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스위치 2 '스텔라 블레이드'와 앞으로의 계획, 김형태 대표 인터뷰
도쿄게임쇼 2026 현장에서, 대한민국 게임사 시프트업의 김형태 대표와 미디어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스텔라 블레이드' 의 스위치 2 판 이식 소식과 콜라보를 위해 마련되었다.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
'스텔라 블레이드' 스위치 2 버전은 오는 11월 6일 출시되며, 컴플리트판을 기준으로 하여 베요네타 콜라보 의상 등이 포함된다. 이 콜라보는 다른 모든 플랫폼의 유저들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형태 대표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는 질문들도 많이 나왔으며, 여러모로 현재의 게임 트렌드에 대해서도 그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 Q&A
● '스텔라 블레이드'를 닌텐도 스위치 2로 포팅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과 어려움은? 아무래도 스펙 관련 고민이 많았을텐데.
김형태: 스위치 2가 나왔을 때 저희가 이제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시작을 했지만, 확실히 포커스나 구성에서 기존 콘솔과는 다르긴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경험들을 똑같이 유지하고, 특히 그 경험이 다운그레이드된 게 아니라 진짜 다른 플랫폼에서 즐길 때 이상으로 쾌적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거치 모드든 휴대 모드든 동일한 경험이 되도록, 전환됐을 때 부드럽고 플레이하기 좋게 프레임 유지, 해상도 변경 이런 것들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래서 어디에서 플레이해도 기존 플레이 경험과 차이 나지 않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고, 여러분들이 누워서든 밖에 나가서든 스텔라 블레이드를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플랫폼을 넓혀오면서 느낀 가장 큰 교훈과, 창작 자유도에 미친 영향이 있다면 무엇일까?
김형태: 기본적으로 플랫폼이라는 게 모두에게 다 열려 있는 건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 플랫폼으로 즐길 수 없는 분들도 있었고, 플랫폼을 넓혀갈수록 새로운 유저분들이 많이 게임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이번 스위치 2 포팅도 그런 경험을, 새로운 유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이루어진 일이었고, 앞으로의 개발 전략에서도 멀티 플랫폼에 대한 접근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생각입니다.
사실 플랫폼의 차이가 창작의 자유에는 그렇게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저희는 플랫폼의 분위기나 어떤 제약 같은 것에 영향을 받는 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저희 스스로가 제한을 걸지 않는 이상 창작의 제한 같은 것들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하나 예외가 있다면 절단면의 표현에 대해서는 약간 우려가 있어서, 강제된 건 아니었지만 그런 부분에서는 조금 더 기계적인 표현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 또한 내러티브적으로 틀린 건 아니어서 크게 영향을 주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여러 플랫폼으로 다시 선보이며 이브와 세계관을 보는 시각에 변화가 있었는지?
김형태: 스텔라 블레이드 전체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예전에 블러드레인 인터뷰를 하면서 이번엔 캐릭터의 성격을 더 뚜렷하고 강하게 가져가겠다고 했는데, 그러면서 이브에 대해서는 좀 고민이 있었어요. 처음 이브를 만들 때는 이 캐릭터가 어디까지 성격을 가졌는지 유저들이 몰입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성격이 너무 강하고 제 생각과 다르게 움직인다면 몰입을 방해하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 뭐랄까 비워둔 상태로 뒀다고 할까요. 그래서 작은 성장이 더 크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처음에 비워둔 상태였기 때문에 저는 그게 부족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근데 오히려 유저분들이 "난 이브 좋은데"라고 하면서, "이브가 그런 일들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정직하게 생각하고, 착하다는 게 좋더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맞다, 착한 것도 성격인데, 우리가 캐릭터성을 부여하거나 누군가의 아이콘적인 부분을 얘기할 때 착하다는 걸 얘기한 지가 되게 오래됐다는 걸 깨달았어요. 인간의 매력 중에 착하다는 게 얼마나 큰 매력인데 제가 좀 잊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유저분들께서 이브의 매력을 찾아주셨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도 많이 있고요. 캐릭터가 생명력을 갖는 건 플레이어분들의 손에 넘어갔을 때부터라는 느낌을 많이 갖게 됐습니다. 답변이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어쨌든 유저 여러분들이 많이 플레이해 주셨으니까 느껴온 개발자로서의 심경 변화인 것 같습니다.
