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가장 최근 장식장 -
안녕하세요 몇년간 프라갤(캐릭터모형) 눈팅만 하다가 뭐에 홀린듯 회원가입도 하고 처음으로 글도 써봅니다.
작년부터 제 인생에 많은 변화가 생겼었습니다. 개인적인 일로 집에서 독립하였고 평생을 함께해도 좋을 여자를 만나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문득 제 청춘을 함께했던 건담을 한번 글로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저의 재미없는 이야기 한번 들려주고자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려봅니다.
- 2014년 맨처음 책꽂이에 전시했던 시절 -
2014년, 20살때 저는 처음 건프라를 만들게되었습니다.
우연히 동네 산책 중 건프라 샵을 보았고 어렸을때부터 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마침 돈도 있겠다 싶어서 처음으로 건프라(에일,밴시)를 샀고 너무 재밌었습니다.
그 이후 건담에 제대로 입문해 보고 싶어서 니퍼도 제대로 된걸로 사고 꺼무위키를 통해서 다양한 건담 시리즈가 있다는걸 알게 되었고,
일단 첫 시리즈 작품의 건담부터 모아보자는 생각에 퍼스트건담 시리즈들을 모으게 됐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건프라들은 에일 스트라이크나 밴시 노른같은 멋있는 건담인데, 막상 그당시에는 초기 시리즈를 보니 멋이 안나더라구요.
그땐 몰랐습니다. 우주세기 모빌슈트들이 보면 볼 수록 빨려들어가는 매력이 있다는걸...
-2015년 초반 퍼스트 시리즈 다음으로 모은 제타 시리즈와 유니콘 주역들 -
퍼스트 시리즈를 다 모으고 나서는 제타를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습니다.중간중간 멋있어보여서 샀던 몇몇 건프라 들도 있구요.
제타를 모으면서 점점 우주세기 모빌슈트 디자인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연방쪽의 건담만 예뻣는데 볼수록 지온의 모빌슈트들이 손맛도 좋고 보는 재미도 있더라구요.
- 2015년 21살 군대가기전 제 책상 -
제가 군대가기 몇달 전 제 책상 꼬라지 였습니다.
그때는 뭐가 그렇게 건담이 재밌고 좋았는지, 군대에 가면 사회와 단절된다는 슬픔보다 건담을 못만든다는 생각에 더 슬펐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전 빡빡이가 되었습니다....
- 아마도 2015~ 2016년 휴가때 찍었던 장식장 -
점점 불어나서 제 방의 책꽂이에는 더이상 감당이 안되서 부억장을 점령하게 되었습니다.
군대에 있었을때도 싸지방에서 건담에 대해 공부하느라 바빳던 기억이 납니다.
그당시에 철혈의 오펀스를 한참 방영할 때였고 철혈 건프라가 품질이 좋다해서 한번 만들었었는데
뭔가 건프라가 아니라 로봇을 조립하는 듯(이상하죠 우주세기 건담도 로봇인데 모순적이네요ㅎ)한 느낌에 결국 나중에 다 처분했습니다.
- 증식하는 프라탑-
그 당시 군인 월급이 20만원 남짓으로 기억합니다. 그 쥐꼬리만한 월급 전부를 프라탑을 쌓는데 올인했습니다.
여자친구도 없었고 딱히 돈쓸곳도 없었고 해서 거의 모든 돈을 꼬라박았습니다. 지금 그렇게 하라하면 못합니다;
아무튼 프라탑이 점점 감당이 안되서 어떻게 하지 하다가 박스아트만 오려내서 파일철에 보관하는 식으로 타협하고 프라탑을 허물었했네요..ㅜ
박스가 주는 든든함이 있었는데 어쩔수없는 선택이었던것 같습니다.
-2017년 2월 말년 휴가때 찍은 장식장 + 방에 뒀던 건프라들 -
복귀하고 하루만 자면 군생활이 끝난다는 생각에 뭔가 허무하기도 하고 설렘반 허탈반 하던 중 흩어져있던 건담들 모아서 단체샷이나 한번찍어볼까해서 사진 남겨뒀습니다.
(가운데 있는 슈퍼후미나 티탄즈는 못본걸로 해주세요.)
- 2017년 초중반 제대후 다시 방으로 모이는 건담들-
제대 후 초기에는 부억장에 두다가 뭔가 내방에 안두니 허전한 느낌을 감출 수 없어서
장식장을 살까하다가 학생이 감당하기엔 너무 비싼거 같아서(원하는 장식장 70만원;;) 그냥 전시만 하자는 생각에 책꽂이(개당 7만원)를 추가로 2개 구입했습니다
책꽂이에 책이 없어보이는건 착시 입니다.
- 뜬금없는 배관 누수;; -
그러던 중 뜬금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아래층 주민이 천장에서 물이 샌다고 하더라구요. 그것도 하필 제가 없을때요..
제가 집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제 방의 모든 짐은 다 빠져나와있었고 제 건담들은 부모님의 손에 아무렇게나 박스에 쌓여있었습니다...
이때 생각하면 참.... 정말 혹시라도 기스날까 부품 사라질까 유리장식처럼 소중하게 대했는데
저렇게 대충 쌓아져있는 모습보고 온갖 생각이 다 들었지만 다행히 잃어버린 부품은 없어서 좋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 2018년도 중반 새로 맞춘 조립식 장식장 -
책꽂이에 건담을 장식하기엔 너무 뽄새(?)가 안나기도 했고 점점 더 늘어날거같은데 칸막이 때문에 공간이 부족할거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알바로 번 돈을 장식장 하나 맞추는걸로 정했습니다.
