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프팀의 아티스트 KDHcollection입니다.
심프팀이 야인시대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가 물어보시는 분이 많은데,
딱히 그런 건 아니고, 팀원 모두가 야인시대를 재밌게 봐서 그렇습니다 (허허;;
이번에는 야인시대 브금을 만들어봤습니다.
관현악 음악을 만드는 쉽고 재미있는 방법이 있어서 공유하려고 합니다.
위 영상을 지인들한테 들려주고 "이거 뭘로 만들었게?" 했는데
다들 에펠? 로직? 큐베? 하고 갸우뚱하더군요.
"네. 기타프로로 만들었습니다."
"KDH님 요즘 뭐 잘못 잡수셨어요?"
"아뇨, 주말마다 마라탕/햄버거 잘 챙겨먹고 있습니다!"
"..(그러라고 만들어준 툴이 절대 아닐텐데)"
물론 기타프로가 로큰롤+여러 밴드음악 최적화 프로그램이라 그렇지
이런 소리를 만든다고 뭐 특별히 어려운 과정이 있는 게 절대 아닙니다.
예전에 음악 공부할 때 참고자료로 본 여러 클래식 연주 테크닉을
기타프로로 구현해볼 수 있나 하는 생각으로 시도해봤는데
상상 이상으로 노력/시간 대비 가성비가 좋더군요.
서문이 길었으니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디스클레이머 몇 가지:
- 어쨌든 기타프로는 클래식/영화음악 만들라고 개발한 툴이 아닙니다. 전문 작곡 툴로 만진 비싼 가상악기 소리랑 비교했을 때 당연히 깊이있는 소리를 만들지는 못합니다.
- 저는 야인시대 브금 원본 악보나 미디 파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청음한 브금이 원본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습니다.
- 본 매뉴얼은 비음악인 분들이 쉽게 따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으며, 실제 기악 테크닉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방법을 염두에 두고 관현악곡을 작곡하면 실제 연주 결과와의 큰 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위의 음원 또한 모작이기 때문에 제 저작권을 걸진 않겠습니다.
- 본 매뉴얼나 음원은 마음껏 퍼가시되, 출처와 만든사람(KDHcollection)만 잘 표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원본입니다. (3:29부터 나옵니다)
전설 AND 레전드죠.
일단 저는 악기를 이렇게 편성했습니다.
다장조 트럼펫 1
※현실에서 보급률은 내림나장조 트럼펫이 제일 높습니다.
다장조 트럼펫도 많긴 한데 혹여나 현실에서 연주할 것을 염두에 둔다면
만약을 대비하여 내림나장조 트럼펫으로 편성하시기 바랍니다.
프렌치 호른 1
팀파니
심벌
피아노
현악 파트: 바이올린 1~2,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개인적으로 제 귀에는 처음에 나오는 저 금관 소리가
트럼펫 같기도 하고 호른 같기도 해서 같은 음을 연주하게끔 둘 다 넣었습니다.
※물론 현실에서 같은 음을 이렇게 편성하면 소리가 어마무시하게 커지기 때문에
둘 중 하나로 골라주거나 한 파트당 악기 갯수를 줄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금관악기들 실제로 들으면 매우 강력합니다. 귀를 침략하여 파고듭니다.)
일단 첫부분 금관악기 소리부터 들어보겠습니다.
금관악기가 크레센도(점점 더 세게 연주하기)로 긴장되는 상황을 환기해주죠.
↓트럼펫의 크레센도와 데크레센도(점점 약하게 연주하기, '디미누엔도'라고도 합니다):
(1분 39초부터)
↓프렌치 호른의 크레센도와 데크레센도:
(1분 15초부터)
이런 소리를 참고삼아서
이렇게 표기했습니다.
※프렌치 호른은 대게 바장조로 표기하며, 아래와 같이 실제로 들리는 소리보다 5도 높게 표기합니다.
물론 실제 음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래는 온음표 하나로 피아노포르테(셌다가 갑자기 여리게)→크레센도로 가야 하는데
기타프로의 한계를 생각해서 일부러 중간에 약해지는 부분을 한번 끊어줬습니다.
기타프로 오래 만져본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내장된 오케스트라 악기들 대부분...도 아니고 아예 모두가
그냥 이대로 연주하면 매우 딱딱한 미디 소리가 납니다.
게다가 오케스트라 악기들은 페이드인과 같은 큰 크레센도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렉기타 트랙을 만들어줍니다.
??????????????????????????? 띠용... 도대체 왜????
일렉기타가 무음에서 페이드인되는 크레센도를 지원하기 때문이죠.
자세한 내용은 따라해보시면 목격하실 수 있을 겁니다.
트랙을 만들었으면 옥타브 트랜지션(이조/전조)을 동일 옥타브로 맞춰주시고,
음원을 "트럼펫 앙상블Trumpet Ensemble" 또는
"프렌치 호른 앙상블French horn Ensemble"로 바꿔줍니다.
앰프랑 이펙트는 모두 삭제해주시고요,
그래픽 이퀼라이저는 취향따라 놔두셔도 됩니다.
만든 트랙에 아까 표기한 음표를 복붙해주시고,
긴 음표에 페이드인을 넣어주시고 재생해보시면
기적적으로 트럼펫, 호른이
페이드인을 시전합니다!!!!!!
※실제 오케스트라에서는 페이드인도 모두 크레센도라고 말합니다.
다만 셈여림이 ppppp < ffffff등으로 표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저 트랙에 리버브를 넣어주겠습니다.
단순히 리버브나 딜레이를 많이 넣는다고 쟤네들이
"아니 미디스러운" 소리를 내진 않는다는 것은
여러분도 충분히 체감하고 계실텐데요, 그래서 꿀팁을 알려드립니다.
