는 순간 그때 꿈이 아버지의 머릿속에 되살아 났다고 한다.
무당할머니 집에 들어가자마자 무당할머니는 매우 만족한다는 얼굴로 아버지를 보시며 "아이고, 아주 고생 많았어. 그려~" 라며 크게 웃으시며 그 날 어머니와 할머니랑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방에 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시고 들어갔다고 한다.
아버지는 무당할머니에게 그 날 자기가 꿨던 꿈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된 상황인지, 그리고 왜 자기를 찾았는지 여쭈어 봤다고 했다.
그러자 그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이서방(아버지)과 새댁(어머니)이 본 누더기는 아마 얼마전 어디선가 죽은 귀신이겠지. 다만 곱게 죽지 못했거나 생전 못난 짓을 많이 한 놈일게 분명해. 그 녀석이 저승에 가기 싫어서 여기저기 떠돌다가 마침 새댁과 그 아이(나)를 본거지. 그리고 그 아이의 영혼을 치우고 자기가 그 아이의 몸에 들어가서 새로 태어 날려고 한거야. 이렇게 되면 높은 확률로 아이는 유산되고, 그 뒤에 얻을 아이들도 줄줄히 유산. 설령 태어나도 멀쩡히 태어나긴 힘들꺼야. 최악의 경우에는 산모까지 목숨을 잃고 말이야...
─부적으로 일단 집안 자체에 못들어가게끔 거대한 대문을 만들고, 다시 붉은 실로 문고리를 만들어 대문을 잠그고, 또다른 부적으로 산모를 숨겼지. 그러니 자기가 별 수 있나? 절대로 못들어가는거지."
"그, 그럼 사슬에 묶여서..."
"저승으로 가야할 놈이 안가고 버텼다가 아주 혼쭐나며 끌려가는거지. 그런 놈들은 지옥에서 고통을 받으며 속죄하고 다시 태어나야하는데, 그 고통이 싫어서 이서방네 아기를 노린거지. 그것도 안되고 버티다가 결국 끌려간거고."
보통같으면 꿈풀이 너무 확대해석하는거 아니냐. 라고 치부하겠지만 그때의 꿈이 너무 생생하고 만약 무당집 할머니 말대로 안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에 아버지는 이때부터 이 할머니의 말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기 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다 끝낸 할머니는 새로히 부적을 써주며 혹시 모르니 지금 갖고 있는걸 전부다 태워서 공중에 뿌리고, 새로 써준걸 안방과 나에게 주라고 하셧다.
"그리고 태어난 아이. 태어난것 까진 좋은데 그렇게 한 번 잡귀에게 넙쭉되어졌으니 아마 다른 잡귀들도 넙죽댈꺼야. 15살까지는 이 부적으로 어찌되겠지만 그 뒤에는 나도 장담 못하니 15살 되는 해. 그때면 이 부적은 효력이 다할꺼야. 그러니 꼭 나한태 한 번 찾아오라고해. 알겠지?"
라며 아버지에게 신신당부를 하셧다.
부적을 받은 아버지는 감사하다며 저번날의 복채까지해서 드릴려고 지갑을 꺼내시고는 얼마냐고 여쭈어 보셧다.
그러더니 무당집 할머니는 곰곰히 생각하시더니 4500원이라며 손을 내미셧다.
"5000원...이라고요? 5백만원을 잘못 말씀하신게..."
"다 이유가 있어. 돌고 도는거니깐...5천원. 딱 그것만 줘."
라며 아버지는 너무 큰 은혜를 입은 사람처럼 고작 5천원을 두손 정성스럽게 무당집 할머니에게 바치듯 드렸고 무당집 할머니의 집을 할머니와 함께 나섯다.
나서면서 무당할머니는
"15살 되는 해. 부적의 효력이 사라지기 전이야!!...꼭 명심하라고. 이서방!!!'
이라며 다시 아버지에게 신신당부를 하셧다.
02
그렇게 나는 15살까지 무럭 무럭 자라났다.
무럭 무럭이 다소 과했는지 몸집은 또래 평균보다 많이 커지고, 성격도 상당한 오지랍 때문인지 친구들간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
결과적으로 좋게 끝나서 지금은 나를 중심으로 그룹이 형성되었다.
다만 아버지와 어머니와는 조금 마찰이 있던게 아버지와 어머니는 내가 태어난 일이 있음 직후 귀신의 존재를 다소 받아들였고, 그 무당할머니 말대로 나에게 항상 누누히 그 노란 부적을 지니게 했다.
어렸을적에는 목걸이로. 중학생쯤 됬을때는 지갑 안쪽에 접어서 넣는걸로.
어렷을 적에는 착한 아이니깐 순순히 따랐지만 질풍노도의 시기에 슬쩍 진입하고 나서 부터는 이유없는 반항심과 "귀신이 어딧냐! ㅋ..." 라는 또래 아이들의 여론에 따라 이 부적을 들고 다니는 것에 반감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그것 때문에 어머니와 아버지와 다소 투탁거렸지만 그것 빼고 우리집은 무진장 평온했다.
