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원했던(아직 포스팅 전인) 탱크가 끝나고 한숨 돌리는 찰나에 친구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
"건담을 야만전사 같이 도색해줘."
"???????????????"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나와는 전혀 얽히는 일이 없는 캐릭터였던 야만전사.
일러스트 스타일도 북미나 유럽보다는 한국이나 일본쪽을 선호하는 나인데다.
특히 남캐 따위는 키우지 않는 주의라 감이 전혀 오지 않았습니다.
저의 속성은 얘네들과 비슷합니다. 이쁜게 좋아요.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0351964&memberNo=30458888
그러던 와중에 참고하라고 넘겨준 링크는 더욱 혼란스러웠고 야만전사나 바바리안으로 검색된 이미지와 건담들을 매칭 시키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사람과 닮은 건담계에서는 레드프레임 정도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으니 이미 PG를 작업해 준 이력이 있고, 저 역시 PG 3대, RG 4대를 작업했기에
다시 레프를 작업하는 것은 아니다 싶었습니다.
물론 하이레졸이 남아 있기는 했지만 야만전사의 느낌은 일본도 보다는 도끼나 다른 무기가 낫지 싶어서 레프는 포기하고 지온계로 눈을 돌립니다.
그렇게 며칠간 이미지를 훑어보고 다나디가 찾은 것이 구프 커스텀의 컨버전 킷이었습니다.
오크 같은 이미지의 지온계 캐릭터라 확실히 남성적인 부분이 살아 있고 어깨의 포인트나 작중 파일럿인 노리스의 상남자스러운 면까지 제가 생각했던 야만전사와
가장 싱크가 높아 보였습니다. (만들고 난 뒤에 보니 사진의 제작자분 참 깔끔하게 잘 만드셨네요.)
이 사진으로 친구에게 컨펌 완료.
그런데 문제가 생깁니다. 해당 킷은 네오 그레이드라는 곳에서 생산을 한 것 같은데 제작시기도 오래 됐고 해당 제조사가 사라졌다고 글을 읽어서 멘붕이 왔습니다.
일단 산다는 글을 여기저기에 올려보고 기다리던 차에 리캐 제품이 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해당 이미지는 본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찾아보니 드림캐스트라는 중국업체인데 국내 거래 글이 2016년도애서 끊겼네요.
다시 여기 저기에 문의글을 넣고 구매합니다, 삽니다의 말머리를 달며 글을 올리고 기다립니다.
그리고 획득.
드디어 구했습니다. 처음해보는 레진킷이고 킷 가격도 적은 금액이 아니라서 현장으로 가서 받아왔습니다.
컨버전 킷이라는 것이 기존 반다이 킷의 외장을 바꾸는 작업이라 알고 있던 저는 당당히 구프 커스텀을 구매합니다.
택배가 와서 뜯고 머리 부분부터 다듬겠다고 설명서를 보는데 아무리 해봐도 구프커스텀 머리킷과 레진킷이 안 맞는 겁니다.
달롱넷에 가서 보니 해당 머리프레임은 자쿠 2.0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온 캐릭터들 설명서 부분 전부 대조해서 알아봤네요)
그럼 자쿠 2.0을 사면 되겠군 하는 찰나에 머리에는 어깨부분이 자쿠와 구프는 다르다는 것이 생각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어깨와 머리와 기타 부위를 확인해본 결과 구프 2.0으로 만드는 것이었네요. 모르는 것 투성이라 실수도 투성이.
덕분에 레진킷 + 구프 + 구프 커스텀해서 킷 값만으로 20만원의 지출이 생겼습니다. 시작부터 돈이 엄청 들어가는 킷!
이제 마음을 가다듬고 만들기를 시작합니다. 문제였던 머리가 설명서와 아주 잘 맞습니다. 근데 사이즈가 안 맞습니다.(!?)
레진의 경우 굳어지면서 수축으로 인해 1~5% 정도의 오차가 발생을 합니다. 그런데 제가 구한건 리캐 제품이라 그 수축률에 추가로 1~5%의 오차가 또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다이 킷과의 조립이 순조롭지 안더라구요. 왜 레진 킷이 제일 처음 성형된 제품이 인기가 좋은지 알게 되더군요.
머릴 만들다가 조금 지치길래 사람을 먼저 도색했습니다.
다 하고 생각 났는데 설명서 색은 지온병사 색.....하하하하하하
노리스의 파일럿복장은 다른 색이라 다시 도색을 합니다. 역시 멍청하면 몸이 고생합니다. 옛 어르신들은 이걸 어찌 알았을까요? 옛 어른들도 멍ㅊ..
