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리 팬클럽 캐넌
“너희들은 들어본 적이 있어? 시도의 여장 버전. 이름은 시오리. 엄청 어울린다고. 여장에 관심 없는 섀도우와 실버도 시도의 여장에 관심을 가졌을 정도니까. 보고 싶다면 ‘데이트 어 라이브’의 평행 세계에 몰래 가서 찾아봐. 본래 세계의 시도는 침울해있어서 건들기가 그렇거든.”
바로 이거다. 소닉이 알려준 시도의 여장 버전인 시오리.
“걔와 의형제 급으로 친했는데 그걸 본적이 없다니..”
“동감이야, 네로. 유미 너도 관심 있지 않아?”
“저도 관심이 있어요..!”
“우리 셋 다 시오리를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다니.. 보고 싶어..!!”
녹트와 유미와 같이 소닉에게 시오리 얘기를 들은 나는 그 시오리를 보기 위해 ‘데이트 어 라이브’의 평행 세계들 중 한 곳에 갔다.
“여기가 텐구 시입니까?”
“어, 유미. 공간진이라는 재앙이 일어난 장소에서 지어진 도시거든.”
“여긴 꽤나 신경을 쓴 도시라 도시 곳곳이 무너져도 리얼라이저라는 기술로 금방 복원해. 아, 그 리얼라이저는 네 세계의 시노비처럼 기밀이야.”
“그렇군요, 네로 씨. 알겠습니다.”
“자 그럼, 조심해서 가자고. 우린 이 세계의 어떤 인물들과 교류(交流)한 적이 없어. 들키면 곤란한 일이 많아질 거야.”
“그런 건 걱정하지 마자고, 녹트. 우린 그저 시오리만 보고 몰래 도망치면 되는 거니까.”
“저를 따라 숨어서 미행하다보면 시오리 씨를 볼 수 있을 거예요.”
“맞아, 유미. 그러다가 만약에 안 되겠다 싶으면 시도의 주변 인물로 여장하게 만들면 되지!”
“그럴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데..”
평행 세계의 텐구 시에 도착한 우리들은 사전에 눈의 띄지 않는 옷으로 갈아입은 덕분에 크게 눈의 띄지 않고 시도의 집 앞에 도착해서는 근처에서 숨었다.
“여긴가요?”
“그래, 저기가 이츠카 가(家)야.”
“오늘은 목요일인 평일, 슬슬 하교한 시도네들이 올 거야.”
“! 네로라는 악마의 유혹에 걸렸는지 쟤네들이 왔어!”
“아이고, 내가 유혹했냐?”
그러다가 시도가 토카와 카구야, 유즈류, 오리가미, 미쿠와 같이 하교하는 걸 봤는데...
“!! 숨으세요!!”
“!!”
“제길..!”
하필이면 오리가미가 제법 날카로운지 우리들의 시선을 느끼고는 이쪽을 보자, 우리들은 서둘러 숨어서 오리가미의 시선에서 피했다.
“어떡하지? 오리가미는 물론, 이 세계의 정령들은 아직 힘을 잃지는 않아서 시도에게 다가갈 수 없겠어.”
“게다가 다가간다 해도 우리들을 전혀 모르는 ‘저’ 시도가 여장을 해보라는 우리들의 부탁을 들어줄 리가 없고.”
“역시, 시도 씨의 주변 인물을 통해서 시오리 씨로 변신하게 만들 수밖에 없어요.”
“그러게, 유미. 무슨 방법이 없을까? 녹트 넌 어때?”
“나?”
“넌 나보다 먼저 시도와 만났잖아? 게다가 소닉에게 들은 게 많으니 작전을 짤 수 있는 건 너밖에 없고.”
“아, 이런..”
어떻게 시도가 여장하게 만들지를 녹트가 직접 머리를 굴려서 방법을 생각해보다가...
“!! 그거다!!”
“오오!! 드디어!?”
“방법이 있습니까!?”
“그래! 미쿠로 여장시키는 거야!”
“? 걔?”
“네? 미쿠 씨라면.. ‘이쪽’ 아이돌 미쿠 씨요?”
“맞아, 저 미쿠.”
드디어 작전을 짜냈다.
“이자요이 미쿠 씨.. 제가 만난 코히나타 미쿠 씨와는 이름이 같군요.”
“그래도 주자 미쿠와는 달리 저 정령 미쿠는 성격이 딴판이야.”
“여자를 좋아하는 지 완전 들러붙기도 하거든. 그래서 소닉이 그런 버릇을 고쳐주려고..”
“일부러 게이바에다가 감금한 적이 있었어.”
“그렇군요.. 그런데, 미쿠 씨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이 녀석의 영혼에다가 무의식을 심을 생각이야.”
“영혼에다가 무의식을.. 내 소울 스톤의 능력으로 심으려고?”
“그것도 그 무의식은 제대로 수행한 다음에 소멸하도록 설정해놓고. 그래야지 시도가 항상 시오리가 되어야 하는 신세가 되지 않거든.”
“호오~, 좋은 생각이야, 녹트! 맡겨만 둬, 소울 스톤을 가지고 단련한 나라면 가뿐이지!”
“그런데, 어떤 무의식을 심으려는 거죠?”
“시오리를 항상 보고 싶다는 욕망(欲望).”
“아하하..”
“본능에서 태어난 듯한 욕망이네요.”
그래서 우리들은 미쿠가 자고 있을 달밤에 미쿠의 저택에 몰래 들어갔고...
“‘데빌 메이 크라이’는 잠입 전문이 아니라고..!”
“넌 스타일리쉬 게임이니까. 근데 잘만하면 나도 유미도 멋지게 싸울 수 있겠어.”
“스쿠에니와 마벨러스가 그럴 마음이 있다면.”
“조용히 하세요. 미쿠 씨가 깨겠어요.”
“그래..”
미쿠의 침실에 들어가서 고요히 잠든 미쿠의 옆에 다가가서...
“잘 들어, 네로. 시오리를 항상 보고 싶다는 욕망이 실현된 잠시 뒤에 그 욕망이 소멸하도록 설정해둬. 알겠지?”
“알고 있다고.”
내가 소울 스톤의 능력으로 잠자는 미쿠의 영혼에다가 무의식을 심어 놓고는...
“좋아요, 갑시다!”
황급히 저택에서 나갔다. 그런 작업을 하고 다음날...
“효과가 있네요..!”
“인피니티 스톤이니까.”
“우주의 힘은 우주의 힘으로 막아야 해. 예를 들자면 ‘소닉 더 헤지혹’의 카오스 에메랄드라던가.”
“그렇군요..!”
우리들은 미쿠가 시도와 만나 시도를 강제로 여장시키는 장면을 멀리서 지켜보다가...
“!! 저게..!!”
“저게..! 시오리..!!”
“어.. 어... 어울려요..!!”
드디어.. 시오리를 봤다.
“왜 시도가 저걸 안 알려줬는지 알겠어.”
“나도야, 네로. 우리가 우리답지 않을 정도로 시오리가 귀여울 줄이야..”
“여자인 저도 반할 정도예요.”
“사진이라도 찍을까? 이계의 소설에 실린 일러스트보다 실물이 더 좋잖아?”
“그러다 키리에 씨에게 혼나면 어쩌실 건가요?”
“숨기면 되지, 유미.”
“그럴거면 니코에게도 들키지 마라.”
“알고 있다고, 녹트. 그런데 니코라면 동참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