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를만들었습니다.
예. 3D 프린터로 뭔가를 만든 게 아니라 3D 프린터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부터 3D 프린터를 만들 계획은 없었습니다.
기존에 없만갤에 능력자분들 글을 보고 3D프린터를 하나 장만해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대학교 1학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입대가 3월 9일로 정해져서
입대 전에 뭐라도 하나 하고 들어가고 싶어서
평범하게 조립식으로 Ender3나 Ender5 같은 거를 사서 장만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너무 재미가 없잖아요? 그리고 3D 프린터 자료를 찾아보다
한 책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가끔3D 프린팅에 이제 막 입문하는 사람들이 프린터를 직접 만들어 보겠다는 야심을 불태우는 경우가 있다.
물론 자신만의 프린터를 가진다는 것은 매력적이고멋진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3D프린터, 아니 어떤 기계가 되었든지 그것을 직접 만든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어렵고 힘든여정이다.’
그 글귀를 보고 이왕 이렇게 된 거 까짓거 한번 만들어보자
해서 이렇게 된 겁니다.
물론 만들고 바로 입대해서
이 글은 2019년부터 2020년 3월까지의일들을 지금에서야 올리는 겁니다.
원래 휴가 나와서 올리려 했는데 1년 동안 귀찮아서 안 올리던 거
이번에 휴가 좀 길게 나와서 그동안 안썼던 글을 쓰는 겁니다.
3D 프린터를만들겠다고 정했으면 어떤 형식의 3D 프린터를 만들지 정해야 합니다.
우선 3D프린터 종류에는 대충 이러한 것들이 있습니다.
일단 저는 3D 프린터를 하나 만들어 놓고 다른 종류의 프린터도 언젠가는 제작할 계획이라
무난한 FDM방식의 3D 프린터를 선택했습니다.
3D 프린터의방식을 골랐으면 이제 형태를 정해줘야 합니다.
크게 델타 방식과 멘델 방식, Core-XY방식이 있습니다.
저는 훗날 자취방에 갖다 놓을 생각이라공간 활용도가 가장 좋은 Core-XY 방식을 고르기로 했습니다.
이제 이 조건을 가지고 설계도를 검색해봅시다.
예? 설계부터직접 하는 거 아니었냐고요?
죄송합니다. 그건 너무 귀찮았습니다.
아무튼,인터넷에 검색해보니 SCOTT_3D라는 사람이 만든 HyperCubeEvolution이라는 설계도가 가장 무난한 것 같습니다.
(https://www.thingiverse.com/thing:2254103)
이제 설계도가 정해졌으니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얻고
부품을 주문해 봅시다.
결과적으로 나온 주문표입니다.
모든 부품은 인터넷으로 주문했고,
여기에 없는 추가적인 지출도 조금 있었습니다.
그래도 예상했던 정도의 가격이라서 다행이었습니다.
물건을 시켰으니 이제부터 3월 9일까지 완성시켜야 합니다.
12월28일 다량의 소포가 도착했습니다.
3030알루미늄 프로파일과 브래킷, 나사 등이 들어있습니다.
필요한 나사 종류가 다양합니다. 여기서 필요한 나사가 몇 개 모자라서 나중에 따로 시켰습니다.
미리 넉넉하게 시킬 걸 그랬습니다.
이제
조립을
하면
됩니다.
완성된 건 창고에 짱박아 둡시다.
계절학기를 듣고 있기 때문이죠.
이때가 2019년12월 28~29일입니다.
프레임만 만들었지만 왠지 느낌이 있습니다.
라고 생각하고 귀찮아서 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입대 한 달 전인 2020년 2월 1일에 부랴부랴부품을 준비합니다.
3D 프린터를만들려면 3D 프린터로 만든 부품들이 필요했는데, 집에 3D 프린터가 없어서
동아리 3D프린터를 빌립니다.
처음 레이어가 잘 안착하는 걸 보고 자취방에갔다 온 다음
이런 기적 같은 광경을 목격합니다.
첫 레이어만 안착이 됐고 다음 레이어부터뒤로 밀려난 모습입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나 봤더니
이렇게 부딪혀서 밀려나는 것이었습니다.
필라멘트 낭비할 뻔했습니다.
2020년2월 10일 집으로 돌아와서 프린트한 부품들을 가지고 3D프린터를 조립합니다.
