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부터 펭수랑 관련된 걸 하나쯤은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것도 저만의 방법으로 해낼 수 있는 걸로 말이죠.
그런데,
이렇게 부산 팬 사인회에 당첨되면서 저는 한 번쯤 시도해보는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무언가를 만들어서 펭수에게 줘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해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액션 피규어였는데, 제 능력의 한계를 고려하면 도저히 실물감 쩔고 입체감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종이를 이용해 평면 피규어를 만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움직이는 펭수에게 가장 필요한 핵심 가동기믹이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더니, 다리의 신축이 바로 그것이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처럼
줄어든 형태의 다리와
늘어난 형태의 다리 구조를 시험삼아 만들어본 다음에
펭수의 본래 체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목업을 대충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위 사진이 다리가 줄어든 평상시의 모습이고,
이쪽이 다리가 늘어난 모습입니다.
전신이 구현된 이 두 목업 사진을 잘 보시면 이 아니라 날개가 몸통과 별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것을 확인하실 수 있으실텐데, 다리의 신축기믹에 이어
날개의 가동 역시 구현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단계에서는 실패했습니다.
상하로 들고내리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회전이 불가능했습니다. 구멍의 크기가 지나치게 작았던 탓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종이라는 약한 재료로
무리하는 것도 좋은 생각 같지는 않아서, 실 제작에 들어갈 때에는 날개와 어깨 관절 사이에 몸통이 위치한 상태에서 날개와 어깨 관절만 접착하는
형태를 취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펭수 1호입니다. 왼쪽 어깨를 뚫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실패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평면 피규어이지만 뒷모습의 구현에도 충실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보시다시피 다리의 신축기믹 뿐만 아니라 날개의 가동기믹 역시 이상 없이 구현해내는 데에 성공하였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헤드폰의 탈부착도 가능하게끔 만들어보았습니다. 어깨를 파먹는 실수만 없었다면 여기서 끝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제가 완성사진만 보여드리게 된 건, 중간중간의 작업 장면을 전혀 촬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2호의 제작은 사실상 1호의 성공여부와 무관하게 무조건적으로 예약이 돼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게 그 2호의 제작과정입니다. 영상에서도 설명하고 있지만 완성된 2호는 이제 펭수가 가지고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