주요 이펙트 이름이 기타프로6과 똑같다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기능도 비슷하더군요.
여튼, 트랙에 아주 짧은 Ambience리버브를 넣어줍니다.
시간Time을 아주 짧게 줄여주시고,
원음Dry를 0으로 줄여주시고,
울림Wet를 최대로 늘려주시고 재생해보시면
각 음표 앞부분에 저 시간Time만큼 페이드인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
이걸 이용해서 각 음표가 부드럽게 시작하게끔 만들 수 있습니다.
부드럽게 시작하는 정도도 시간Time이나 원음Dry으로 조절 가능합니다.
그러고 나서 Studio 리버브를 넣어줍니다.
Wet은 늘려주시고,
Colour랑 Decay는 조금 줄여주세요.
방금 앰비언스 리버브가 부드러운 시작을 만든다면
이 스튜디오 리버브는 악기의 자연스러운 바디(?)감을 만들어줍니다.
(무슨 와인 커피도 아니고 바디;;)
(물론 원래 이러라고 만든 리버브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제 큰 공간에서 울리는 효과를 위해
Theater 리버브를 넣어줍니다.
제 개인적 취향으로는 이정도 다이얼이 좋은데, 여기서부터는
개개인의 취향에 맡기겠습니다.
다른 금관 트랙에도 똑같이 적용해주시면 됩니다.
그 다음엔 스트링입니다.
기타프로 6에는 솔로/앙상블만 구분해주던데
기타프로7은 여러가지 모드를 지원해주더군요.
저는 여기서 영화 앙상블을 선택하겠습니다.
물론 이걸 그대로 연주하면 당연히 관현악 소리가 안 날 거고,
이번에는 앰비언트 리버브를 스튜디오 바꿔서 좀 더 긴 간격으로 부드럽게 시작해줍니다.
Dry는 0, Wet과 Time은 최대,
나머지는 개인 취향대로 조절해주시면 됩니다.
여기서 콘서트 리버브도 만져줍시다.
Dry는 다는 아니지만 아주 작게,
Wet은 늘려주시고 Time은 조금 줄여주시고,
나머지는 취향에 따라 조절하면 아주 감쪽같은 스트링이 완성됩니다.
첼로/콘트라베이스의 경우 이펙트 세팅이 조금 다른데,
리버브만 바이올린 트랙처럼 맞춰주셔도 충분합니다.
다음은 피아노입니다.
원래 제대로 사보하려면 이렇게 왼손-오른손을 중구난방으로 표기하면 안 되지만
저희의 목표는 사운드라서 조금 불편해도 그냥 쓰기로 하겠습니다.
피아노는 이렇게 기본 세팅에 스튜디오+콘서트 리버브 하나씩 넣어주기만 해도
어느 정도 바디감와 그럴듯한 울림이 생깁니다.
이후로는 Colour나 Decay를 조정해서 취향에 맞는 디테일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심벌즈!
원래 저렇게 스스스스스슥 커지는 심벌즈는
이렇게 트레몰로(일정한 간격으로 반복 연주) + 크레센도로 표기합니다.
그러나 기타프로에서는 눈곱만큼도 통하지 않죠.
그래서...
일단 드럼세트 트랙을 만들어줍니다.
????설마 크래시 심벌을 오케스트라 심벌로 쓸 건가요?
네. 그걸로 쓸 겁니다.
이렇게 퍼커션 리버브를 콘서트로 바꿔주시고,
스플레시와 크래시 하이를 같이 연주해주면 그럴듯한 소리가 납니다.
그러나 이건 짠! 치는 심벌을 위한 트랙이고,
리버스 심벌을 위한 드럼세트 트랙을 하나 더 추가해줍니다.
크래시 하이 심벌을 64분음표로 도배해주시고,
마지막 음표만 포르테(f)혹은 포르티시모(ff)로 설정해주시고
나머지 음표를 모두 피아니시시모(ppp)로 설정한 다음
마지막 전 음표까지 크레센도를 걸어줍니다.
그다음 각 음표를 부드럽게 시작하기 위해 퍼커션 리버브를 조정해줍니다.
마찬가지로 Dry를 없애주시고 Wet를 최대로 늘린 다음
콘서트 리버브를 넣어주시면 부드럽게 페이드인되는 리버브 심벌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팀파니도 원래는 이렇게 롤(Roll, 두구두구두구두구 굴리는 소리)을 표기하나,
기타프로에서는 위의 심벌처럼 64분음표를 쓰면 됩니다.
다행히도 이번 브금은 팀파니 롤이 없어서
그냥 "둥둥둥"만 표기해주시면 됩니다.
원래 정석대로라면 저 ( )표시된 여리게 치는 표시를 쓰지 않고
반대로 전체 셈여림을 여리게 한 다음
( )가 없는 음표들에게 악센트(>, 해당 음표만 강조하기)를 넣어서 세게 치게끔 표기합니다.
참고로 기타프로6에서는 팀파니 연주할 때
저 낮은음자리표를 한옥타브 낮춰서 연주하게 해주시고,
기타프로 7에서는
이렇게 "동일 옥타브"로 설정해주셔야 맞는 팀파니 음이 나옵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그렇네요.)
여기까지 본 브금에 필요한 악기 세팅이였습니다.
그 외의 악기들도 기타트랙, 리버브를 이용한 꼼수를 잘 이용하면
리얼한 오케스트라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다음엔 또 다른 음악 테크닉 DIY로 뵙겠습니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유튜브 채널도 구경해보세요!!
헐... 이게 진짜 기타프로로 나온 소리인가요? 소리를 분석하고 만드시는데 조예가 깊으시네요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