그 후 조립하면서 필요한 부품들을 주문합니다.
부품이 올 동안 히트베드 납땜을 합니다.
이 부품만 유일하게 납땜이 필요합니다.
납땜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지같이 됐지만그럭저럭 작동합니다.
2020년2월 16일 3D 프린터가그럭저럭 완성이 됐습니다.
선들을 연결하고 프로그램을 조금 만졌습니다. 기존에 나와있는 프로그램인 Marlin1.1.9에서 값만 바꾸는사소한 작업입니다.
처음에 모터 연결선을 반대로 꽂아서 프린터가굉음을 내기도 했습니다.
저렇게 구동이 되는 걸 보고 감격했습니다.
2020년2월 18일 3D프린터를거의 완성했습니다.
케이스를 뭘로 만들까 하고 고민하다가 집에넘쳐나는 레고로 만들었습니다.
레고가 은근 좋은 게 옆에 저렇게 통풍구멍을 만들기 쉽다는 겁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제대로 만들 예정입니다.
전원부 배선입니다. 컴퓨터에 파워서플라이가 있듯이 3D 프린터에도 SMPS가 있는데
저는 12VSMPS와 24V SMPS를 동시에 쓰는 듀얼 SMPS 구성입니다.
한마디로 파워가 2개.
아직도 제가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는 부분입니다.
보드는 아두이노 메가에 RAMPS1.4보드를 얹은 구성입니다. 얘도 언젠가는 개선 예정.
참고로 필라멘트 거치대도 레고.
잘 작동하긴 하는데, 얘도 나중에 챔버 만들 때 다시 만들 생각입니다.
처음으로 프린팅을 해봅니다.
참고로 프린트하고 있는 물건은 저번에 까먹고 동아리에서 안 뽑은 부품입니다.
다행히 없어도 동작은 해서
제대로 뽑혔습니다.
다음날 그 부품을 장착하고 캘리브레이션큐브를 뽑아 크기를 재봅니다.
다행히 처음부터 제대로 나와서 안심.
2020년2월 23일 3D프린터가완성됐습니다.
입대하기 2주 전입니다.
상단부와 후면부에 드러나 있던 배선을 덮고팬을 달았습니다.
2020년2월 25일 이번에는 3D프린터가 어느 정도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Thingiverse를돌아다니던 중 cushwa라는 사람이 만든 Owl statue 정밀도우선으로 두고 프린트해본 결과입니다.
(https://www.thingiverse.com/thing:18218)
곡선이 부드럽게 뽑힌 데다가 서포터도 잘떨어진 걸 보면 그럭저럭 쓸만한 성능인 것 같습니다.
서포터를 제거한 것을 빼면 따로 후처리는하지 않았습니다.
2020년3월 4일 이번에는 내부에 톱니바퀴가 맞물려 움직이는 물건을뽑아 봤습니다.
Thingiverse사이트를 돌아다니던 중 찾아낸 agepbiz라는 사람이 설계한 Surprise Egg #6 - Tiny Jet Fighter라는 모델입니다.
(https://www.thingiverse.com/thing:2887652)
제대로 프린트되면 양쪽 날개가 맞물려서움직여야 합니다.
다행히 제대로 프린트돼서 정상적으로 움직입니다.
2020년3월 4일 테스트 프린팅을 모두 끝내고 제대로 작동을 한다는게 증명됐습니다.
막무가내로 만든다고 해서 자료 찾고 재료 주문하고
실제로 부품이 온 2019년 12월 28일부터2020년 3월 4일까지
총 67일동안 작업한 3D프린터가 드디어
완성입니다.
이제 이것을 가지고 재밌게 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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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8일 아직까지도 창고에 처박혀서 먼지를 맞고 있습니다.
많이 가지고 놀지는 못했지만 만들면서 많은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전역하면 열심히 갖고 놀 예정입니다.
언젠가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린터를 만들어...? 대단하십니다...!!
대단하십니다 중간에 햄버거 브랜드였나 할아버지 보고 엄청 웃었네요 ㅎㅎ
전역하니... 당근마켓을 통해 어디론가 팔려가고 없게 되는데.... ㅋ 대단합니다~ 건강하게 전역하세요 !!
와, 이것도 만들수가 있는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