● 조이콘으로 즐기는 스텔라 블레이드만의 차별점은?
김형태: 이번 조이콘2가 사실 모든 게임에서 아주 잘 활용되는 건 아니었다고 생각해서, 저희 게임에는 좀 독특하게 몇 가지 시도를 해봤습니다. 개발진들이 많이 고생하셨고요. 햅틱 피드백도 이 컨트롤러의 전용 진동 스타일에 맞게 튜닝을 했고, 조이콘의 위치 센서 기능을 이용해서 낚시를 한다거나 마우스 모드로 이용해서 미니게임을 한다든지— 주력 조작을 다 바꾸면 다른 플랫폼에 영향이 갈 수밖에 없으니 그건 할 수 없었지만, 서브 콘텐츠들에서의 활용도를 높였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도 꽤 재미있는 매력으로 다가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 스위치2 이식과 함께 베요네타와 콜라보를 발표했는데, 이번 콜라보가 성사된 배경은?
김형태: 베요네타는 사실 제 인생 액션 게임 톱3에 드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베요네타랑 어떻게든 같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번에 플래티넘 게임즈와 이나바 대표님과 연락이 되어서 아주 깊은 내용까지는 아니지만 의상 콜라보를 같이 진행하게 됐습니다.
이번 콜라보에서는 총 4종의 의상이 공개되는데요. 하나는 베요네타 1편 오리지널 의상, 하나는 2편 의상, 그리고 하나는 좀 독특한데— 베요네타가 처음 나올 때 수녀복을 입고 기도를 하다가 그걸 벗어던지면서 강렬한 카메라 워크와 함께 게임플레이가 시작되는데, 그전에 입었던 하얀색 수녀복을 의상으로 넣었습니다.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포스를 제공하는 의상이고요.
마지막 하나는 저와 저희 스태프들이 같이 디자인한 베요네타×스텔라 블레이드 콜라보 오리지널 의상입니다. 이브가 베요네타에 등장한다면, 혹은 베요네타가 스텔라 블레이드에 등장한다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까마귀를 모티브로 한 새로운 의상을 제작했습니다.
굉장히 매력적이니 여러분들께서 꼭 보고 플레이하셨으면 좋겠고, 강력 추천하는 건 이 오리지널 의상이에요. 머리 스타일도 독특할뿐더러 몸에 달려 있는 장식이 많아서 전투할 때의 모션을 굉장히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의상으로 플레이하면 전혀 다른 게임을 하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이 베요네타 콜라보는 닌텐도 스위치 2 발매 기념 업데이트로 진행되지만, 스텔라 블레이드를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어떤 플랫폼이든 모두 무료로 업데이트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 이나바 대표님이랑 잠깐 만났었는데, 이 인터뷰 끝나면 플래티넘 게임즈로 달려가서 뭔가 같이 하자고 얘기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재밌는 것들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너무 사랑하는 타이틀이기도 하고, 이번 의상 콜라보보다 더 깊은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해볼 예정입니다.
● 한창 신작을 준비중일텐데, 근황과 개발 과정에서의 심경 변화는?
김형태: 최근에 스태프들이랑 굉장히 열심히 무언가를 준비했고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고, 좀 추상적이지만 말씀드리게 됐습니다. 더욱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그러면서도 저희를 지지해 주고 믿고 기다려주시니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됐습니다. 근데 이건 여기서 이야기할 얘기는 아닌 것 같고요. (웃음)
최근에는 스텔라 블레이드 스위치 작업을 끝내고 차기작 작업을 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느낌을 많이 가졌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지금 북미 게임업계는 레이오프로 굉장히 많은 고통을 겪고 있고, 게임들도 뭐랄까 약간의 고난을 겪고 있는 것 같아요. 통하던 흥행 공식이 잘 통하지 않는 시대가 돼가는 게 아닌가 싶어서, 저희도 유저 여러분께 새로운 도전을 통해 완전 새로운 게임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블러드레인 AI 뮤직비디오의 반응이 상당히 엇갈렸다. 그러한 반응을 예상했는지? 그리고 AI 사용 자체에 대한 의견은 어떠한지?