그러다 15살 되고 몇일 뒤. 아버지는 나를 이끌고 평소에 말했던 그 무당할머니를 찾아가자고 말씀하셧다.
그 날은 내가 친구들이랑 피씨방 약속이 있었는데 말이다.
친구들과 놀고 싶다는 마음과 앞서 말한 이유없는 반항심 + 귀신이 어딧냐!! 라는 마인드 때문에 아버지에게 엄청나게 개겼지만 다녀오면 일주일은 피씨방을 다녀와도 터치 안하겠다는 조건부와 아버지의 반강압 때문에 거의 끌려가다 시피 아버지를 따라갔다.
친구들과의 챗팅방에 "야, 나 아버지 따라 무당집 간다." 라며 쓰자 온갖 개소리가 난무하며 나를 놀렸고, 안그래도 심통난 나는 그걸 육두문자 채팅을 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렇게 10분 정도 차타고 도착한 무당할머니 댁.
집에 초인종을 누르자 무당할머니가 나오셔서 반갑게 날 맞이하셧다.
"드디어 만나는구나. 별탈없이 큰거 보니 다행이다."
라며 무당집 할머니는 나와 아버지를 집안으로 안내했다.
솔직히 오기 전까지 무당집 할머니라고 해서 괴담이나 티비프로그램에 나온 무당들을 생각해서 얼마나 괴팍할까. 얼마나 사람에게 언성을 높일까. 얼마나 콧대가 높을까? 라며 부정적인 편견을 깔고 왔지만 막상 본 할머니는 내 부정적인 생각과는 180도 다른 분이셧다. 그런 내 생각을 꿰뚫으셧는지 그 할머니는 빙글 돌며
"내가 좀 그렇지?"
라며 싱긋 웃으셧는데 너무 해맑아서 무당이 아니라 어디 동네 문방구 아줌마인가? 싶었을 정도다.
그렇게 무당할머니는 나와 아버지를 집안으로 안내하셧다.
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나는 내 호주머니를 툭툭 만져 봤는데 지갑이 없었다.
지갑을 두고 온건가? 싶어서 차가 주차된 무당할머니네 집 밖으로 발을 내딛었다. 부적이 있는 지갑을 놓고 갈뻔하다 몇번이나 어머니에게 혼났으니. 한 번 아주 크게 혼나서 그 뒤에는 어딜 가더라도 반드시 지갑 먼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는데 이번에는 어째서인지...─ 분명히 차안에서 까지 주머니에 있었고 그게 타다가 빠졌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는데...그것이 문득 내리면서 차안에 놓고 내렸다.
어쨋든 부적이 든 지갑을 가지러 대문을 벗어나 주차된 차 쪽으로 나아간 순간.
─오싹!!
갑작스러운 한기가 등뒤를 타고 흘러 목덜미까지 올라왔고 코끝에는 무언가 썩어나가는 냄새가 진동했다.
난생 처음격는 정체모를 불쾌감에 나는 몸이 굳어버렸고 이내 나를 훑어보는 듯 여러개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것들은 이내 내 안에 미지의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몸이 움츠러들고 이빨이 딱딱 아주 빠르게 충돌났다.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밀려오는 소름에 나는 주변을 두리번 둘러 보았다. 그러자 무당할머니 댁 저쪽 너머.
시꺼먼 무언가가 나를 응시했다.
그것은 마치 새까만 털뭉치로 만들어진 인형탈이 였는데 처음에는 전못대 뒤에서 얼굴을 반쯤 내밀며 나를 응시하더니 나와 눈이 마주쳐지고는 배식─...웃으며 갑작스레 내 코앞까지 달려왔다.
거기서 여기까지 거리만 약 10여m 정도일텐데, 그것은 정말로 눈깜짝할 사이에 내 코앞까지 와버렸다.
가까이서 보니 더욱이 확신했다.
이 검은색 털뭉치는 절대로 살아있는게 아니다.
새까만 눈인줄 알았던 부분은 굴착기로 거칠게 파놓은듯 새까만 무언가가 뚝뚝흐르며 아까전의 악취가 더욱더 고약하게 느껴졌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그것을 본 순간 내 머릿속은 이것 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입을 틀어막고 눈물이 타고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하지만 그것조차 판단하지 못할 정도로 패닉에 빠진 그때.
"물러가라아아아!!"
나를 뒤에서 누군가 껴안으며 그것에게 고함을 쳤다.
반사적으로 나는 그 누군가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뒈졌으면 곱게 갈 일이지. 어딜 감히 너 따위가 살아 숨쉬는 것에게 해악을 끼칠려는거냐!! 썩 물러가라, 이 놈!!"
난생 처음듣는 높은 고함소리와 함께 무언가 뿌려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내 시선과 악취가 점점 옅어져갔다.
