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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일요일 밤에 글을 올리는 걸 선호하는데 요즘은 주말에 북미 IP가
막히는 경우가 허다해서 글 올릴 타이밍 잡기가 참 애매하네요 ㅠㅠ 오늘은 마침 열렸으니
기분전환도 할 겸 후다닥 글을 써봅니다 헤헿
오늘 소개할 요리는 Jambonnettes de grenouilles à la purée d'ail et au jus de persil라는
무시무시하게 긴 이름을 가진 프랑스의 개구리요리입니다. 네, 프랑스인은 개구리반찬을
먹습니다 웅냠냠. 혹시 영화나 책 같은 매체를 통해 프랑스인들을 개구리라고 비하하는
욕을 들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나는 영화라면 덩케르크에서 프랑스인
탈영병을 프로그라고 욕하던 영국 병사들이네요. 프랑스인을 개구리라는 멸칭으로 부르는
이유 중 하나는 유럽에서 잘 먹지 않는 개구리를 먹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뭐 프랑스인들이
먹는 특이한 식재료는 차고 넘치지만요.
개굴개굴
Jambonnettes de grenouilles à la purée d'ail et au jus de persil 같이 무시무시하게
긴 이름을 가졌지만 직역하자면 그냥 "마늘퓨레와 파슬리소스를 곁들인 개구리다리"
입니다. 많고 많은 레시피가 있었지만 저는 故 베르나르 르와조 셰프의 레시피를
참고했어요.
필요한 재료로 개구리다리, 버터, 마늘 한 통, 파슬리 한 묶음, 우유 2 Tbsp, 밀가루,
소금, 후추 정도로, 재료 자체는 별로 들어가는 게 많지 않습니다.
차이나타운에 놀러갔을 때 개구리다리를 팔길래 사왔더랬죠 ㅎㅎ
이 개구리다리는 베트남에서 왔네요.
캐나다 중부/동부에만 있는 비닐에 들어있는 우유. 처음 토론토로 왔을 때 이걸 보고
컬쳐쇼크를 받았어요.
마늘이 미친듯이 많이 들어간다고 알려진 요리지만 겨우 한 통 들어갑니다.
아무도 마늘로는 한국인을 이길 수 없다능
먼저 마늘을 손질해줍니다. 저때만 해도 저희 애옹이가 캣초딩이었어서 제 손을 많이
할퀴고 물고 뜯고 맛보고 그랬었죠 허허
뀨?
저때는 흰털의 영역이 넓은 날씬냥이었는데, 지금은
전체적으로 고올든한 뚠뚠이가 되었습니다 ㅎㅎ
잘 보면 약간 옆구리에 호랑이무늬도 있어요 >:)
각설하고, 마늘은 그냥 이렇게 까놓기만 하면 됩니다.
파슬리 댕겅
이것도 그냥 반으로 잘라주기만 하면 됩니다.
이걸로 개구리다리 빼고 재료손질이 끝났워오 오홍홍홍
탄탄해 보이는 개구리다리
버터가 많이 필요합니다. 내 맞워오 이건 버터맛으로 먹는 요리여요 오홍홍
마늘퓨레를 만들 때 필요한 우유
먼저 마늘을 찬물에 퐁당
끓였다 식히기를 네 번 반복하는 꽤나 귀찮은 절차입니다.
왜 네 번씩이나 이렇게 귀찮게 식혔다 끓였다 하냐면...
저도 몰라용 그냥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ㅋㅋㅋ
마늘을 익히는 동안 개구리다리를 프렌치 해줍니다.
반으로 댕겅
발목 날리고
종아리살을 분리합니다.
이렇게 뼈에서 살을 삭삭 긁어서 분리하면
프렌치가 완성됩니다. 개구리다리가 작다보니 꽤나 수고로운 작업이었네요.
프렌치를 끝낸 개구리다리와
그로인해 남게 된 종아리살이랑 발목입니다. 저희 애옹이한테 특식으로
쪄줬는데,
퉤에엣
땅에 묻어버리는 시늉을 하길래 그냥 제가 소금 찍어서 먹었습니다 ㅂㄷㅂㄷ
개구리의 별...!
보글보글
쉬이익
이렇게 네 번 식혔다 끓였다를 반복하고 난 뒤의 마늘입니다. 그냥
끓인 마늘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으니 한 번만 익혀도 될 것 같군요.
삶은 마늘을 믹서에 넣고 우유를 부어서
소금간을 살짝 해줍니다.
