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코로나인지 뭐시기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가끔씩 날개를 퍼덕여야 되는데. 힘들다!"
"확실히 그 말이 맞죠~누가 만들었는지, 면상한번 보고 싶네요."
"....왠일로 의견일치를 보네? 가브리엘."
"그만큼 답답하다는 거죠. 루시퍼~"
1000년이 지나고 드디어 대천사와 대악마가 의견일치를 보았다.
그들은 집에 콕 박혀서 텔레비전만 들여다 보고 있었다. 밖에 나가기는 찜찜하니까가 이유란 것이다!
그들은 각각 악마 쪽과 천사 쪽의 나름대로 높은 위치(?)를 차지 하고 있는 대단한 여자들이지만,
지금만큼은 그저 친근한 언제나 빡쳐있는 동네 누나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저기. 그러지 말고 책이라도 읽지?"
"아. 수진양."
잉여스럽게 그저 공기를 보고 있는 악마와 천사를 그냥 두고볼수 없었는지, 한마디 하는 취준생 수진.
이 여자 역시 가브리엘의 집에 세들어 사는 사람이다.
백수가 아니라 취준생이라고 한다.
백수가 아니라 취준생이라고 한다! (*중요하니까 두번 말함)
"하핫. 책이라고 했나? 아쉽게 됬군. 나는 책을 읽지 않는다!
책장을 펼치자 마자 잠이 드는 기적의 육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그건 자랑이 아니거든 루시퍼??"
"몰라몰라! 책도 싫고 운동도 싫어! 지금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단 말이다!"
"---이하 동문입니다."
"하아..그럼 잠시 내 방이라도 올래?"
""방에 뭐가 있길래?""
그건 혁명이었다. 열심히 면접준비를 하는 동시에, 틈틈히 알바를 하면서 구입한
거-대한 티비. 그리고 빵빵한 스피커. 마치 실체로 체험하는 것처럼 생생한 효과를 자랑하는 3D안경---
몸도 마음도 맑고 깨끗하고 자신있게 만들어주는 안마의자!
찐한 사랑영화, 액션영화, 첩보영화, 심장이 콩닥되다 못해 튀쳐나오는 공포영화 까지!
그리고 에어컨--!!
"세-상에! 이건 혁명이야!"
"제가 태어난 이후, 처음보는 안락한 풍경이에요!"
"엣헴! 김수진 가라사대! 떠날 수 없으면 집에서 즐겨라!"
"그러지 말고 들어와. 침대에 늘어지게 누워서 영화나 보는거야!"
루시퍼와 가브리엘은 신세계를 경험했다.
루시퍼와 가브리엘은 신세계를 경험했다! (*중요하니까 두번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