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에서 방콕 수완나품 공항으로 갔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치앙마이를 갔던 가장 큰 이유!
부모님께서 치앙마이에서 트래킹을 해보고싶어하셨기 때문입니다.
여행 3일차, 현지에서 알아보고 예약해 둔 로컬여행사의 투어프로그램을 통해 일일트래킹을 체험하고 왔습니다.
2일차 저녁/밤의 사진이 거의 없어서 게시글도 3일차로 바로 건너뛰었는데, 그 이유는 위의 사진으로 말씀드립니다.
치앙마이의 일요시장인 선데이마켓, 꽤 기대했었는데 비때문에 망했쓰요.
카메라는 아예 호텔에 놔두고, 그나마 아이폰으로 몇 장 찍은게 전부입니다.
이번에 저희가 선택했던 무박1일 트래킹 프로그램입니다.
배낭 하나 짊어지고 산 속을 누비는 상상을 했으나, 모두 다양한 체험들이 포함되어있네요.
5개 정도의 여행사를 돌았고, 1인당 THB 1,000 (KRW 33,000) 까지 네고해준 곳이 있어서 거기서 등록했습니다.
좀 더 돌았으면 분명히 더 싸게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부모님께서 덥고 지치셔서 그냥 바로 등록해버렸네요.
출발하기로한 3일차 아침, 썽태우 1대가 호텔 앞에 멈춰섭니다.
당연히 미니밴타고 갈 줄 알았는데, 매연냄새+멀미 크리로 안좋아하는 썽태우가 와서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근데 운좋게도 드라이버가 3명이면 차 앞으로 타라고 해서, 편하게 다녔습니다.
트래킹투어 내내 타고다녔던 썽태우, 물론 택시역할을 하는 영업용 썽태우보다야 낫지만 그래도 불편합니다.
저희 가족 빼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뒤에 탑승.
처음으로 들렸던 무슨 농장같은 곳.
여기서 30분 정도 있었는데, 조그마한 정원 수준이라 별로 볼 것도 없었습니다.
농장에서 빠져나와 또 열심히 차를 타고 달립니다.
드라이버가 엄청 활발(이라 쓰지만 깐족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한 성격이라, 심심하진 않았어요.
운전하면서 강남스타일 틀어놓고 막 엄청 크게 따라부르고 그러면서 갔음.
차에서 내리라고 해서 내렸는데, 똥냄새도 좀 나고 저 멀리 뭐 희끠무래 한 것이 움직이는 것을 보아하니 코끼리타러 왔구나 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갔던 해외여행이었던 방콕/파타야패키지 때 타보기도 했었고,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모든 투어에 다 포함이더라구요.
좀 놀랐던 것이 패키지 때 경험했던 코끼리타기랑 많이 달랐습니다.
패키지 때는 코끼리들이 만들어진 길을 따라 줄지어 이동했었고, 등에 나름 의자 비스무리한 것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코끼리들 몸에 엄청난 흉터들과, 버젓이 여행객이 뒤에 타있는데도 말 안듣는다고 쇠꼬챙이로 때려서 피흘리게 만드는거보고 기겁했었는데..
여기는 나름 그렇게까지 학대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코끼리들 몸에 상처도 없었고, 몽둥이 같은 것도 없이 그냥 말로만 얘기하더라구요.
그리고 물가에서 직원(?)들이 코끼리 목욕시켜주는데 나름 즐거워보였음.
뭐, 진실은 모르는 것이지만요.
아무튼 코끼리등에 탑승해봅니다.
오, 느낌 정말 오묘했습니다.
일단 털이 엄청 굵고 까슬까슬하고, 가죽도 두껍고 거친 느낌인데 그 와중에 귀는 펄럭이지..정말 처음에는 힘들었습니다.
역시 평소에 해볼 수 없는 이런 종류의 경험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즐거운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꺅꺅거리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렇게 코끼리 타고 슬렁슬렁 마실다녀오듯이, 동네 한바퀴를 둘러본 뒤 내렸습니다.