드르르륵
마늘퓨레 끝입니다. 심플 그 자체죠.
이번에는 파슬리소스를 만들 차례입니다. 먼저 물에 소금간을 해서 끓이면
파슬리잎을 넣었을 때 푸른 색감이 크게 죽지 않습니다.
딱 7분만 삶아주면 되고, 잎을 위주로 사용합니다.
파슬리가 삶아지는 동안 개구리다리에 소금소금
후추후추
대충 간을 해서 물기를 빼줍니다.
7분이 되었워오 오홍홍홍
파슬리는 바로 꺼내서 찬물에 씻어줍니다.
삶은 파슬리 역시 믹서기에 풍덩
소금간을 살짝 한 뒤,
물을 조금 넣어 갈렸을 때의 농도를 조절해줍니다.
드르륵...?
이... 이건...!
어디선가 많이 본 비쥬얼인데...!
치프프
물기가 빠진 개구리다리는 키친타올로 살짝 닦아낸 뒤 밀가루를 쳐발쳐발
옷을 잘 입혀줍니다.
이걸로 튀김준비도 끝
팬을 달구고
버터 구와아악
양이 많으니 녹는 속도도 느립니다. 당연한가?
빠다 웅덩이 완성!
개구리다리를 넣어줍니다.
치이이익
계속 뒤집어주면서 튀기는데, 이거 냄새가 정말 장난 아니더군요.
먹기도 전에 ㅗㅜㅑㅗㅜㅑ
치이이익
치이이이이익
개구리다리가 이 정도로 고오오오올든 해졌을 때
팬에서 꺼내어 키친타올로 기름을 살짝 빼줍니다.
이걸로 조리는 모두 끝이에요 :)
가장 첫 레이어에 다시 한 번 뜨겁게 데운 파슬리소스를 펴서 바르ㄱ...
테치테치테치
가운데에 마늘퓨레를 살짝 올려줍니다.
그리고 이제 다리를 X자로 올려서 JOY를 표하십시오.
파슬리소스를 살짝 덜 넣었어야 플레이팅이 더 예쁘게 나왔을텐데 아쉽네요 ㅠㅠ
개구리다리는 어렸을 때 횟집에서 튀김으로 몇 번 먹어봤지만 서양식으로
먹어보는 것은 처음이라 나름 기대가 됐습니다 ㅎㅎ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일단 칼질할 때 썰리는 느낌은 토끼고기랑 상당히 비슷하네요. 고기 비쥬얼도
닭이랑 상당히 비슷하고
웅냠냠
일단 먹어본 소감은 맛납니다. 마늘퓨레는 버터범벅인 개구리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파슬리는 뭔가 바디감이 있고 좋았어요. 식감은 토끼고기랑 비슷하고 맛도 은근 비슷한데
애옹이 주려고 버터에 튀기지 않고 그냥 삶은 종아리 부위의 경우 약간 조개향이나 해물향
나는 느낌도 있었네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이전에 몇 번 먹었던 걸로는 정확한 맛을
기억하기 힘들었는데 만들어 먹고나니 추억돋는 맛이었습니다 ㅎㅎ 결론은 개구리다리는
결국 동양이든 서양이든 튀기고 봐야 하는가봐요.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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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개구리반찬글을 올려야지 올려야지 하다가 이제야 올리니 뭔가 참 안습하네요 ㅎ...
다음에 올릴 글은 토끼요리가 될 것 같습니다 ;)
오른쪽 베스트 감사합니다 :D
세레브한 유럽요리도 먹었으니
다음번엔 구수한 북미요리로!
제 다리가 그렇게 맛있나요?
쉬익쉬익
서양쪽이 부러운게 버터가 싼거더라고요. 아...버터 왕창 쓰고 싶다!
저도 아주 어릴쩍 황소개구리던가?? 를 뒷다리만 튀겨서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 느낀 맛은 그냥 닭다리 맛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맛있어보이네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개구리 다리 ㄷㄷㄷㄷ 맛이 궁금하네요.
서양쪽이 부러운게 버터가 싼거더라고요. 아...버터 왕창 쓰고 싶다!
버터는 양식에서 빼놓을 수 없으니 매우 싸죠 ㅎㅎ 버터 마시쪙 오홍홍홍
저도 아주 어릴쩍 황소개구리던가?? 를 뒷다리만 튀겨서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 느낀 맛은 그냥 닭다리 맛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맛있어보이네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비린맛을 최대한 잡기 위해서 주로 튀기는 것 같습니다 ㅎㅎ 비릿함만 잡으면 그냥 닭고기맛이니까요 :)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냐옹이 색이 노릇해졌군요 ㅎ 귀엽습니다.