슬슬 하나 둘 색을 입히고 조립이 가능하도록 재 정비를 합니다.
데칼은 동봉된 데칼은 사용하지 않고 델X데칼의 구프커스텀을 구매해서 따로 붙이고 추가로 코션 데칼과 지온데칼을 사용했습니다.
야만전사라는 주제를 잊으면 안되니까 일단 음영도색으로 방향을 잡고 적은 양으로 치핑과 드라이 브러싱을 했습니다.
통짜인 백팩도 여기 저기 색을 나눠주고 오렌지는 컬러 포인트로 사용을 했습니다. 백팩에 쓰도록 메탈버니어가 들어가 있었지만 수축의 문제인지 아님 제조사의 착오인지
아예 결합이 안됩니다. 징징거리는 찰나 공방 동생이 메탈 버니어 한쌍을 제공해줘 수월하게 작업이 가능했습니다.
선물받은 부분이라 그냥 조립하긴 밋밋해서 버닝팁 도색을 해주었습니다....만 깊숙히 들어가는 파츠다 보니 거의 가려집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다듬다 보니 얇게 만들어 넣은 디테일이 죄다 깨져 있습니다.(좌) 그래서 프라판을 적당히 잘라서 붙여주었습니다.(우)
파손 부위는 복구가 되었으니 일단 기본 밑색을 깔고 색분할을 위해 마스킹을 시작합니다. 명암 도색을 한거라 사진을 따로 찍어 두었는데 사라졌네요
많은 양의 마스킹테잎을 썼지만 하나더 남았습니다. 인내하고 인내하며 마스킹을 합니다.
그리고 완성된 색분할이 이쁩니다. 제가 원하던 대로 나왔습니다.미스난 곳이 없이 잘 되어서 너무 좋습니다.
데칼 작업과 워싱 작업을 위해 유광 클리어를 한 번 올리고 작업을 합니다.
메탈 파츠로 되어 있는 어깨의 원뿔 스파이크와 레진으로 되어 있는 휘어진 스파이크를 달아주면 어깨 부위 완성! 메인 바디 색과 같은 것으로 했지만 뭔가 심심함이 있어
보라색 계열로 바꾸어 조금더 야만(?)스러운 느낌이 나도록 했습니다.
드디어 두쪽 다 완성!!! 휘어진 뿔 장갑을 보면 저는 몬헌의 디아셋만 생각이 납니다.
마스킹 작업 때문에 중간중간 시간이 남기 때문에 그 사이엔 바디를 만들어 줍니다. 바디를 만들면서 프레임을 색분할 하면서 도색도 하고 사진도 찍었는데
사진은 날아가고 프레임은 제대로 끼울 수가 없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갈아 냈습니다. 레진 컨버전 킷을 만드시는 분들이 왜 프레임에 시간 투자를 안하는지 알게됐죠
가조립을 해보니 어깨 스파이크가 바디와 간섭이 일어나기 때문에 어깨 관절은 1mm 정도 늘렸습니다.
팔도 완성. 팔쪽은 대체적으로 조립은 쉬웠지만 그래도 깍아주거나 해야하는 곳이 많습니다. 역시 사진이 죄다 날아가는 턱에 제작기에 쓸만한 사진이 없네요.
작업의 후반부에 들어 왔는데 진짜 다리는 만들면서 계속 욕이 나왔습니다. 구커의 남성적이미지를 살려주는 다리에서 엄청 고생을 했는데
프레임을 뜯기전 사진이 없어서 바로 비교가 어렵기는 하지만 저 빨간 박스 안에 있는 것들을 죄다 드러내야만 조립이 가능했습니다. 하...
오른쪽 부분이 수축으로 인해 아예 맞지 않습니다. 프레임을 자르고 깎고를 해봐도 답이 없길래 왼쪽의 박스처럼 상당을 잘라 파츠를 분리해 줍니다.
뒤쪽도 상당히 안 맞기 때문에 갈고 자르고 반복을 하며 최대한 오차를 줄여 봅니다.
소체의 마지막인 스커트를 조립하는 좌우로 끼워야 하는 파츠인데 한쪽은 반다이 킷을 한쪽은 레인을 끼우게 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맞을리가 없고 빨간색 부분 전부가 오차입니다. 그냥 순접하고 남는 부분은 전부 잘라 버립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소체. 파란색 부분은 투톤으로 조색해서 색을 나눴는데 색분할이 크게 눈에 띄지는 않네요.