조립식으로 맞췄고 그당시에 약 20만원 정도 들었던거 같은데, 앞에 막아주는게 없어 먼지에는 약하지만 확실히 통일된 맛도 있고 공간도 많이 넓어져 좋았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퍼스트를 중심으로 사진 찍어봤습니다. 이때에는 남은 공간을 빨리 가득 채우고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2019년 장식장-
2018년도 부터 제가 취업준비를 하면서 모으는 속도가 많이 더뎌졌습니다.
퍼스트, 제타, 더블제타, 0083 스타더스트, 0080 주머니속의 전쟁, ms08소대, 샤아의 반란, 유니콘 등 아직 모으고 싶은 시리즈가 많았는데
용돈으로 생활하다보니 건프라 모으는데에 한계가 생기더라구요.
한번씩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으면서도, 괜히 덕질을 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 듬성듬성 빈공간을 메워주고 싶었던 생각이 많이 들었던것 같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2021년 장식장-
올해 초에 찍었던 사진입니다. 큰 변화는 거의 없습니다. 부모님 집에서 나오게 되서 지금은 안본지도 몇달 됐습니다.
결혼을 하게 된다면 신혼집에 데려오고싶은데 집이 좁을거같아 데려오지도 못할거 같고, 휴덕이 길어지는거 같아 안타깝기도 하는 요즘입니다.
유부남이 되고, 애도 낳게 되면 정말 취미생활할 시간이 많이 줄어들거 같아 걱정이 조금 되기도 하는데 그래도 다들 알지 않습니까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ㅎ
반일감정이 격해졌을 때도, 취업준비를 하느라 바빳을 때도, 군대에 갔을 때도 그냥 묵묵히 건담은 그 자리를 지켜줬던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눈에는 그저 플라스틱 모형이겠지만, 저와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여러분들 또한 건담에 대한 애정은 남들이 쉽게 말할 부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새벽감성에 한번 스쳐지나간 7년동안의 취미생활을 간략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2021년 4월 10일 이 글을 쓰는 날 책상 옆에 있는 건담-
제가 2020년 9월 지금의 자취방으로 이사를 왔는데 항상 뭔가 허전해서 건담 하나 둘까 했는데 어쩌다보니 두개가 되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저 칸 전체를 건담으로 채우고 싶었는데 사람이 살다보니 계획되로 다 되지는 않는거 같습니다.
건담에 집중하고 싶어서 개인적인 일들은 안적었는데 살면서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에 가장 많았구요.
어렸을땐 제 자신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견디고 살고있고, 결국 시간 지나 잊으며 산다는것을..
여기에 있는 여러분들도 모두 다양한 삶이 있었고 다양한 우여곡절이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가진 것에 감사하고 잃은 것에 후회하지 않으며 소소한 행복에 즐거워하며 살까합니다.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던것 같습니다. 글솜씨도 없고 연륜도 없는 스물일곱살의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ps.몇년 혹은 수십년 뒤에 이 글을 다시 볼때가 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때 다시 이 글을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사진 엑박만 안뜨길..
건프라에 자신의 삶의 기억이 담겨있다고 생각하시고 건프라 버리지 말고 꼭 함꼐 하셨으면 하네요! 결혼 축하드려요!!
건프라에 자신의 삶의 기억이 담겨있다고 생각하시고 건프라 버리지 말고 꼭 함꼐 하셨으면 하네요! 결혼 축하드려요!!
글 어디에도 결혼했다는 얘기는 없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남에게 지적하기전에 본인부터 좀 돌아봅시다
활동내역은 답을 알고 있지요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말도 없어요. 결혼을 하게 된다면 이라는...글귀만
평생을 함께해도 좋을 여자를 만나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 맨 처음 2번째 줄에 쓰셨네요
멍청이 인가요
애정이 느껴지네요~ 깔끔하게 나열해놓으니 너무 보기 좋네요!
좋아요 10만개
저 콜렉션 수에 개방된 전시면 먼지관리 무지 빡셀것 같네요,
이렇게 사연 있는 스토리 조아..
ㅋㅋㅋ 군대가면서도 건프라 못 만드는 생각에 슬퍼하셨다니 당신은 뼛속까지 건덕입니다.
건프라를 저렇게 까지 모은것도 모자라 결혼할 여자라니..... 대체 뭐하시는 분입니까?!!!
글쓴이가 여자분이셨어요??
건프라는 꼭 신기한게 하시는 분들보면 모델 하나만 있는 경우는 없더라구요. 이렇게 건프라를 계속 하시는 건 역시 작품을 보고 매력을 느껴서 인가요?
건프라보다 나이가 부럽드앙...
북쪽 수령님은 27살에 왕위 계승 하셨지
건프라 핵니아네.....
어우예~
오래하시다보니 지금은 보기 힘든 즈사라든지 메타스도 있네요.
젊으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해 써내린 끝 부분에 공감이 많이 가네요. 잘 읽고 갑니다
( *-*)b
관리 하시기 힘드실 것같아요 ㅠㅠ 혹시 황변 같은 문제도 많이 격으셨나요?
토공포는 ㅇㅈ이지
라떼는 말이야.. 오만원 받고 군대 다녔지...
뭔지는 몰라도 저걸로 제태크도 된다며?
제타 칸에 싸이코건담도 얼른 채우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