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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말 뉴욕
다음날 아침엔 일어나서 컬럼비아 대학교와 할렘가 쪽으로 올라가봅니다.
미국 대학교는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했거든요. 친구 인맥을 통해서 컬럼비아 대학 인싸들은 뭘 먹는지 물어봤습니다.
맛집 베이글을 학교 도서관 앞에서 먹으면 인싸인증이라고 해서 해보기로합니다 ㅋㅋ...
컬럼비아 대학교 3-4블럭 전에 있는 베이글 맛집 가게입니다.
아침부터 가게 밖까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베이글이 나오는데 오래 걸리진 않아서 조금만 참으면 됩니다만, 안에서 먹을 자리는 거의 없습니다.
이 가게의 특징은 바로 안에서 직접 만드는 베이글입니다.
커다란 솥에서 베이글을 바로 삶은 다음 오븐에 바로 구워서 쉴새없이 빵을 만들어냅니다.
점원이 산처럼 쌓아놓는 베이글과 거기서 뿜어져나오는 고소한 향기가 미칩니다...
주문하면 베이글을 바로 그 자리에서 집어서 반으로 가른다음 원하는 토핑을 가득 채워줍니다.
어제도 먹은 훈제 연어 베이글을 하나 시키고
여긴 특이하게 파맛 크림치즈와 잘게 다진 훈제연어를 섞은 스프레드가 메뉴에 있습니다.
친구가 강력 추천해서 의심스러워하며 먹어봅니다.
(왠지 얘가 생각났음)
컬럼비아 대학교 캠퍼스 안으로 들어온 후, 인싸들이 밥을 먹는다는 도서관 계단에 앉아서 베이글을 먹어봅니다.
사진에는 연어 조각이 안보이는데, 꽤 많이 들어있구요.
무엇보다 파맛 크림치즈가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느끼함은 잡아주고 고소함만 남기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베이글을 직접 만들어서 그런지 어제먹는 베이글보다 훨씬 쫄깃합니다.
맛나게 샌드위치를 먹고있으니 투어 온 미국 고등학생 애들이 인싸 재학생 인줄 알고 학교에 대해서 물어보더라구요;
여기 안 다닌다고하니 좀 뻘줌했습니다.
로댕 작품이 학교 안에 있더군요. 천조국의 파워를 다시 한번 느낍니다.
학교 구석구석을 본 후, 캠퍼스를 나와서 윗쪽 공원을 지나 할렘가로 진입합니다.
이제는 동네가 많이 정비되어서 꽤나 깔끔하고, 아래쪽 할렘은 흑인들만 살지도 않더라구요.
Amy Ruth's 라는 아메리칸 소울푸드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가봅니다.
흑인들의 소울을 느낄 수 있는 어메리칸 프라-덱 치킨을 맛보겠습니다.
메뉴판 이름이 특이한데요. 유명 흑인들의 이름이 대부분 입니다.
버락 오바마나 루다크리스, 마틴 루터킹 등;
저는 레기 해리스라는 남부식 허니 프라이드 치킨을 시킵니다.(레기 해리스라는 분도 흑인 포크가수임)
사이드로 매쉬포테이토와 스트링 빈스를 추가합니다. 닭이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한 조각이 한국 치킨 3조각 정도 됩니다. 사이드 메뉴도 양이 많구요.
양념이 짭쪼롭하고 달달한 맛이 모두 느껴지는 허니소스인데요. 한국에서도 최근 이런 소스가 많이 보여서 어색하지 않습니다.
치킨은 한 입 베어무니 '마, 이런게 프라이드 치킨이다! 무봐라!' 라고 튀김옷이 저에게 말을 하는듯 합니다...
한국 치킨보다 훨씬 크고 살이 꽉 찬 닭을 크게 토막내서 바싹 튀겨낸 탓인지 한국 치킨에 비해 식감이 훨씬 터프합니다.
베이글 먹은지 얼마안되서 걱정했는데 치킨은 뼈까지 긁어먹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맛이 좀 달달합니다. 치킨 뿐 아니라 할렘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맥주(슈가힐)도 달아요.
흑인들이 이런 맛을 좋아하나봅니다. 후식으로 엄청 찐해보이는 브라우니도 판매하는데 먹으면 당뇨가 올 것 같았습니다.