이제 구프 커스텀의 아이덴티티인 실드 개틀링을 만들어야 합니다. 건담에서 나오는 무기중에 히트호크는 너무 식상했고 마초적인 분위기를 살리기엔 딱인 무기였기에
소체의 실루엣과 더불어 캐릭터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실드 개틀링이었습니다.
손목쪽에 달려있는 그레네이드인데 아.... 파팅라인이 어마어마합니다. 각종 사포를 동원해서 다듬어 보았지만 헛수고로 돌아 갔습니다.
과감히 잘라 다듬어 보기로 합니다.
잘못된 부분에 퍼티를 바르고 메꾸고해서 갈려 봅니다.
손으로 갈면 불편하고 고르게 안되니까 황동선을 미리 박고 드릴로 돌려서 사포지를 해봅니다. 오 선도 면도 찹 좋습니다.하고 싶지만...
중심축이 틀어져 제 멋대로의 원통이 되었습니다. 저는 원통합니다. 인제 못 살겠습니다.(나는 12사다...ㄴ..)
결국은 구프 커스텀의 무기파츠를 가지고 옵니다. 제가 이럴 줄 알고 구프 커스텀 산겁니다. 멍청해서 그런게 아니란 말입니다.
골다공증 부위는 런너들을 잘라서 막고 순접을 부어서 채워줍니다. 퍼티가 있지만 기다리는게 싫어요 빨리 눈 앞에서 치워 버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반다이 구프 커스텀의 무기파츠는 심심하기 때문에 3미리쯤 되는 러너를 잘라서 안을 파줍니다. 그리고 길이에 맞춰 자른 후에
파츠 안쪽에 붙여주면 조금은 있어보이는 그레네이드가 생성이 됩니다. 가장 중심에는 헤드발칸 메탈 파츠를 붙여주면 아주 좋은 디테일이 될 겁니다.
그렇게 그레네이드를 만들고나면 멋지게 실드개틀링이 완성됩니다!
진짜 열심히 만들면서 사진도 찍고 했는데 싸그리 없어졌습니다. 사진 몇 장으로 보셨지만 작년 12월에 킷구매를 시작해서 올 7월에 마무리가 된터라...
사진 유실이 너무 심하네요. 그렇게 완성후 친구에게 보여줬는데 친구는 이 아이에게선 야만의 향기를 맡을 수 없었나 봅니다.
반응이 뜨뜨미지근 합니다. 한여름 밖에다 1시간 정도 놔둔 냉면 육수 같은 반응입니다.
그냥 킷만 주긴 뭐해서 베이스를 만들어 봅니다. 디오라마 향 0.00001%를 추가합니다.
원작에서 있던 내용을 생각하며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EZ8 가조를 열심히 찾았지만 아무도 안 팝니다. 그냥 새걸 삽니다.
일단 얘는 좀 맞아야 합니다. 아이나를 데리고 사는 시로가 부럽기 때문에 많이 맞아야 합니다. 아직도 아이나의 목소리를 들으면 심장이 콩닥콩닥 합니다.
술마신 기분입니다.
네 술 한잔 마셨습니다. 디오라마가 잘 안돼도 좋습니다. 아이나 하나만 기억해 주세요.
진심을 다해 맞았습니다.
구도가 별로 일 수도 있습니다.
밤낮으로 고민하고 잡아 보았습니다.
최선을 다 했고 열심히 했습니다. 저의 진심이 느껴지길 바랍니다.
베이스는 이 구도로 정했고 이랬으면 어땠을까하는 마음에 노리스가 시로를 이겨버리는 신을 생각했습니다. 흠집도 못낸 못난이 시로.
베이스로 쓸 아이소 핑크에 핸디코트를 바르고 그 위에 스케치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스팔트 느낌을 위해서 모래를 올려 봅니다.
모래 모양이 뭔가 생각 나길래 잠시 모자이크를 했는데 그럼 더 위험해 지길래 원본 사진으로 대체 합니다.
특정 구도에서 조금 더 강한 느낌이 나게 소실점이 있는 형태로 작업을 했지만 사진 상으로 별 느낌이 없네요.그래도 아스팔트 느낌이 나서 다행이네요.
이렇게 제작기는 끝이고 완성 사진은 따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투 비 컨티뉴!!!(스펠링 몰라서 그런거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