김형태: 그거에 대해서는 오늘 여기서 처음 얘기하는 것 같아요. 오히려 말씀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사실 저희가 AI랩스를 통해서 여러 가지 AI 활용에 대한 실험과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괜찮은 것 같아서, 실험의 결과가 실험의 영역에 있어야 함에도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나오지도 않은 게임인데 그런 실험적 요소가 정식 루트를 통해 알려지게 되니까 아쉬움이 많으셨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저희는 정규 콘텐츠와 저희 안의 실험을 구분하지 못한 데 대해서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는 정규 콘텐츠에서 이런 형태로 실험적인 것들을 발표하는 일은 아마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에서는 정말 유저들께 보여드리기 위해 정식 개발팀에서 준비한 것들을 보여드릴 겁니다.
다만 그렇다고 AI를 영원히 쓰지 않겠느냐면 그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AI는 저희가 어떤 형태로든 쓰게 될 거고, 그렇다면 어떻게 쓸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잘 활용할 것인지 여러분께 알려드리는 것도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들은 연구를 계속해나가겠지만, 정규 콘텐츠에 반영되는 것과는 철저하게 구분되는 실험적인 것들로 해나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블러드레인을 사랑해주셨던 분들께 당황스러운 실험의 결과를 보여드리게 돼서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고요. 앞으로는 정말 멋진 완성도 있는 게임플레이 콘텐츠로— 저희는 게임플레이를 그대로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로 다시 다가갈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 최근 게임의 실물 디스크나 카트리지를 업계 전체에서 지양하는 추세이고 이슈도 많은데, 실물 카트리지 발매를 계획한 배경은 무엇인가?
김형태: 어려운 질문만 주시네요. (웃음) 게임의 디지털화와 소유권에 대한 염증들이 유저 여러분께 굉장히 큰 화제라는 걸 저희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언제나 게임의 소유권이 유저분들한테 있다고 말씀드리고 있지만, 이게 저희 단독으로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저희의 공식 입장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언제나 게임은 유저 여러분의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도 한 명의 게이머로서 이런 오프라인 매체들을 하나하나 모으면서 벽면에 꽂혀 있는 걸 보고 흐뭇해하고, 한 번씩 꺼내서 돌려보고, 소장하면서 친구한테 빌려주던 소중한 경험이 저한테도 똑같이 있습니다.
그런 경험들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에 스틸북 한정판과 함께 카트리지가 포함된 닌텐도 스위치 패키지를 발매하게 됐습니다. 이게 계속된다면 당연한 거겠지만, 사실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지금 이 순간에 이 패키지가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열심히 준비했고, 표지 뒷면에는 정준호 작가님이 그린 아날로그 일러스트도 들어 있습니다. 패키지를 한번 마련해보시는 것도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한 추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발매를 강행하게 됐습니다.
● 스위치 2 최적화 과정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과 불가피하게 조정한 것은?
김형태: 말씀하신 대로 최적화가 저희한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스위치 2로 포팅하면서 사양에 있어서 어느 정도 타협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유저분들이 어떻게 하면 이 퀄리티 저하를 느끼지 않으면서 게임 본연의 매력을 즐길 수 있을까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저희가 포기할 수 없었던 부분이 바로 60프레임인데요. 거치모드와 휴대모드에서 해상도와 업스케일링 기술을 저희가 직접 튜닝해가면서, 양쪽 모두에서 대부분의 상황에서 60프레임, 부분적으로 50프레임까지 떨어지는 부분은 있지만 플레이할 때 감각은 콘솔이나 PC에서 플레이할 때의 감각을 거의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컨트롤러 반응이나 피드백도 액션 게임을 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번에 엔비디아 DLSS와 AMD FSR을 같이 사용했어요. 스위치 2가 엔비디아 칩셋이긴 한데, FSR은 AMD 기술이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하는 거라서 그걸 저희가 인식해서 두 기능을 함께 이용해 프레임과 업스케일링을 잡아내는 구현을 했습니다. 저희 엔지니어분들이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하셨고요.
실제로 플레이했을 때는 퀄리티가 딱히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 없이 플레이하실 수 있고, 특히 캐릭터의 매력 같은 것들은 굉장히 잘 유지되면서 같은 움직임과 같은 액션의 느낌으로 플레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저는 이걸 자기 전에 침대에 들고 가서 플레이하다가 잘 수 있다는 게 되게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언제나 TV를 켜고 준비한다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잖아요.