이건 친구가 시킨 메뉴에서 나온 사이드 입니다.
옥수수와 저 위의 튀긴건 이름은 잘 기억안나는데 작은 토란을 튀긴 맛 입니다. 먹을만 합니다.
친구는 무슨 옥수수 죽에 새우가 들어간 메뉴를 시켰습니다.
Shrimp and Grits 라는 메뉴였는데,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배터지게 먹고 할렘가를 쭈욱 구경합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거리에 흑인들 밖에 안 보이더라구요.
동네 구멍가게만 들어가봐도 분위기가 다른게 느껴집니다.
뭔가 냉장고가 옛날 한국 구멍가게를 생각나게 하네요.
할렘 동네를 구석구석 구경합니다. 어느정도 들어가니 아시아인은 저랑 친구 밖에 안 보일 정도입니다;
물론 행인들이 딱히 신경쓰거나 말을 걸지도 않으니 걱정할건 없습니다.
지나가는 할렘 교회에 붙어있는 공격적인 문구 ㄷㄷ...
"인종차별자 호모 백인들이 저지르는 흑인 문화와 할렘가 전통에 대한 탄압을 막자! 저항군에 가입하라!"
이렇게 좀 공격적인 흑인 교회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날은 유로파컵 결승전을 보러 스포츠 펍에 가봤습니다.
친구가 아스날 팬이라 공식 아스날 팬클럽 바에 가서 경기를 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람이 너무 꽉꽉 차서 근처의 다른 펍에 가서 경기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아스날은 첼시한테 4-1로 개털렸습니다.
빡친 영국 훌리건들은 역시 상욕을 잘하더군요. 분위기 후덜덜...
경기가 끝나고 아까 못 들어가본 아스날 공식 펍에 다시 가봅니다.
역시 분위기가 구립니다.
빡친 친구 얼굴은 자체 검열합니다.
다음 날은 여행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출국이라...
미드타운 지역과 브루클린 쪽을 가보기로 합니다. 그리니치 빌리지 쪽은 오후에 들렀구요.
천조국의 힘이 느껴지는 건물을 마주합니다.
바로 트럼프 타워-!
여기서 도람푸가 회담도 많이하고 그래서 경비가 아주 삼업합니다. 무장 경찰이 행인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내부가 궁금해서 한번 들어가봅니다.
일단 들어가면 무조건 가방을 엑스레이 검사 해야합니다. 경비가 장난이 아니에요.
내부는 트럼프 취향이 드러나는 번쩍거리는 인테리어를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안에는 트럼프 굿즈도 팝니다. "Trump Again 2020!" 같은 뱃지도 팔아요.
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는 하나 살까 엄청 고민했습니다(...)
넌 이미 사고싶다
점심은 파이브가이즈와 할랄가이즈를 먹기로 합니다.
뉴욕에 오면 꼭 먹어야하는 음식이죠.
파이브 가이즈 매장에서 주문을해서 포장하구요.
할랄가이즈도 매대에서 포장합니다.
특히 할랄가이즈는 여기저기 짭이 많아서 진퉁(?)인지 잘보고 구입해야합니다.
할랄보이즈 같은게 있어요.
콤보(치킨 + 지로) 플래터입니다.
지로는 케밥 먹을때 나오는 고기 같은거라고 보면 됩니다.(소고기임)
주황색으로 양념 된 밥 + 치킨 + 지로 + 야채 + 빵조각 + 화이트소스 + 핫소스 를 쓰까묵으면 됩니다.
이거 정말 맛있습니다. 생각나서 귀국 후에 강남역 할랄가이즈 찾아가서 먹었어요. 한국 지점은 양념 맛이 좀 연합니다.
가격도 비싸고 소스도 점원이 뿌려줘서 좀 아쉽습니다. 그냥 봉투로 주지.. 헬적화
파이브 가이즈 버거는 친구 말을 빌리자면 "쉐이크 쉑에 비해 뭉쳐놓은 버거 같은 맛" 입니다.
형태도 그렇고 푸짐한 재료를 꽉꽉 뭉쳐놓은거 같아요. 그리고 땅콩 기름으로 튀겨서 감자튀김도 바삭하진 않지만 고소한 풍미가 강합니다.
