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진격의 거인 3, 만화책 34권·TVA 4기 분량을 게임 한 편에
2009년부터 별책 소년 매거진서 연재된 ‘진격의 거인(進撃の巨人)’은 당초 벽 안에 갇힌 인류와 정체불명의 거인이라는 극적 대비로 출발해, 11년 반에 걸쳐 그 벽 바깥의 진실과 인간이 인간을 잡아먹는 이야기로 고조되어갔다. 2021년 완결까지 단행본이 34권, TVA는 무려 4기까지 방영된 메가 히트 IP다. 당연히 게임화도 여러 차례 이루어졌으나 이제껏 그 전부를 담은 경우는 없었다. 한창 연재 도중에 나왔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반면 코에이테크모게임스가 오는 12월 10일 PS5, NS2, XSX|S, PC로 정식 발매 예정인 ‘진격의 거인 3’는 그 전부를 게임 한 편에 담는다. 굳이 전작들을 플레이하지 않아도, 아니 원작조차 보지 않았더라도 이 한 편만으로 ‘진격의 거인’이 어떤 이야기인가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갈 수 있다고. 본지는 TGS 2026서 이와타 하야토 디렉터와 스즈키 히데오 프로듀서를 만나 개발진이 느끼는 ‘진격의 거인’ 집대성이 지닌 무게감에 대해 들어봤다.
심장을 바쳐라! 자세를 취한 '진격의 거인 3' 이와타 하야토 디렉터(좌), 스즈키 히데오 프로듀서(우)
● 이번 작품의 키워드는 ‘집대성’입니다. 개발진이 생각하는 집대성의 가장 큰 의미는 무엇인가요
스즈키 프로듀서: ‘진격의 거인’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게임 한 편으로 전부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집대성이라 할 만한 부분입니다. 과거에도 ‘진격의 거인’ 게임을 여럿 내놓긴 했지만 그걸 플레이하지 않고 3편만 즐겨도 모든 이야기를 알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 전작들은 물론이고 원작을 모른 채 게임을 접해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게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려면 만화 34권, 애니메이션 4기에 달하는 분량을 게임 한 편에 넣어야 하는데,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스즈키 프로듀서: 말씀하신 대로 원작 만화도 많고, 애니메이션도 전부 보려면 몇 시간이 걸릴지 모를 분량입니다. 게임으로 만드는 이상 이벤트 신만 계속 보게 할 수는 없어, 중요한 이벤트 신을 골라내고 그 사이사이에 게임플레이가 들어가도록 구성했습니다. 게이머가 주인공이 되어 직접 겪으면서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요소도 확실히 넣어, 보기만 하는 방식이 아닌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습니다. 지루해지지 않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했습니다.
● 그만큼 스토리 모드의 분량도 길어질 것 같습니다. 전작이 대략 10~15시간이었는데, 그 몇 배 정도가 될까요
스즈키 프로듀서: 이번에는 메인 스토리만 따라가며 클리어한다면 30시간에서 40시간 정도 걸립니다.
● 이번 작품에서 가장 기대되는 요소가 아홉 거인과의 전투입니다. 크기는 물론 전술까지 전부 다른 만큼 저마다 다른 기믹과 메커니즘으로 구현해야 했을 텐데요
이와타 디렉터: 거인마다 싸우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게임에서도 그 부분을 충실히 재현했습니다. 거인별로 맞는 공략법이 있고, 그 공략법에 따라 쓰러뜨릴 수 있도록 조절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퇴의 거인은 무기를 생성해 공격해 오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무기를 만들어내고, 어떤 무기를 꺼내느냐에 따라 대응 방법도 달라집니다. 이렇게 거인이 저마다 특징적인 행동을 해 오기 때문에, 게이머가 그것을 파악하고 대처해 나가는 구조입니다.
● 원작 후반부로 갈수록 거인보다 인간끼리의 싸움도 덩달아 많아집니다. 그래서 후반부는 게임으로 만들기 어렵지 않겠냐는 예상이 팬들 사이에 많기도 했죠
스즈키 프로듀서: 말씀대로 이야기가 중반으로 갈수록 인간끼리의 싸움이 늘어납니다. 애니메이션 스토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루겠다고 정한 시점에, 그 부분을 게임으로 어떻게 만들지가 상당히 고민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어서, 이번에는 인간끼리의 싸움을 거인과의 전투와는 다른 형태로 구현해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 1편에서 2편으로 가면서 멀티플레이 요소가 강화됐습니다. 인간끼리의 싸움이 늘어난다면 혹시 온라인 PvP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스즈키 프로듀서: 죄송하지만 이번 작품에 멀티플레이는 넣지 않았습니다. 거듭 말씀드리는 것처럼 이야기를 다시 체험하는 집대성이라는 축이 있어서, 기본적으로 혼자 플레이하면서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었습니다.
● 최근 PV를 보면 요리를 하거나 조사병단 동료들과 환담을 나누는 장면도 보입니다. 전투 이외의 요소는 게임 내에서 어느 정도 비중인가요
이와타 디렉터: 말씀하신 요리나, 자기 방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는 잡담 이벤트가 있습니다. 또 캐릭터의 면면을 깊이 파고드는 캐릭터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원작 캐릭터와의 관계성을 더 깊이 알고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는 요소입니다. 전작에도 비슷한 요소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캐릭터의 배경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도록 이벤트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거인을 토벌하러 가거나, 병단 본부 안에서 생긴 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유대를 다지는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잠시 주인공 설정도 설명하겠습니다. 이번에도 오리지널 주인공인 것은 기존과 같지만, 전작 주인공이 104기생으로 엘런 일행과 같은 또래였다면 이번에는 연령대를 조금 올려 리바이나 한지와 가까운 세대로 잡았습니다. 위치가 위인 만큼 이야기가 진행되면 자신이 반을 이끄는 입장이 되고, 그 반을 육성하고 운영하는 요소가 들어갑니다. 또 주인공이 기술 분야에 강하다는 설정이 있어, 입체기동장치를 개조하고 강화하면 그것이 실제 액션에 반영됩니다. 이렇게 주인공 설계에서 비롯된 체험이 전작과 다른 부분입니다.