패닉에 빠진 나는 그 누군가에 의해서 무당할머니 집으로 끌려들어가 방안까지 정신없이 달려갔다.
방에 들어가자 마자 나는 그 누군가의 무릎에 머리를 눞히고 대성통곡을 했다고 한다.
그 누군가는 무당할머니였다.
무당할머니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찮다, 아가. 이젠 괜찮아."
라며 나를 계속 계속 달랬다.
그렇게 1시간 울고나서야 나는 진정됬고, 아버지는 무슨 일이냐며 당황해 하셧다.
나는 내가 본것을 그대로 아버지께 말씀드렸고, 무당할머니는 매우 당연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여셧다.
말인 즉슨, 내가 태어날때 나에게 찝쩍댔던 잡귀 때문에 나에게 귀신이 꼬이는 성질과 함께 귀신을 보는 눈이 생겼다는 것이다.
내 기척은 부적으로 지워서 괜찮아졌고, 눈도 완전히 뜬게 아니라서 이때까지 별 탈 없이 지냈지만 15살이 된 올해부터는 그것이 안된다는 것이다.
설령 내 기척을 숨기는 부적을 몇장이나 가지고 다녀도 방금처럼 "주머니에서 흘러 떨어지"거나 하는 일이 꼭 생긴다는 것이다. 무리해서 몸에 지니면 되려 화를 부른다고...─그리고 귀신을 보는 눈은 방금전 그것 때문에 반쯤 열렸던게 완전히 열려버렸다고 하셧다.
"즉 너는 앞으로 계속 그런것들과 마주하고 살 운명이다."
라며 인자하고 넉살좋은 목소리로 나에게 가히 사형선고 뺨치는 소리를 하셧다.
아까전과 비슷한 것들을 보고 살라니. 도저히 살아갈 자신이 없어졌다.
그와 동시에 할머니는
"별 수 없다. 운명을 탓하더라도 고쳐지는건 아무것도 없고, 되려 그런 운명 탓만하면 네 명줄이 짧아진다. 그건 그것대로 나쁜것이니 일단 그것들에게는 익숙해져라.
─앞으로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우리집에 꼭 와라. 오면 내가 그것들을 물리는 방법 같은걸 알려주마."
그때 할머니는 아침에 봤던 해맑은 미소가 아닌 매우 한맻히고 씁쓸한...하지만 어떻게든 버틸려고 노력한 한 인간의 미소였다.
그 날. 나는 무당할머니에게 그것들을 물리는 부적과 같은 것들을 배웠다.
사실 오늘 내가 이 할머니집에 오게 된 건 이런 부적과 물리치는 방법 등을 배우기 위해서라고 한다.
어느 정도 배우니깐 밖은 이미 해가 저물어져 갔고 내 눈의 풍경은 바로 아침과는 전혀 다르게 보여졌다.
공포가 온 세계를 뒤덮은 것 같은 풍경.
식겁한 나는 여기서 살면 안될까? 라는 생각까지 했으나 무당할머니는 내 등을 두드리며
"기본적으로 저것들은 사람들을 헤꼬지 못해. 하지만 니가 저것들에게 겁을 먹으면 그때부터는 얄짤 없으니. 앞으로 저것들에 익숙해지며 무서워하지 말거라. 되려 저것들을 가엽게 여겨라. 생전 한이나 업 때문에 떠나지도, 머물지도 못하는...망망대해에 구원만을 바라는 그런 불쌍한 녀석들이니 말이다. 이야기 나누다 보면 그들의 안쓰러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 날을 기점으로 난 그것들. 귀신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몇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번 꼭 무당할머니 집에 방문했다.
가서 어떤 귀신은 어떻고 뭐는 어떻고.
그런것 따위들을 배웠고 가끔 같이 나가며 귀신 보는것에 익숙해져 갔다.
"어떠냐? 별거 없지?"
라는 무당할머니의 해맑은 미소를 보자 어머니와 아버지가 왜 이 무당할머니의 말에는 껌뻑 죽는지 이해가 갔다.
머리가 둘로 쪼개진 남자다, 하반신이 없이 기어다니는 무언가. 창백한 얼굴에 눈과 입안쪽이 새까만 그것.
그런것들이 즐비하는 이런 세계에서 이렇게 까지 웃는거 보면 이 할머니.
보통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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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뵙겠습니다.
항상 괴담게 눈팅하다가 자작 소설 한 번 써내려가봅니다.
괴담게 이야기들 훑어보니 나도 한 번 무서운 이야기를 해보자! 라는 마인드와 함께 앞으로 만화로 벌어먹을 생각이라 스토리를 짜는 연습 겸해서 한 번 단편 소설로 가볍게 써내려가봅니다.
프롤로그03 까지 쓸려고 했는데 너무 늦은 관계로 03편. 부대는 내일 쓰는걸로 하겠습니다.
그러면 다음 편에 뵙겠습니다.
재밌게 잘봤어요 ㅎㅎ
재밌게 잘봤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