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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의 분위기·3편의 액션, ‘디아블로 IV’ 블리즈컨 체험기

조회수 28521 | 루리웹 | 입력 2019.11.02 (23:07:51)

블리즈컨 2019 의 가장 뜨거운 소식은 역시 ‘디아블로4’ 였습니다. 이렇게 한 특정 타이틀을 진심으로 기대한 적이 있었나 모르겠네요. 그만큼 지난해부터 1년 이상 이어진 기대감이 있었기에 현장은 ‘디아블로4’ 발표 순간 열광의 도가니 였습니다. 무엇보다 알렌 브렉 대표가 “이제서야 이 게임을 프로젝트명이 아니라 이름으로 부를 수 있어서 행복하다. 디아블로4!” 하고 외치던게 기억나네요.



당연하게도 디아블로4 는 발표 직후부터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디아블로4 체험은 그 어떤 화면 캡쳐 및 촬영도 허용되지 않았고, 시각적인 자료는 이미 공개된 자료들로 대체해야할 것 같습니다.

디아블로4 블리즈컨 체험 버전에서는 야만용사, 드루이드, 마법사의 3개 직업이 제공됐습니다. 내용은 20레벨 전후로 짧은 스토리 미션과 서너개의 사이드 퀘스트를 체험할 수 있는 분량이었습니다. 한 마을의 족장이 자신의 아들이 이상한 환청과 환영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를 도와달라는 내용입니다.





메인 퀘스트의 내용은 이렇게 간단하지만, 그 내용이나 표현이 상당히 디아블로 다웠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1편이나 2편의 디아블로는 막대한 공포와 절망감, 그리고 알 수 없는 코스믹 호러가 주 테마였죠. 이런 느낌을 아주 잘 살렸습니다. 족장의 아들은 특정한 환영에 시달리고 있는데, 자꾸만 그 환영을 따라서 자기는 가야만 한다고 소리칩니다. 족장은 보다못해 자기 아들을 묶어두었고, 이 아들은 계속해서 광기에 차서 소리를 지릅니다. 이 아들을 대신해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환영에서 보이던 곳으로 찾아가는데, 거긴 악마들과 괴수들이 기다리고 있고, 또 마을의 숨겨진 끔찍한 과거를 담고 있는 장소였죠.

이런식입니다. 디아블로3 에서 ‘너무 밝고 디아블로 스럽지 않다’ 는 지적이 상당히 주류를 이루었던 것이 사실이며, 기자 또한 그 때문에 디아블로3 가 마냥 달갑지 않은 쪽이었기 때문이죠. 악마를 무찌르는 슈퍼 히어로 네팔렘이 아니라 알 수 없는 공포에 대항하는 용사, 이게 게임 내내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디아블로2 와 마냥 같지 않은 게, 그런 공포스러운 적이 1편이나 2편에 비해 훨씬 거대하고 무언가 알 수 없는 적이 ‘이거 사람이 맞으면 즉사인데?’ 스러운 엄청난 공격을 퍼붓습니다. 이런 거대한 적과 상대할 때에는 시야가 한참 뒤로 물러나서 훨씬 넓은 시야를 제공하죠.

그래픽의 경우 색감의 채도가 훨씬 낮아지고, 각 오브젝트의 질감을 강조하는 그래픽으로 느낌이 매우 좋았습니다. 비유하자면 모니터에서 쇠맛, 피맛이 나는 것 같았다고 할까요. 한층 호러 컨셉으로 다시 선회한 만큼 이런 질감과 색감은 매우 효과적이었고, 스크린샷 한장 만으로도 좀 긴장이 됐습니다.






물론 쿼터뷰 방식인 만큼 그래픽의 변화가 한눈에 모두 눈에 확 들어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쿼터뷰는 그만큼 맵 전체를 조망하게 되고, 마치 영화의 미장센처럼 곳곳에 배치된 오브젝트, 그리고 맵의 환경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죠. 각 부분의 디테일이 압도적으로 상승했고, 이 그래픽 개선의 효과는 마치 화면 전체를 보고 있으면 전체적인 화질이 좋아진 것처럼 큰 관점에서도 보입니다.

그리고 ‘디아블로’ 하는 모두가 걱정하는 관건, 타격감은 매우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실 타격감이라는 단어 자체가 매우 주관적이고, 어떤 계측하기 힘든 특징이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전투에서 펼치는 각 행동에 대한 시각적/청각적/심리적인 만족감이라고 할 수 있겠죠. 때문에 이는 무엇보다 직접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고 겪어야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저는 야만용사와 드루이드를 체험해보았는데 야만용사가 기술 하나를 쓰면 화면의 절반이 피로 가득차 유혈이 낭자했고, 드루이드로 펄버라이즈를 한 번 내려치면 몬스터들이 흩뿌려지며 장관을 이뤘습니다. 그리고 마법사도 뒤에서 구경한 바로는 특히 전기마법 계열에서 굉장히 짜릿한 타격감을 줄 것 같더군요. 액션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어도 될 것 같습니다.

스킬 구성은 디아블로3 의 그것과 동일합니다. 왼클릭/오른클릭/1/2/3/4 에 각자 4개씩의 스킬이 있고 그중 하나씩을 골라서 쓰면 됩니다. 재미있는건 야만 용사가 무려 4개의 근접 무기를 동시에 차고 다녔다는 건데요. 듀얼 윌드로 한손무기 두개, 그리고 타격용 양손무기 한 개, 베기 및 찌르기용 양손무기 한 개를 각각 들고 스킬을 쓸 때 그에 맞는 무기를 꺼내서 바로 휘두르는걸 볼 수 있었습니다. 뭔가 무기, 전투의 전문가답다는 느낌을 줬죠. 이런식으로 각 직업은 서로 다른 장비 레이아웃을 조금씩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 스페이스바에는 회피가 배정되어서 야만용사로 뎀프시롤을 날리며 몬스터를 털어버리는 것도 가능했죠.




체험의 마지막 파트에서 저는 필드에 등장하는 거대 보스 몬스터 Ashaya 를 잡으러 나섰는데, 시연대의 다른 사람들도 함께 필드에서 만나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이 보스 몬스터를 잡기 위해서 족히 20명의 플레이어가 한 화면 안에 모였는데 딱히 성능 상의 문제는 없었어요. 보스전은 화면 전체를 휩쓰는 공격을 피하고, 적절하게 스킬을 꽂아넣고, 다시 살아남고 하는 익숙한 쿼터뷰 RPG 의 보스전이었어요.

종합적으로, 디아블로4 는 완전히 새롭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쩌면 쿼터뷰가 아닌 다른 시점을 선택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기는 했지만 이 부분은 이제 디아블로 시리즈 자체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타격감 같은 액션, 그리고 캐릭터 빌딩은 여전하고, 게임의 색감, 테이스트는 2편까지의 그 음습하고 축축하고 공포스러운 느낌으로 성공적으로 귀환했습니다. 이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할만하지 않을까 싶어요.





맵은 굉장히 넒었고, 전체 월드 맵을 보아도 지금까지 중에 가장 넓은 무대를 가늠할 수 있었죠. 시스템 면에서는 스킬 트리가 다시 생겼지만 스킬을 선택하는 방식은 3편 그대로인, 2편과 3편의 시스템을 적절히 절충한 느낌을 줍니다. 게임 내내 그래요.

디아블로4 를 담당하는 개발자들의 이력을 살펴볼 때 이 게임은 최소 2016년부터 개발을 진행했던 것으로 추측이 되는데, 그만큼 이번 플레이 데모는 이미 많이 다듬어진, 수준 높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 대강 2년 내외의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