저는 쉐이크쉑보단 파이브가이즈가 좋았어요. 파이브가이즈가 항상 강조하는게 냉장육인데요. 그만큼 고기 육즙이 진해서 좋았습니다.
이렇게 길거리 벤치에 놓고 다가오는 비둘기들을 물리치며 먹었습니다.
밥을 먹은 후, 브루클린 브릿지를 걸어서 브루클린으로 넘어갔습니다.
필수 인증샷 코스에서 사진도 한 장 남깁니다.
브루클린과 윌리엄스버그 등을 쭈욱 둘러보며 오후를 보냅니다.
늦은 오후 쯤에는 그리니치 빌리지 쪽으로 돌아옵니다. 뉴욕 피자의 정수라는 가게로 향합니다.
Joe's Pizza 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단골이라고 하고
찐따 파커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피터 파커가 알바하는 가게로도 나오죠.
이 가게임(같은 지점인지는 모르겠네요.)
피자를 시키면 가게에서 서서 먹는 형태입니다.
사람들이 취향껏 뿌려먹도록 소스나 마늘가루 같은게 구비되어 있구요.
피자가 자극적이기보다는 담백한 맛입니다.
토마토 소스도 넘치지 않고, 도우도 얇은데 좋은 반죽을 써서 구운 냄새가 솔솔 납니다.
빵만 먹어도 맛있어요. 부담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피자를 먹고 뉴욕에서 가장 가고싶었던 장소를 가봅니다.
딩 디디딩 딩 디딩 딩딩~
보기만해도 인트로가 자동재생 되네요. 시트콤 프렌즈에서 모니카의 집이 있는 곳으로 설정된 건물입니다.
물론 실제 촬영은 세트에서 했지만 이 건물을 찍어서 외부 전경으로 삽입했습니다.
지금도 유명해서 관광객들이 계속 들러서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ㅋㅋ...
이렇게 6일간에 걸친 뉴욕 여행을 마쳤습니다.
친구 덕에 강남뉴욕 간다고 하는데. 정말 재밌고 맛있는것만 골라서 잘 구경했네요.
뉴욕은 다음에도 또 가고 싶습니다!
마지막은 출국전 JFK 공항에서 먹은 쉐이크쉑 버거로 마무리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거진 20년 전쯤에 뉴욕 여행했을때에는 경찰이 100번가 윗쪽 할렘가엔 왠만하면 올라가지 말라고 했었는데.. 이젠 할렘가도 걸어다닐 수 있나보군요..
파맛 크림치즈라는것은 아마 chive 크림치즈를 말씀하시는것같은데 파의 일종이고 미국에서는 흔하고 인기있는 크림치즈 맛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혹시 미국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파이브가이즈는 버지니아에서 시작한것이고 미국내에서는 웬만해서는 어디나 지점이 있습니다. 물론 맛은 추천합니다. 소스도 개인 취향에 따라 넣어먹으면 훌륭합니다.
덩달아 구경 잘 했습니다. 뉴욕은 갈 때마다 새로워요. Amy ruth's 에서 친구가 드신 옥수수 옆의 음식은 fried okra 같아 보입니다? 스프에 넣어서 먹어도 맛있어요. 오늘도 잘 봤어요.
scallion 크림치즈라고 있는데 그거 말씀하시는거일수도요? 파이브가이즈가 버지니아에서 시작한지는 몰랐네요 ㅎㅎ
이제 할렘가도 재개발이 진행되는 중 이라, 아직 위험한 곳은 있지만 많이 깔끔해졌다고 합니다.
덩달아 구경 잘 했습니다. 뉴욕은 갈 때마다 새로워요. Amy ruth's 에서 친구가 드신 옥수수 옆의 음식은 fried okra 같아 보입니다? 스프에 넣어서 먹어도 맛있어요. 오늘도 잘 봤어요.