근데 이번에는 그냥 들고 켜고 하다가 끄면 되니까, 예전보다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면의 노력들은 저희가 고생을 하긴 했지만, 그건 유저분들한테 중요한 게 아니고, 편하게 즐기실 수 있고 이걸로 플레이한다고 해서 어딘가 다운그레이드된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저희가 드리고 싶은 매력들이 완벽하게 다 구현돼 있고 모든 콘텐츠, 이번 업데이트까지 다 준비되어 있는 완전판이라고 생각해주시고 즐겨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자체 퍼블리싱 확대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의 준비 상황은?
김형태: 저희가 사업 준비를 제대로 시작한 지는 1년 정도 넘은 것 같고요. 자체 퍼블리싱을 준비하고 있지만 저희가 모든 걸 다 하겠다는 입장은 아닙니다. 저희는 개발 회사에서 출발한 회사고, 개발된 게임을 최적으로 잘 유통할 수 있는 부분을 저희가 담당하겠다는 입장이고요. 만약 그 외에 더 잘하는 파트너가 있다면 여전히 협력하겠다는 스탠스는 유지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솔직히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올해와 내년 스탠스를 말씀드리자면 자회사 언바운드와 저희가 만드는 게임 중에서 패키지 형태를 가진 게임들의 온라인 유통은 저희가 하게 될 거고요. 패키지 유통도 저희가 진행하지만, 일부 한정판이나 지역에 따라서 외부 업체나 외부 에이전시와 협력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이브 서비스 같은 경우는 저희가 사업 역량을 갖추는 데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그래서 근시일 내에 라이브 서비스까지 저희가 유통하게 되는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사업 역량을 키워가면서, 저희가 사업에 대해 접근을 잘하고 시장을 잘 이해한다고 판단되면 그 영역을 서서히 넓혀가며 커버리지를 확대하려고 노력할 예정입니다. 지금 좋은 분들도 속속 영입되고 있고요.
● 최근 램 대란과 칩플레이션이 게임 개발 자체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가? 그리고 시프트업에 직접적으로 끼치는 영향이 있다면?
김형태: 가격 인상 문제, 하드웨어 가격 인상 같은 문제가 있죠. 이건 약간 자연재해 같은 일이라서, 저도 개인적으로— 아시겠지만 제가 AI에 관련해서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입장이지만, AI가 발전하는 쪽과 게임이 발전하는 쪽이 겹쳐서 AI의 가격대를 지불하고 게임을 즐겨야 되는 상황이 된 것에 대해서 굉장히 안타깝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하드웨어 발전이 무엇보다 필요한 곳이 게임 업계이기 때문에, 메모리나 저장장치, GPU 이런 데서 겹쳐서 게임 업계의 하드웨어적인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저도 굉장히 속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다음 세대 게임기들에 대해서 기대가 많이 있습니다. 이건 진짜 회사 입장은 아니고 정말 개인적으로 고민하는 내용인데— 아시다시피 DLSS 5가 얼마 전에 NBA 게임에 적용된 게 공개됐잖아요. 그 부분도 AI를 이용하는 거였기 때문에 부정적인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이게 50 시리즈에서만 돌아가는 게 아니라 40 시리즈, 30 시리즈에서도 돌아가는 게 확인됐고 심지어 애플 칩셋이나 AMD에서도 돌아가는 게 확인이 됐어요. 그러니까 이건 어떤 하드웨어 종속적인 기술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이라는 뜻이죠.
그리고 이게 생각보다 아티스트에게 주어진 자유도가 꽤 넓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만약 디테일한 픽셀을 처리하는 걸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퀄리티를 올리는 건 소프트웨어의 개선이지 하드웨어 업데이트가 아니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 기술이 좀 더 진화되고 개발 친화적이 된 다음에는, AI의 그런 높은 가격대의 하드웨어 발전과는 별개의 방향성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술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지만, 아직 저희 게임에 적용하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고, 회사 차원이 아니라 제가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좀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퀄리티를 올리는 데 있어서 소프트웨어적인 처리로 가면서 칩셋 하드웨어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런 쪽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해나갈 것 같습니다. (웃음)
● 언바운드 신작 진행 상황과 닌텐도의 플랫폼으로 개발하는데 있어 미카미 신지의 조언은 없었는지?