● 1편과 2편은 앵커를 꽂고 들어가 베는 감각이 살짝 달랐는데 이번에는 어떨까요. 또 1, 2편은 모든 장비를 모으는 것이 사실상 엔드 콘텐츠였습니다만, 이번에는 장비 강화가 주인공의 특성이라고 하셨으니 뭔가 바뀌는지 궁금합니다
스즈키 프로듀서: 베어 들어가는 부분의 사양을 상당히 손봤습니다. 전작까지는 거인에게 앵커를 박고 돌진한 뒤 다시 한 번 공격 버튼을 눌러야 공격이 나갔는데, 이번에는 그 방식을 그만두고 앵커를 박으면 이후 자동으로 돌진해 베는 데까지 이어지도록 해 공격을 간소화했습니다. 이유는 앞선 설명과도 이어지는데, 아홉 거인을 포함해 전작보다 격렬하게 움직이는 상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게이머는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회피를 판단해야 하고, 방어 행동을 하면서 공격도 해야 합니다. 그래서 공격 쪽은 조작을 조금 덜어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공격에만 집중하느라 거인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됩니다. 공격과 방어의 균형을 잡기 위해 단순화한 부분입니다.
이와타 디렉터: 덧붙이자면, 입체기동장치와 블레이드의 부품을 세분화해 자신만의 장비를 만들어가는 요소가 있습니다. 커스텀할 수 있는 자유도와 폭이 전작보다 넓어졌습니다. 다양한 부품을 만들어가는 것이 이번 작품의 엔드 콘텐츠로 들어가 있고, 만든 부품을 강화하고 제조하며 즐기는 요소도 함께 있습니다.
● 이번 작품은 자신만의 반을 편성해 도전하는 목숨을 건 벽 외 조사에 나서는 서브 콘텐츠가 추가됐습니다. 좀 더 자세히 소개해줄 수 있을까요
이와타 디렉터: 벽 외 조사는 안전한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고, 그것이 주인공의 반에 주어지는 임무입니다. 반을 직접 데리고 나가 그곳의 거인을 쓰러뜨리고 발판이 될 병단 거점을 확보해 나갑니다. 거점을 확보하면 다음 벽 외 조사에 나설 때 그 지점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패스트 트래블 지점을 늘려가면서 안전한 경로를 넓히는 것이 벽 외 조사의 주된 목적입니다.
이 사이클 안에는 바깥에서 자재를 모아 가져와 입체기동장치를 다시 개조하고 제조해 성장 요소로 쓰는 과정이 들어갑니다. 또 바깥에서 활동하다 보면 자기 반이 아닌 다른 반이 연막탄을 올려 도움을 요청하는 돌발 이벤트도 있고, 여기서 새로운 반원을 얻기도 합니다. 특히 위험한 거인은 병단 차원의 토벌 대상으로 지정되는데, 이것이 또 하나의 엔드 콘텐츠입니다. 메인 스토리뿐 아니라 다양한 탐색 요소를 함께 즐기는 구조입니다.
● 자신만의 반을 편성한다면 원작 캐릭터도 넣을 수 있는 걸까요. 가령 주인공과 같은 세대로 설정된 리바이나 한지도 데려갈 수 있나요
이와타 디렉터: 반에 영입할 수 있는 것은 오리지널 캐릭터입니다. 원작 캐릭터는 벽외조사에 협력을 요청하는 형태로 함께 나갈 수 있습니다. 다만 동행 중에 거인에게 잡아먹히면 그 캐릭터는 게임 안에서 사라집니다. 사라진 캐릭터가 다시 돌아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개발하면서 그 부분을 중시했습니다. 든든한 아군이면서 동시에 지켜야 할 동료인 셈입니다.
● MAPPA가 제작하는 오프닝 애니메이션이 출시 시점에 수록되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출시 직후에 판매 촉진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잖은 게이머들이 오프닝을 보지 못하는 셈입니다. 차라리 출시를 미루는 선택도 가능했을 텐데요
스즈키 프로듀서: 그 점은 정말 아쉽게 생각합니다. 전적으로 제작 사정이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확약은 드릴 수 없지만, 어쩌면 여러분이 게임을 플레이하실 무렵에는 넣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한창 개발 중이라, 어쩌면 시간에 맞출 수도 있겠다는 정도로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 그러면 끝으로 ‘진격의 거인’ 원작을 좋아하고 게임 신작도 기다리는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남겨주시길
스즈키 프로듀서: 거듭 말씀드린 것처럼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니 그 점을 꼭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게임 오리지널 서브 스토리와 이벤트도 상당히 많이 넣었기 때문에, 팬 여러분께서도 신선한 시선으로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12월 10일 발매까지 기다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와타 디렉터: 전작이 다뤘던 범위도 다시 들어가 있지만, 반복되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요소를 늘리고 파고들 거리도 많이 준비했습니다. 주인공 설정도 바꿨습니다. 전작과는 다른, 새로운 기분으로 즐기실 수 있도록 준비했으니 많은 분들이 플레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