내릴때도 맨몸에서 내리다보니까 되게 힘들었습니다.
우리랑 같이 움직였던 유럽 어디에서 여행온 친구였는데, 아 아주 깝죽거리는 스타일이었음.
분위기는 베어그릴스인데, 까놓면 다 허당.
새총으로 새잡는다고 하다가 자빠지고, 수영하고싶다고 물 근처에서 깝죽거리다가 자빠지고, 코끼리 등에서는 중심못잡아서 애먹고.
그렇게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인솔자가 이동하자고 해서 바로 옆의 건물들로 갔습니다.
이게 좀 대단히 엄청나게 실망이었네요.
투어 설명 들을 때, "프로그램에 고산족방문이 포함되어있다"라고 설명을 들어서 당연히 막 무슨 EBS, KBS 여행프로그램 수준을 생각했어요.
배낭매고 열심히 숲을 헤치며 트래킹하다가 어떤 고산족마을에 들르고, 거기서 고산족들도 만나고 막 그런거 상상하고 있었는데,
이건 뭐 "XX구역 N번째 코끼리체험장 지부" 느낌이었어요.
코끼리체험장 바로 옆에 움막같은 건물 몇개 지어놓고, 여기서 고산족 보라네요.
근데 또 막상 가서 눈으로 보니까 좀 안쓰럽기도한것이 어린 여자아이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저 목에 채우는 저 링같은것도 무게가 상당해서, 여러모로 여자들이 힘들다고하네요.
사진에는 잘 담겼을런지 모르겠으나, 미소가 정말 이뻤던 아이였습니다.
미소를 보고 있자니 괜히 마음이 불편해져서, 판매하고있는 물품 중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수준에서 하나 구매했네요.
암튼 숲속에서 고산족과의 조우를 생각한 제게는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던 부분이었습니다.
잠시 고산족 소녀들을 둘러보고 코끼리농장을 떠나기 직전, 인솔자가 세븐일레븐있다고 필요한 거 있음 사라고해서 가봤더니ㅋㅋ
세븐일레븐이 있기는 있네요.
누가 관광지아니랄까봐 가격은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었음.
암튼 그렇게 차를 타고 이동해서 중간에 래프팅을 하고, 여기서는 폭포를 보러 본격적인 트래킹에 돌입합니다.
비가 많이와서 래프팅 물살도 어마무시했고, 배가 전복되는 등 위험천만해서 정말 재밌었는데 사진을 찍을 길이 없네요.ㅠㅠ
이 친구는 이탈리아에서 온 친구였는데, 래프팅 전복되면서 저를 붙잡아서 같이 물에 빠지고 빠지면서 제 헬멧을 발 뒷꿈치로 내려 찍어버림.ㅋㅋ
해상병529기의 기지를 발휘해서 먼저 보트로 올리면서 밑에서 도와줬더니, 그때부터 완전 추근덕거림.ㅋㅋ
붙잡은거랑 발로 차서 미안하다고 계속 쫓아댕기면서 말거는데,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나중에는 주제가 너무 어려워서 당황스러웠어요.
한국 원화(KRW)에 대해 설명해달라고하고, 한글(자음/모음)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하는데 제 영어실력으로 진짜 머리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안그래도 비때문에 미끄러운데, 새총으로 새잡는다고 깝죽거리다가 몇 번 넘어지신 분은 기념사진 찍어달라고 하기 바쁘시구요.
이번 프로그램에서 제일 재밌었던 부분이었습니다.
코끼리 까지는 서로 좀 서먹서먹했었는데, 래프팅하면서 좀 친해져서 이런저런 얘기 해가면서 산도 오르고.
무엇보다도 '치앙마이 트래킹'하면 사진속에서 볼 수 있었던 산길을 직접 걸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생각했던 것과 달랐던 부분도 많았고, 생각보다 엄청 힘들기도 했지만 즐거웠던 경험이었네요.
부모님께서도 만족하셨구요.
by Canon EOS 450D & iPhone 6S+
수고하셨네요.잘보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