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네번째 임보 아가 고양이들, 작은공, 큰공.
아내가 한국에 들어가 있는 동안 잠깐 쉬었다가 다시 하게 된 임보 활동에 두근두근했습니다.
그렇게 데려오게 된, 까맣고 하얀 고양이들 이야기.
이젠 늘 그렇듯 태어난지 2주도 정도 될까 말까한, 아직 제대로 보거나 듣지도 못하고 너무나 작아 이게 고양이가 맞나 싶을 정도의 녀석들이 또 우리 집에 왔습니다.
흔치 않게 몸집이 상대적으로 컸던 여자 아이의 얼굴이 찌리리공...같은 느낌이 들어서 '큰공'으로 불리게 되었고, 작았던 남자 아이는 자연스레 '작은공'이 되었습니다.
똘망똘망, 작고, 얌전하고, 사랑스러웠던 작은공.
주수에 비해 너무 작고 얌전해서, 이번엔 마음 제대로 먹고 이 녀석을 살려내어 제대로 된 고양이로 키워내겠다는 마음을 먹었었습니다.
비슷했던 외모와 느낌의 이전 임보하던 '흑미'라는 녀석이 무지개다리를 건넜었기 때문이었지요.
작은공이가 흑미의 두번째 삶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큰공이.
작은공이와는 달리 몸집도 좋고, 식탐도 어마어마해서 이 녀석은 큰 걱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한동안 작은공에 비해 관심도 덜 받았어서 미안한 마음을 많이 가지곤 했습니다.
너무나 작고, 귀엽고 사랑스런 작은공.
똘망똘망 귀여운 작은공.
며칠을 정말, 정말 힘 내면서 버텨주었지만, 작은공이는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습니다.
이 다음 삶에는 부디 건강한 몸으로 태어나기를.
보고싶은 작은공이.
그간 관심을 덜 받았지만 걱정을 하나도 끼치지 않았던 기특한 큰공이.
무럭무럭 하루가 다르게 컸던 큰공.
엉뚱한 표졍이 너무나 귀여운 큰공이.
어디에 있건 즐겁고
사람에게 안겨있는게 늘 너무 좋았던 큰공이.
맘마를 겁나게 미친듯이 잘 먹어서 우리가 할 일도 딱히 없었습니다.
슬슬 세상에 기어나오기 시작한 큰공.
아가때부터 사람 손을 좋아했습니다.
아마도?
당당한 녀석.
헬로 월드!
구름이에게 밥달라고 불쌍하게 앉아있는 큰공.
그런 큰공이는 이제 무럭무럭 자라나 우유에서 습식 사료를 먹는 고양이로 진화했습니다.
이것은 진화가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우유만 먹고 절대로 습식사료를 먹지 않을 것 같다가, 어느 날 난데없이 갑자기 습식 사료를 먹기 때문이지요.
이젠 바깥에서 돌아다니다가 배변도 알아서 잘 합니다.
알아서 잠도 자구요.
우리집 고양이들과도 친해집니다.
까매서 자연발화할 것 같은데, 꼭 햇빛을 찾아서 눕곤 했습니다.
여전히 작은 큰공이.
큰공이 집을 만들어줬더니 개념없는 커다란 보리가 들어가 자리를 차지하고 큰공이는 작은 말 인형 위에 누워 잡니다.
하도 많이 먹어서 배가 불룩해 쉽게 구르던 공이.
틈새를 좋아해서 다리 사이에 자주 왔습니다.
배 통통
졸린 큰공.
보리랑도 친해지려 하지만, 애가 개념이 없어서 마구 개기다가 털리기 십상입니다.
바람이 살짝 선선해 작은 담요를 덮고 잡니다.
구름이와 너무 친했던 큰공.
우스꽝스러운 녀석.
어쩜 그리 성격이 좋아 다른 고양이들도 다 좋고, 모든 사람들이 다 좋고.
낮잠도 좋아합니다.
사람한테 안겨있는 것도 좋아합니다.
으으 삼중 숟가락...
세상 사이 좋은 녀석들.
일하러 갈 수가 없네요.
티비 보는 공이
이제 많이 커서 갈 때가 되었습니다.
안녕 큰공아.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들.
제일 미안합니다.
신나는 가족사진...
다행스럽게 큰공이는 지인의 지인이 데리고 가서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셋째로 너무나 들이고 싶었던 세상 신나고 사랑으로 가득한 녀석.
보고싶네요.
그러다가 이제 오늘!
열 다섯번째 아가 고양이들을 임보하게 되었습니다.
세 마리의 작은 샴 고양이들.
찐빵, 호빵, 만두.
이 녀석들은 또 어떻게 크게 될지 그저 기대가 됩니다.
다들 건강하기를. 아프지 않기를.
진짜 좋은 일 하시네요~ 고양이들 사진도 예쁘고 가정도 화목해보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사진 하나하나가 다 심쿵하게 만들어요~ 작은공의 수염 너무 멋지구요!!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작은공이가 다시 고양이로 태어나서 잘 지내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은공이.. 짧은 냥생이었지만 행복하게 살다 갔을꺼에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