오, 맞습니다. 프라이드 오크라. 먹을땐 그저그랬는데 보니까 다시 먹고싶어지네요
우측가즈아~
굿굿
저 교회 문구를 보면 참 씁쓸하죠. 인종이던, 종교던, 성정체성이던, 좀 소수자들이 모여서 끼리끼리 도와주면 좋을텐데, 그 내에서도 또 쪼개서 싸우고 서로 헐뜯고 하는것이 현실이니깐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다른 한국 사람들도 '저 깜둥이 새끼봐랔ㅋㅋㅋ' 이런 말을 거리낌 없이 하는둥 좋지 않은 모습을 개인적으로 많이 봤습니다 ㅠ)
파맛 크림치즈라는것은 아마 chive 크림치즈를 말씀하시는것같은데 파의 일종이고 미국에서는 흔하고 인기있는 크림치즈 맛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혹시 미국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파이브가이즈는 버지니아에서 시작한것이고 미국내에서는 웬만해서는 어디나 지점이 있습니다. 물론 맛은 추천합니다. 소스도 개인 취향에 따라 넣어먹으면 훌륭합니다.
루리웹-9876011865
scallion 크림치즈라고 있는데 그거 말씀하시는거일수도요? 파이브가이즈가 버지니아에서 시작한지는 몰랐네요 ㅎㅎ
사진 잘 봤습니다. 이제 농담 그만 하시고 베이글 몸매를 보여주시(퍽...)
거진 20년 전쯤에 뉴욕 여행했을때에는 경찰이 100번가 윗쪽 할렘가엔 왠만하면 올라가지 말라고 했었는데.. 이젠 할렘가도 걸어다닐 수 있나보군요..
이제 할렘가도 재개발이 진행되는 중 이라, 아직 위험한 곳은 있지만 많이 깔끔해졌다고 합니다.
맛있어보이군요.. 저기 필수인증샷이라고 하신곳은.. 혹시 원스어폰어타임 배경이.. 맞나요? ㅎ 잘몰라서 ㅎ
네, 맞습니다. 그 영화 포스터로도 유명하죠.
끝내주네요.. 저도 꼭 저기서 인증샷을 남기고싶군요 ㅠ 앞으로도 좋은 포스팅 먹거리포스팅 해주시길.. 크크
프렌즈 재밌었죠 ㅎㅎㅎ 후속으로 극장판 나올듯 말듯 떡밥만 뿌리더니 안나옴 ㅠㅠ
사진 보니까 또 뉴욕 가고 싶어지네요. 할랄가이즈는 줄이 너무 길어서 옆의 "오리지날 가이즈"에서 먹었는데 짭도 맛있더라고요 ㅋㅋ
jfk 쉑쉑은 얼마전에 갔을때 "유일하게" 아침메뉴를 판매한다고 해서 사먹어봤는데 아직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네요!
유튜브에서 파이브가이즈 치즈버거 리뷰(DAYUM!)를 본 이후로 꼭 먹어보고 싶은데 제발 한국 상륙했으면 좋겠습니다. ㅠ_ㅠ
아... 추억돋네요.. 저는 베이글 가게 커지기 전부터 진짜 ㅠㅠㅠ 스캘리언 크림치즈 베이글이 너무 먹고 싶어요 ㅠㅠ
음식들이 큼지막하고 양도 많아보이는게 좋으네요 ㅎㅎ 한국햄버거는.............아..........ㅎㅎㅎㅎ
Gyro는 양고기로 알고있었는데 소고기인가요? 양고기 별로 안좋아해서 치킨만 시켜먹었었는데
Gyro는 양고기 소고기를 의미하지 않고, 그냥 케밥 고기처럼 빙빙 돌아가며 굽는 고기를 자이로라고 한답니다. 양도 있고 소도 있다고 하더라구여. 그래서 자세히 보면 Gyro(Beef)로 적혀있습니다.
Gyro는 자이로가 아니라 이로라고 읽는거에요
사촌동생이 미국어학연수갔다와서 하는말이 저기가서 먹는거에 주의안하고 넊놓고 있으면 10킬로 찌는건 금방이라던데 진짜네요.
개인적으로 할랄가이즈는 술 거하게 마시고 새벽에 사서 옆 분수대에 앉아 먹는게 진국이라 생각합니다. 뉴욕에서 해장 할랄가이즈 한사발을 한 뒤에 저는 국내 매장이 생긴 이후론 이태원에서나 강남에서도 해장을 할랄가이즈로...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