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튜버란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존재는 무엇일까?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홀로라이브'를 떠올리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홀로라이브의 인기는 전세계적으로 뜨겁고, 가장 유명한 버추얼 아이돌 프로덕션이자, 성공적인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홀로라이브는 일본의 버추얼 테크 기업 커버 주식회사의 버추얼 아이돌 프로젝트다. 소속 탤런트들이 각자의 매력을 지닌 버추얼 아이돌이 되어 방송을 진행하고, 정기적으로 버추얼 라이브를 선보이기도 하는 등 다양한 버추얼 아이돌 활동을 보여준다. 그 중심이 되는 인물이 있다면 바로 커버 주식회사 타니고 모토아키 CEO다.
한국을 방문한 커버 주식회사 타니고 모토아키 CEO를 만났다
홀로라이브는 타니고 CEO와 0기생 토키노 소라의 전설적인 만남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초 토기노 소라 한 명의 방송으로 시작한 '홀로' 라이브는, 다양한 노력 끝에 세계적인 버추얼 그룹 '홀로라이브'로 성장할 수 있었다.
홀로라이브가 JP, ID, 그리고 EN까지 점차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도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콜라보 카페, 서울 팝콘, AGF 등 한국의 서브컬처 행사에 일부 홀로라이브 멤버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어가 가능한 멤버도 많이 늘어나 방송에서 한국어가 등장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과연 홀로라이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홀로라이브의 한국 시장 진출 전망은? 한국에 방문한 타니고 CEO와 직접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인터뷰는 지난 8월 27일 진행됐다.
홀로라이브 타니고 모토아키 CEO 인터뷰
● 타니고님은 워낙 유명인이다보니 따로 자기소개는 필요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팬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타니고 = 안녕하세요. 저는 버튜버 프로덕션 '홀로라이브'를 운영하고 있는 커버 주식회사의 대표, 타니고 모토아키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최근 안색이 좋지 않다고 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어떻게 잘 지내셨나요? 살이 많이 빠지신 것 같더라고요.
타니고 = 작년의 건강검진의 결과가 좋지 않아서 다이어트를 결심했고, 올해 회사 상장 시점부터 체중 감량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예전보다 건강해진 상태라고 볼 수 있겠네요.
살은 많이 빠졌지만 오히려 이전보다 건강해진 상태라고 한다
● 홀로라이브는 본래 토키노 소라님의 방송을 시청하기 위한 앱으로 시작됐는데요.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버추얼 아이돌 그룹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규모가 커지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타니고 = 2019년 홀로라이브 섬머부터 첫 번째 라이브였던 논스톱 스토리까지의 시간대가 저에겐 인상 깊네요. 아이돌 그룹으로서 모습을 더 보여줄 수 있도록 수영복 의상을 선보이기도 했고, 논스톱 스토리에서는 멤버 전원이 아이돌 의상으로 라이브 무대에 오르는 것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준비하는데 꽤나 고생했던 만큼 실현하고 난 후 감회도 남다르지 않았나 싶네요.
토키노 소라가 '홀로' 시작했던 '라이브'가 어느덧 '홀로라이브'라는 거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첫 번째 라이브 '논스톱 스토리', 멤버 전원이 아이돌 의상으로 무대 위에 섰다
● 방송이라는 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홀로라이브 멤버들도 나름의 고충이 많을 것 같습니다. 회사 차원에서 주로 어떤 부분을 케어해주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타니고 = 방송을 많으면 매주 3~5일씩 해야하는 일이다 보니 확실히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는 각 멤버가 자신의 방송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나가고 싶은지에 대해 담당 매니저와 상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방송 중일 때는 관리자들이 실시간으로 체크하면서 혹시라도 일어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해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멤버들이 무리하지 않도록 제대로 쉴 수 있도록 돕고 있기도 합니다.
● 최근 홀로라이브 EN Advent가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는데요,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면 바로 '후와모코' 자매입니다. 두 명이 하나의 채널에서 활동하는 것은 홀로라이브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 같은데, 이러한 도전을 하게된 계기가 있다면?
타니고 = 저희 홀로라이브 프로덕션은 전세계에서 여러 재능 있는 분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최근 재능 있는 후보자들의 응모가 이어졌고, 기왕이면 두 명이서 하나의 채널을 운영해보는 것에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두 명이 하나의 채널을 운영하는 쌍둥이 버튜버 후와모코 자매
전세계에서 재능 있는 탤런트를 모집 중인 홀로라이브
● 홀로라이브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타니고님과 홀로라이브 멤버들이 한국 팬들을 소중히 여겨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룹 멤버 중에 의외로 한국어 능력자가 많다는 것인데요. 타카나시 키아라님처럼 한국에 큰 관심을 가지는 멤버도 있습니다. 이쯤되면 한국 시장 진출을 고려해봐도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니고 = 그렇네요. 최근 홀로라이브 공식 채널을 한국어로 현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홀로라이브 EN처럼 홀로라이브 KR이라는 별도 그룹을 결성하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이런저런 고민이 들기도 하네요.