김형태: 미카미 신지 님은 언제나 제가 뭔가 보내면 너무 좋다고만 말씀을 해주십니다. (웃음) 그래서 제가 직접 찾아가서 얘기를 하면 만나서야 좀 직접적으로 조언을 해주시긴 하는데, 스위치 2 관련해서 저희가 조언을 받은 건 없고, 언바운드에서 개발하고 있는 게임 관련해서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쪽에서 만드는 게임은 미카미 님의 입으로 직접 말씀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제가 지금 뭔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없고요. 다만 굉장하고 흥미로운 걸 개발하고 있다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번에 같이 얘기를 하면서 느낀 건, 이분이 정말 개발자로서 훌륭한 분이고 실력이 있으시면서도 후임을 키우는 데 굉장히 노력을 하시는구나 하는 걸 많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 베요네타의 설정상 머리카락이 곧 옷이 되는 방식인데, 의상의 머리카락 재질을 표현할 때 신경 쓴 부분은?
김형태: 아, 굉장히 하드코어한 질문입니다. (웃음) 저희가 옷을 갈아입을 때, 아쉽게도 옷을 갈아입는 장면을 보여주지는 않아서 머리카락으로 몸을 덮는 장면을 하고 싶었는데 그건 하지 못했어요. 약간 용기도 부족했습니다. (웃음) 근데 그 재질은 사실 머리카락 재질을 살린다기보다는, 그 당시 하드웨어로 구현할 수 있었던 재질이 지금 기준으로는 오리지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재질 이상의 무언가를 표현하려 하기보다는 그걸 현재 기술로 최대한 구현하는 데 집중했고요. 특히 팬분들은 아시겠지만, 검은색 의상에 장식처럼 조각돼 있는 부분들이 사실은 조각이 아니라 다 글씨입니다. 그게 다 맞춤법이 맞아야 되기 때문에, 그런 글씨들까지 똑같이 구현할 수 있도록 플래티넘 게임즈와 협력해서 구현했습니다.
원작을 정말 존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만들었고, 그만큼 팬분들이 만족할 수 있는 퀄리티가 나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어느 게임에서도 아마 흰색 수녀복은 콜라보를 안 하는 것 같더라고요. 게임에서 중요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베요네타를 처음 만나는 대상이었으니까 저희한테 의미가 있어서 열심히 제작했습니다. 오리지널도 열심히 제작했는데 지금 보여드리겠습니다.
(김형태 대표가 핸드폰을 들어 직접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김형태: 추후 전달드리겠지만 이러한 디자인이고, 저와 스태프들이 열심히 공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의상도 굉장히 디테일이 매력적입니다. 여기 이게 좀… 철학을 담았습니다. (웃음)
● 앞서 DLSS 5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 기술이 창작의 결과물을 변형시킨다는 관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형태: 일단 DLSS 5는 없는 걸 그려주는 방식의 문제는 아닙니다. 예를 들면 리얼타임 렌더링에 DLSS 5를 적용했을 때, 거기는 그림자가 셀프 캐스팅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없는 빛을 만들어주거나 하는 게 아니라, 좋은 그래픽을 더 좋게 만들어주고 있는 광원을 더 리얼하게 다듬어주는 포스트 프로세싱의 영역에 확실히 있기 때문에, 그 프로세싱을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지금은 조절할 수 있는 팩터가 한 7개 정도, 모드가 3개 정도가 있습니다만, 이걸 좀 더 다양하게 하면 어떨까 싶어요. 지금 학습된 모델은 엔비디아가 제공한 학습 모델이에요. 그 학습 모델을 저희가 별도로 개별 학습이나 스타일링을 할 수 있게 되면 아티스트의 의도에 맞게 정도껏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좀 불안한 건 사실 차세대 게임기예요. 헬릭스도 그렇고 플레이스테이션도 그렇고 아마 스펙이 오래전에 확정됐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유저들 PC에서는 현재 DLSS 5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여기서 발생하는 최종 결과물에서의 간극이 너무나 눈에 띌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서 이 이상을 어떻게 찾아내고 다음 게임에서 표현해줄 것인가가 개발자들한테 숙제로 남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축복이자 저주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만, 만약 이게 개발자 친화적으로 아트 디렉션의 방향성을 어느 정도 결정할 수 있게 나온다면 꽤 흥미로운 기술이 되겠지만, 이게 근본을 바꿔놓지는 못한다고 저는 확실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차기작은 동시 출시로 계획하고 있는지?
