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잠에 들기만 하면
너저분한 세일러 복을 입고
파르르 떨리는 눈으로
갑판 위 선장을 쳐다 보고는 했다
몰아치는 파도의 세기가 높아지고
짠 바닷물이 우리에게 튀었으며
일부는 흔들이는 배에 구역질을 해도
선장은 아무렇지 않은듯 먼 바다를 응시했다
도저히 이 모험을 하기가 어려워 나는
선장을 향해 애원하듯 소리쳤다
대체 이 파도는 언제 끝이 나는 겁니까
선장이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조금만 기다려보게 곧 잔잔해 질터이니
선장 말대로 얼마 안 있어 파도는 잠식되고
노을을 녹인 잔잔한 바다가 되었다
이내 우리는 언제 파도가 쳤냐는듯 고요히
잔잔한 파도를 응시하고는 했다
그런 꿈이 기억난다
그리고 그 꿈은 예언이 되고
나는 이후 누추한 샐러리 복을 입은 선원이 되어
울렁히 치는 돈의 파도에 휩쓸리며 모험을 한다
선장은 그 전 대로 갑판 위에서 덤덤하게도
먼 바다를 응시 하였고 나는 선장을 보며
전 처럼 애원하듯 소리쳤다
대체 이 파도는 언제 끝나는 겁니까
선장이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조금만 기다려 보게 곧 잔잔해질 터이니
언젠간 선장의 말대로
노을을 녹인 먼 바다를 보며
죽을 것 같은 파도가 언제 일어났냐는 듯
평화를 즐길 수 있는 그때가 오면
편한 표정을 지으며 조용히 눈을 감고
따뜻한 노을빛에 몸을 맡기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