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보컬로이드 유니 오리지널곡 만들어 봤습니다! 일단 플레이! (+ 유튜브 좋아요/구독/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라고 하기에는 곡 공개 자체는 작년에 했었습니다.
- 이하 제작기(?) -
제목을 보면 대충 감이 오시겠지만, <당신을 위한 이세계행 트럭이 대기 중입니다>는 원래 라이트노벨로 기획했었던 작품입니다.
원래 목표는 이미 단물 쓴물 다 빠진 이세계물 클리셰 비틀기의 비틀기 정도였었는데,
워드 프로세서 기본 양식으로 한 120페이지 정도 쓰고서는 파란 펜을 들고 출력본을 읽다가 깨달았습니다.
... 정말 더럽게 재미 없다는 걸 (한 10페이지 썼을 때 깨달았어야 했는데)
아무튼 그래서 이 작품은 음악으로 방향을 급선회하게 됩니다.
원래 제 꿈은 록 밴드에서 기타 치는 거거든요.
하지만 태생적으로 친구가 없었던 저는(...)
기타를 제외한 모든 트랙을 보컬로이드와 미디와 샘플로 덧발라서 어떻게든 만든 결과물을 공개하게 됩니다.
지금 들어보니 끔찍한 결과물이긴 합니다만 이 링크를 타고 가면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아무튼 그리고 나서는 어떻게든 밴드가 해 보고 싶어서 여기 저기 들쑤시고 다녔었는데,
그러다가 어느 공연장에서 일러스트레이터 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영광스럽게도 콜라보레이션 제의를 받았고
'어차피 공짜니까 손해볼 건 없겠지'하는 생각에 덥썩 물었습니다.
이때가 작년 11월 말이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일러스트 두어 장 그려주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일러스트레이터 님이 놀랍게도 연출안(!)을 들고오셨고,
대충 이 정도에서 말렸어야 했는데 연출안을 보고 흥분한 저는
이것저것 요구사항을 투척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요 등장인물 사마엘쟝
제가 그림에 재능이 없다보니, 일러스트레이터한테 부탁을 하게 되는데요.
보통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잘 나오질 않습니다.
분명 머릿속에 아득하게 이미지가 있는데 말로 표현이 안 되고 일러스트레이터는 혼란에 빠지고...
그런데 딱 제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단 2번 만에 나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영상 만들기가 이제 곧 끝날 줄 알았었는데요...(1)
하지만 영상 콘셉트를 구상하는데 3개월, 연출안이 확정되는데 대략 반 년 정도가 걸렸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영상 만들기가 이제 곧 끝날 줄 알았었는데요...(2)
연출안이 나왔을 때는 '이제 이대로 만들기만 하면 되니까 금방 끝나겠지' 싶었는데,
거짓말 같이 영상 제작 준비 단계에서 2번이나 엎어지고 맙니다. 아흑
...
일러스트레이터 님과 영상제작자 님이 고생을 하고 계시던 가운데,
그림도 못 그리고 영상도 못 만드는 저는 뭘 하고 있었느냐 하면...
죄 없는 사람들을 납치해다가 밴드를 결성했습니다.
밴드 엔젤맄버스터즈는 (천사적 청소부라니 멋있지 않습니까?) <이세계행 트럭> 뮤직비디오 제작 프로젝트랑은 별개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두 프로젝트가 합쳐진 건 영상이 두 번째로 엎어지고, '1주년 기념 고퀄리티 MV 공개!' 계획이 물 건너갔을 때
'이렇게 된 이상 음원도 고퀄리티로 업그레이드 해 보자' 하는 이야기가 나와서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그 음원을 만들어야 할 사람(본인)이 왕초보였던게 문제였죠.
졸지에 밴드 멤버들이 여름 내내 고생을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음원을 다시 만들면서 잡은 콘셉트는
'원곡의 색채를 유지하면서, 부족했던 인간미를 가미해보자!' 였습니다.
우선 드럼에 무지한 작곡가 특유의 말도 안 되는 드럼 패턴을 말이 되게 수정했고요. 이건 드러머가 했습니다.
베이스를 다시 편곡하고 녹음하면서 '그 동안 내가 베이스 소리 나는 기타 리프를 만들고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건 베이시스트가 했습니다.
물론 이게 끝은 아니었습니다만... 자세한 이야기는 언젠가 다른 기회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서 믹싱/마스터링을 제가 했습니다.
저도 어디서 전문적으로 배운 건 아니고 기타 톤 잡던 가락이랑 유튜브에서 주워들은 것들을 바탕으로 마구리 믹싱을 하는데,
개인적으로 축축한 톤이 취향이라 되게 축축하게 만들었고요.
이건 1년 전 공개한 원곡에서도 그렇습니다만, 뭔가 혈액이 끼얹어지는 것 같은 사이키델릭 하면서 뜨뜻축축한 느낌을 내 보고 싶었어요.
그래도 작년 보다는 좀 더 경험치가 쌓여서 에코와 홀 리버브로 뭉개면서도 모든 악기가 또렷하게 잘 들리도록 만들려고 노력은 했습니다. (?!)
...
어떻게든 완성한 고퀄리티가 되고 싶었던 저퀄리티 음원을 넘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영상을 보고서는
원곡자로서 어마어마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그림/영상 모두 재능이 없는지라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맡겼는데,
제가 상상했던 것 보다 엄청나게 대단한 결과물이 나왔거든요.
...
이렇게 하여 완성까지 9개월이 걸린 뮤직비디오가 어제 공개되었습니다.
부족한 곡을 가지고 뭔가 만들어보려고 고생한 일러스트레이터 원두 님, 영상제작자 DEBRIS 님, 밴드 엔젤맄버스터즈의 멤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고요.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노력해서 만든 결과물이니, 부족하나마 좋게 봐주시면 정말로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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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세계행 트럭>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더 많이 진행해보고 싶은데,
미래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스스로를 다잡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뭔가 이렇게 밑줄이 많나요
취소선 수정했습니다.
와 곡 너무 좋은데요? 되게슬프면서 조금 무서운 부분도 있는거 같은데 옳게 감상한게 맞을까요?
좋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손을 떠난 곡이니 감상자가 그렇게 느꼈다면 맞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