김형태: 사실 지금 출시 플랫폼에 대해 결정된 건 없기는 합니다. 근데 저희는 사업을 함에 있어서 가지 않아야 되는 영역 같은 걸 지정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고요. 기술력이 있고 유저가 있다면 어디든지 가겠다는 스탠스를 취하려고 합니다. 다만 그게 게임을 희생해서까지 가야 된다면, 저희는 아마 게임을 더 우선시하게 될 것 같긴 해요. 하지만 유저 여러분께 최대한 도달하기 위해 노력할 거고, 이번에 쌓인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는 것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 포토모드는 완벽하게 지원되는지, 사후 지원은 계속되는지?
김형태: 포토모드가 들어갈 때는 프레임이 낮아집니다. 프레임이 낮아지면서 품질을 올리고 모든 기능을 다 다룰 수 있기 때문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고요,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해상도 자체가 갑자기 극적으로 올라갈 수는 없기 때문에 필요에 맞춰 적정하게 조정된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컴플리트 에디션이니까 이제 지원이 끝나는 거냐는 질문도 예전에 받은 적이 있는데, 저희가 스텔라 블레이드를 발매하고 2년이 지났고 기나긴 여정을 통해서 여기까지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사후 지원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뭐가 업데이트될지는 약속드릴 수 없겠지만, 아마 저희 차기작이 나올 때에도 스텔라 블레이드 1편에서 업데이트가 될 수 있다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시고, 게임을 구매해주시고 플레이해주신다면 진짜 집착적으로 여러분께 콘텐츠를 드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 향후 언바운드의 신작이 발표된다면 그 무대는 TGS일까?
김형태: 사실 게임 발표는 저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타이밍이 맞는다면 게임스컴이 될 수도 있고, 서머 게임 페스트가 될 수도 있고, TGS가 될 수도 있고,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가 될 수도 있고, 엑스박스 쇼케이스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게 열려 있고, 게임이 적당한 타이밍에 적당한 포지션이 있다면 거기서 최선을 다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 마지막으로 유저분들에게 한마디 말씀 부탁드린다.
김형태: 사실 스텔라 블레이드를 개발할 때, 저희가 월급이 3개월 정도밖에 안남은 적이 있었어요. 게임이 아직 출시 안 됐을 때, 그때 되게 힘든 시절을 겪으면서 여러 군데 투자를 받기 위해 돌아다녔었는데, 그때 대부분의 투자자분들이, 당시에는 나름 적정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텔라 블레이드는 이 회사에 밸류를 더하는 물건이 아니라 리스크다, 이건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할 게 뻔한데 이 타이틀을 왜 하냐"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것 때문에 "이걸 포기하고 다른 프로젝트를 하면 회사 밸류를 올려주겠다"는 투자자들도 있었고, 이걸 마이너스 처리해서 회사 가치를 더 깎아내리면서 협상하려는 곳들도 분명 있었습니다. 그렇게 굉장히 자신감이 없었던 시절도 있었고, 진짜 한국에서 이런 규모의 게임을 만드는 게 맞는가에 대한 고민을 했던 적도 솔직히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개발을 어떻게든 할 수 있었고, 그게 틀리지 않은 길이었다는 걸 알려준 건 바로 유저 여러분의 선택이었습니다.
저는 유저 여러분 덕분에 스텔라 블레이드를 계속 만들어갈 수 있었고,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덕분에 대한민국 게임 시장이 지금 조금씩 변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실제 한국이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들이 나오면서 한국 게임계는 분명히 변하고 있습니다. 이건 유저 여러분께서 바꾸시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 게임에 함께해주신 유저분들께 정말 깊이 감사드리고, 저희가 모든 걸 완벽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분명 실수도 하겠지만, 이번 발매와 이다음 게임들과 서비스를 통해서 여러분께 받은 응답을 계속 보답하기 위해 좋은 게임으로 만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스위치 2 버전, 제가 직접 플레이해봤는데 정말 열심히 개발자들이 만들었고 충분히 즐길 만한 타이틀입니다. 관심 있으시다면 패키지로 오늘 오히려 사시는 걸 추천드리고요, 저도 이 패키지를 오랫동안 소장할 예정입니다.
유저 여러분께 받은 은혜를 돌려드리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