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마루노우치 경찰서는,
이른 아침부터 밀려들어온
동경 중앙은행 인질들이
한꺼번에 들어와 조사를 받는 통에
세일기간 중인
대형 백화점 저리가라고 할 정도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게다가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이 뒤섞인
분노로 가득찬 인질들의
항의를 받아주느라고
경찰서 내의 모든 경찰관들은
이른 아침부터
이게 무슨 고생인가 하는 듯한
불만이
얼굴에 가득찬 채로
인질들을 조사하느라
완전히 파김치가 되어 있었고,
공안 부장과
1과장이
경찰서 정문을 열고 들어오는데도
누구 한 사람
관심을 가지지도 않을 정도로
눈코뜰 새 없이
바쁜 발걸음으로
이리저리 뛰거나 빠르게 걷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난장판 급의 광경을 멍하게 쳐다보던
부장과 1과장은
잠시 고개를 내젓더니
바쁜 걸음으로 서장실로 향했고,
서장실 안에서
바쁘게
휘하의 총무과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던
서장은
자신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을
귀찮다는 듯이 흘깃 보다가
자신의 방에 들어온 사람이
공안부의 실질적인 우두머리라는 것을 눈치채고는
뒤늦게
벌떡 일어나
거수경례를 올리고,
서장의
그런 움직임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던
총무과 직원들은
서장이 경례를 올린 문 쪽을 쳐다보다가
화들짝 놀라면서
다급하게 서장의 뒤를 따라 경례를 올렸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모습을 말없이 쳐다보던
부장은
곧
경례를 올리던 총무과 직원들과
자신을 따라온 1과장에게
잠깐 나가 있으라는 뜻의 제스쳐를
말없이 취했고,
그 뜻을 안
총무과 직원들이
다급하게 서장실을 나서자,
천천히
서장이 앉아 있는 책상으로 다가가더니,
말없이 의자를 끌어다가
앉고 나서는,
"지금 현재 그 동경 중앙은행 인질들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소?"
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으며
서장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더니 불을 붙이고,
크게 한 모금을 빨더니
서장의 얼굴에 담배연기를 내뿜자,
그런
공안 부장의 태도에
서장은
배알이 뒤틀리는 둣한 모욕을 느꼈지만,
계급과 직급이 깡패지 하는 생각을 하며
분노를 삭힌 뒤,
최대한
정중한 태도를 취하면서,
"지금 현재 내국인과 외국인들을 분리해서
철저하게 심문을 하고 있는 중이니,
곧 결과가 나올 겁니다."
그 말에
공안 부장은
곧바로 얼굴을 찡그리면서
피우고 있던 담배를
서장의 찻잔 속에다 집어넣고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쳐다보는
서장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거의 닿을 정도로 가깝게 들이대고는,
"내가 언제
그런 한가한 답변이나 듣자고
이곳에 온 줄 아나?
그 빌어먹을 은행강도들에 대해서
뭔가 알아낸 것이 없냐 이 말이야!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알아낸 것은 없어? "
하면서
마치 보호비라도 뜯으러 온 야쿠자처럼
으르렁거렸고,
서장은
이른 아침부터 이런 개고생을 시키고 있는
자신의 부하들에게
미안한 감정으로
마음이 어수선한 이런 상황에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것처럼
안하무인격으로
느닷없이 들이닥쳐 고생하는 부하들에 대해서
위로의 말 한마디는 못해줄망정
다짜고짜로 결과를 내어 놓으라고
윽박지르는
공안 부장을 보면서
마음속으로는
지금 바로
이 서장실 바닥에 때려눕히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동시에
책상 밑에 내려놓은 주먹이
분노로 덜덜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 .....아직까지 별다른 증거나 용의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 서장의 대답에
부장은
앉아 있던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면서
다시
담배 한 개피를 피워 물고는
서장실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쉴새없이 담뱃재를 털면서
연기를 마구 내뿜어댔고,
그런 광경을 지켜보는
서장은
간신히 진정시킨
자신의 마음에
다시 분노가 치미는 것을
지금까지
자신이 경찰로 살아오면서 쌓아온 모든 인내심을
전부 다 써가면서
간신히 참고 있었다.
그런
험악하다고 할 수 있는
긴장된 상황이 깨진 것은
밖에서
뭔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온
한 인물 때문이었으니...
"이누가미 경시인데 잠깐 서장님과 상의를 드릴 수....."
문을 열고 들어온 이누가미 경시는
말을 멈추고
사장실 안에 있는 공안 부장을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쳐다보다가,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
서장에게,
" ...잠깐 대회의실로 좀..."
하면서
부장에게는 인사말 하나도 안 건내고
다급하게 방문을 열고 나섰고,
그 모습을 본
서장은
의자에서 일어서더니
경시의 뒤를 따라
다급하게 방문을 열고 나서고,
그 모습을
분노에 찬 모습으로
말없이 쳐다보던 부장은
피우던 담배를 서장실 바닥에 버리고 난 뒤,
구둣발로
난폭하게 비벼 끄면서 문을 열고 나갔다.
그렇게
아까 전의 험악한 상황을 벗어나려는 듯이
빠른 걸음으로
대회의실로 향하던 서장에게
한 여경이
다급하게 달려오더니,
"저...서장님?
조사를 하는 도중에 좀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그 말에
대회의실로 향하던 서장은
귀찮다는 말투로
"뭔데 그래?"
라고
퉁명스럽게 말하고,
그 모습에
겁을 먹은 여경은
손에 들고 있던 인질들 신상자료철을 내보이면서,
"... 인질들에 대한 조사를 하는 도중에
몇 명의 인질들이
조금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 말에
서장은
아까보다는 조금 덜 퉁명스러운 말투로,
"무..무슨 문제인데?"
그 말에
여경은
그 사람들에 대한 파일을 서장에게 보이면서,
"그..그 인질들은 방위성 소속의 무관이거나 비서관입니다.
그것도 UN 쪽 연락관이고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 방위성과 외무성 쪽에서
우리 쪽으로 항의전화가 빗발치듯이 울리고
지금 방위성, 외무성 사무차관께서
이쪽으로 전화를 직접 하셔서
무슨 일이 발생한건지 상황을 이야기 해 달라고 성화를 부리고 있는데
어떡할까요?"
그 말에
서장은
어떻게 처리를 하는게 좋을까요 하는 물음을 던지는 듯한 눈으로
부장을 쳐다보고,
공안 부장은
잠시 생각을 하는 듯이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뜨면서,
"일단 그 사람들은
먼저 내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방위성, 외무성과 얽히면
엄청나게 골치아파지니까.
그리고
인질들 중에서 어린아이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도 같이 내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아이들을 오래 잡아두면
아이들의 부모들이
당장에 달려와서
어린아이 인권 어쩌고 하면서 난리를 부릴께 뻔하니까."
서장도
부장의 의견에 동의하는 듯한 빛을 보이며
여경에게 지시를 내리고 난 뒤,
서장은
다시 바쁜 발걸음으로 대회의실로 들어가고,
뒤따라 오던 공안 부장은
일본 방위성 직원들과
어린아이들 몇 명 조사하느라
귀중한 시간을 뺏기면 안되지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자신이 한 말을 생각했다.
그러나
훗날,
공안 부장은
그 때 자신의 행동을
죽기 전에 피눈물을 쏟으며 후회하게 되었으니......
자신의 발로 들어온 도둑들과
에도가와 코난 아니 쿠도 신이치를
조직의 손에 넘겨 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스스로 놓치게 될 줄이야!
다음 글이 고파요!
오늘 자정에 올라올테니까 조금만 참아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