타니고 = 관련해서 우선 한국어를 이해할 수 있는 재능 있는 멤버를 더 적극적으로 모집해 나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EN 뿐만 아니라 JP 등 홀로라이브 전반에 말이죠. 그를 통해 앞으로 한국 팬들이 홀로라이브를 더욱 즐기실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홀로라이브가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공식 단편 애니메이션 '홀로노그라피티'의 경우 공식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실제로 인터뷰가 끝나고 얼마 있지 않아 한국 스태프를 모집하기 시작한 홀로라이브
● 홀로라이브는 가장 유명하고 성공적인 버튜버 그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한국에도 홀로라이브의 영향을 받아 좋은 버튜버가 많이 생겨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타니고님은 한국의 버튜버를 본 적이 있을까요?
타니고 = 특정 버튜버를 챙겨보는 정도는 아니지만, 예전부터 한국에서 활동 중인 개인세 혹은 그룹 형태의 버튜버들의 동향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 커버는 홀로라이브 얼터너티브, 홀로라이브 에러, 홀로어스를 통해 홀로라이브 세계관을 확장하는 사업도 전개 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는 팬들끼리 즐기는 '내수용'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타니고님은 홀로라이브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합니다.
타니고 = 버튜버라는 것은 탤런트이기도 하며, 캐릭터이기도 한 부분이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이기도 한 점을 활용해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OSMU)' 형태의 전개를 펼쳐나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타니고 = 앞으로 메타버스 같은 것들이 퍼져나가는 가운데, 버튜버들은 현실과 버추얼 세계를 이어주는 존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홀로라이브는 현실과 버추얼 세계를 잇는 중요한 존재가 될 예정이다
● 홀로큐어, 아이돌 쇼다운, 홀로라이브 밈 피하기 등 홀로라이브 세계관을 기반으로 만든 완성도 높은 팬 게임이 종종 탄생하곤 합니다. 그런 팬 게임들을 볼 때마다 이건 좋다. 이건 공식으로 해보고 싶다 같은 생각은 해본 적이 없나요?
타니고 = 많은 팬들이 홀로라이브 세계관 기반 팬 게임을 만들어 주셨는데, 누군가 그걸 플레이하며 방송에 선보인다는 것은 굉장히 흥미롭고, 동시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타니고 = 저희로서는 그런 것들을 공식에서도 만들어 보자! 라고 하는 것보다는 팬 여러분이 홀로라이브 멤버들이 방송에서 즐거워하며 플레이할 만한 게임을 많이 만들어 주시는 편이 더 기쁠 것 같습니다.
무려 격투 게임도 있다. '아이돌 쇼다운'을 즐기는 사쿠라 미코
한국인이 만든 팬 게임도 있다. 사진은 Vtuber 밈 피하기
● 그러고보니 타니고님은 과거 게임 개발자로 활동한 적이 있습니다. 게임 개발자 타니고로서 홀로라이브 세계관 기반 게임을 본격적으로 추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시진 않았나요? '아쿠아리움' 같이 홀로라이브 멤버를 활용한 게임도 종종 보이는데, 꽤나 흥미롭습니다. 이런 게임을 한국 등 해외를 대상으로 전개할 생각은 없으신지도 궁금합니다.
타니고 = 저희로서는 홀로어스라는 메타버스를 개발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홀로라이브 세계관 기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사실상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타니고 = 다만 홀로라이브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게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함깨 개발해 나가고 싶다고는 생각합니다. 한국의 기업도 물론 좋습니다.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홀로라이브는 '홀로어스'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기에 자체 개발할 여력이 없는 상태
좋은 파트너를 만날 수만 있다면 함께 홀로라이브 게임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타니고 CEO
● 아까 메타버스를 언급하셨는데, 전세계적으로 이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메타버스라는 것이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직까지 메타버스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정의된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타니고님은 생각하시기에 메타버스는 과연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타니고 = 저희는 메타버스를 게임으로 매개로 한 교류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요즘 어린 친구들이 '포트나이트'나 '로블록스' 같은 게임을 통해 친구를 사귀고, 함께 소통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타니고 = 또 메타버스라는 것은 유저가 직접 자신만의 게임 세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같은 버튜버들이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을 즐기는 것처럼, 메타버스를 활용해 더 재미있는 방송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메타버스의 핵심은 유저가 직접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게임일 것
● 홀로라이브는 정기적으로 멋진 라이브 무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버추얼의 멋진 점 중 하나가 시간과 공간에 구애 받지 않는다는 점인데, 혹시 홀로라이브 무대의 열기를 한국에서도 느끼게 해주실 수 없을까요? 아이돌마스터처럼 라이브 뷰잉의 형태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타니고 = 라이브 뷰잉이라는 것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한국의 팬들에게 같은 방법으로 라이브 무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겠습니다.
향후 홀로라이브의 멋진 라이브 무대를 한국에서 라이브 뷰잉 형태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굉장히 아쉽지만 시간상 이것이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홀로라이브를 사랑하는 한국의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타니고 =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의 팬들이 만족할 수 있을만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타니고 = 또 저의 YAGOO로서 활동을 지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버튜버는 새로운 문화고, 아직 뭔지 모르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여러분이 버튜버에 대해 이해하실 수 있도록, 친근감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활동에 대해 친근감을 가져주시는 것을 굉장히 기쁘다고 생각합니다.
타니고 = 앞으로 여러분도 버튜버라는 것을 전세계적으로 편견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주변 지인들에게 잘 포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이돌 수준 인기를 자랑하며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YAGOO, 타니고 CEO
건강한 모습으로 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