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올해와 앞으로 (PHYSINT과 OD에 대해 언급)
── 올해의 큰 사건으로, 신작 'DEATH STRANDING 2: ON THE BEACH' (데스 스트랜딩 2)의 출시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작 출시도 있었지만, 올해는 코지마 프로덕션의 10주년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런 마음가짐으로 보냈습니다. 2024년 여름쯤부터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게임을 세부적으로 체크하고 수정하는 페이즈에 들어가, 올해 4월에 골드행(개발 공정이 끝나 완성되는 것)을 했습니다. 다만, 완성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사실은 더 9월 정도까지 더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데스 스트랜딩 2'가 제대로 세상에 나왔으므로, 계획대로 진행된 한 해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출시되었을 때의 심정은 어떠셨나요?
무엇보다 평판이 너무 궁금했습니다. 발매일에는 언제나 가능한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틀어박혀 있고 싶으니까요. 영화 <택시 드라이버>로 칸 영화제에 초청받았을 때, 출연 배우인 조디 포스터와 각본가 폴 슈레이더, 그리고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세 사람이 함께 갔었는데, 스코세이지와 슈레이더는 반응이 너무 걱정된 나머지 호텔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결국에는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지만 말이죠. 하지만 스코세이지의 그 심정이 뼈저리게 이해가 됩니다. 꽤나 무리해서 만들기도 했고, 편집 단계에서 수많은 공방을 주고받기도 했기 때문에, (세상의) 평가를 마주하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거든요.
저희 게임은 남들과 다른 뾰족함(엣지)이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어느 정도 팔려야만 합니다. 이게 참 어려운 부분이죠. 전작 <데스 스트랜딩>이 너무 파격적이었던 탓에, 이번 작품에서는 대중성을 어디까지 넓힐지 미묘한 밸런스 조정을 거듭했습니다.
전작부터 좋아해 주신 팬들에게 외면당하면 곤란하지만, 그렇다고 그분들만 의식해서 만들면 다른 사람들은 플레이하지 않게 되니까요. 그 균형을 어떻게 잘 잡을까? 난이도는 어떻게 할까? 이런 고민을 상당히 많이 했습니다.
이번 작품에도 설산이 등장하는데, 전작보다 높이가 2배나 됩니다. 테스터들을 모아서 첫 플레이를 시켜봤더니, 다들 산 꼭대기에서 맨 아래까지 굴러떨어지더군요. 한 번 떨어지면 끝없이 굴러가니까, 대부분 화를 내더라고요(웃음).
제가 직접 확인해 봤을 때도, 세 걸음 걷고 10초 쉬는 식으로 ‘가다 서다’를 수없이 반복해야 겨우 올라갈 수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제 취향에는 이게 최고였지만, 역시나 안 되겠다는 결론이 났죠. 그런 하드코어한 모드를 따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싶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다행입니다.
── 9월 23일에는 코지마 프로덕션 10주년 이벤트 'Beyond The Strand'가 개최되었습니다. 최신 프로젝트 및 향후 전망 발표, 그리고 호화 게스트들의 등단으로 크게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오시이 마모루 씨가 재미있었죠. 그 외에도 기예르모 델 토로와 조지 밀러 등도 모여주셨습니다. 'OD-KNOCK'에 관해서는, 트레일러를 보는 한 평범한 호러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여태껏 없었던 것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말할 수 없고, 성공할지 어떨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들켜서는 안 되는 게임이나 배달을 하는 게임 등, 전에 없던 것을 만들어 왔지만, 시스템적으로는 다른 게임들과 같습니다. 그것이 이번 작품에서는, 시스템부터 다른 서비스 형태로 만들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도전적인 것이 될 것입니다. 트레일러에 힌트를 많이 숨겨두었으니, 계속 생각해 본다면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PHYSINT'에 관해서는, 첩보 게임이기 때문에, 자면서도 만들 수 있습니다(웃음). 예를 들어 병사가 잠입하고, 적에게 발각되면 습격당하고, 한 명씩 처리할 때는 스니킹을 한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 진행되어도 재미있고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과의 싸움이기도 한 것입니다. 이번 작품에는 새로운 기믹이 들어가고, 영화와 게임의 선을 넘는다는 도전도 합니다. 캐스팅뿐만 아니라 스태프에 관해서도 영화 쪽 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과연 어떻게 될까요. 지금은 시대의 흐름이 빠르기 때문에, 제가 게임 속에서 그리려고 하는 사회적인 구조나 테마가, 현실 쪽에서 빨리 다가올지도 모르니까요.
── 더 나아가 감독님께서 구상하고 계신 것이 있습니까?
'PHYSINT' 다음 작품도 당연히 만들고 싶고, 스스로 영화를 찍고 싶고, 영화 IP를 만드는 것도 해보고 싶습니다. 'Beyond The Strand'에서 나이언틱 스페이셜(위치 정보와 AR 기술을 가진 기술 기업)과 협업한 프로젝트도 발표되었지만, 5년 안에는 엔터테인먼트가 아이폰 화면에서 튀어나오는 것이 평범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므로, 그 시기에 맞춰서, 시장을 보면서,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가끔, 가장 잘 팔리는 것을 만들어서 돈을 벌고, 오랜만에 회사에 가서, "모두 잘 지내지?"라고 말하는 그런 인생도 상상합니다. 하지만, 가장 잘 팔리는 것을 만드는 것은 제 일이 아니고, 집에 있어도 할 일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집에서 그저 블루레이를 보고 있어도 지루하니까요. 역시, "이 사람 누구지"라고 생각하며 연락을 해 본다든지, 그런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없으면 괴롭습니다. 계속, 제 손을 움직여서 일을 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