노릇하게 구워졌습니다 ㅋㅋㅋ
버터에 튀긴 개구리다리라니,,,
맛있습니다 ㅎㅎ
서양 마늘은 한국마늘에 비해 매운맛이 많나요?? 꼭 알리오올리오같은거 글 보면 저쪽마늘은 한국마늘보다 향이 더 진해서 좀만넣는다는뎅
제가 모든 종류의 마늘을 먹어본 건 아니라 확언하기는 좀 그렇습니다만, 서양산 마늘향이 강하다기보다는 그냥 한국에서 마늘은 음식에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재료중 하나에다 한국인들이 마늘을 사랑하는 관계로 엄청 먹는 반면 서양에서 마늘은 "향신료" 포지션이라 소위 서양 기준에서 마늘 많이 넣었다고 하는 음식들도 우리 눈에는 별로 안 들어간 것 처럼 보일 뿐인 것 같습니다 ㅎㅎ
제 다리가 그렇게 맛있나요?
내 맞워오 오홍홍홍!
개구리다리가 베트남 거군요. 베트남 여행갔을 때 먹어봤는데 그쪽은 저런 손질 없이 터프하게 토막낸 뒤 야채와 생후추를 넣고 볶아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발목도 다 보였었죠.
언젠가는 베트남식으로도 한 번 만들어 먹어보고 싶긴 합니다 ㅎㅎ
전 중국 광저우 가서 볶음 요리로 먹어봤는데 어릴때 개구리 먹어봐서 그런지 큰 거부감 없이 먹었네요
특이한 음식 전문가세요. 언제나 정성을 다해 만드십니다. 애옹이가 많이 커졌군요 ㅎㅎㅎ
과찬이십니다 ㅎㅎ 애옹이는 많이 먹고 쑥쑥 컷어요 ㅎㅎ
개구리 다리 ㄷㄷㄷㄷ 맛이 궁금하네요.
닭고기랑 흡사한 맛이에요 ㅎㅎ
완성된거만 보면 메추리 요리 같넹
둘 다 아담한 사이즈의 다리를 가졌으니까요 ㅎㅎ
80년대에 한국에서도 우유/두유 를 저렇게 비닐에 넣어서 유통했던 적이 있습니다. 끄트머리를 치아로 뜯고 빨대 꽂아서 마셨어요 (삼각초코우유 말고 저런 식으로요)
90년대에도 있었던 것 같네요 저도 먹어본 것 같아요 :)
치익 치익 프랑스인...
치익 치익
으악 중간에 녹색 생물체가...!
치프픗
쉬익쉬익
ㅠㅠ
왠지 닭고기로도 가능할거 같네요 맛있을듯 집에서 해봐야겠습니다 ㅋㅋ
네, 닭으로도 가능하죠 ㅎㅎ 맛있게 해서 드세요 :)
진짜 개구리 반찬이네요.
내 맞워오 오홍홍홍
브금끔짝이야..... 오른쪽엔 브금이라고 안쓰여있넹
네, 오른쪽 올라갈 때는 표시가 안되더라고요 ㅎㅎ
아주 예전에는 자주 먹었던 추억의 요리.. 특히 탕맛이 끝내줬었는데...
개구리를 자주 드셨군요 ㅎㅎ 개구리탕은 못 먹어봤는데 탕을 끓일 때도 다리만 넣고 끓이나요?
참피짤 올려가지고 비주얼이 정말...운치나 먹는테치!
치프픗
개구리가 하체빌런 이었네요..........ㄷㄷㄷ.....;;
하체가 곧 제 2의 심장이다...!
개구리 다리에 뼈가 있는 걸 오늘 처음 알았네요 ㅋㅋㅋ
연체동물이 아니니까요 ㅎㅎ
삭제된 댓글입니다.
루리웹-2142787606
꺄핫☆
아아징그러워
ㅋㅋㅋㅋ
와 개구리다리... 어렸을적에 황소개구리 식용으로 막 들어왔을즈음에 세가족이 모여서 장작불위 석쇠에 구워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아직도 잊질 못합니다. 너무맛있게먹어서... 제가먹었던기억은 소금후추간만 된거였는데 요리가되니까 더 맛있어보이네요
장작불에 올려서 구워드셨다면 제가 만든 것보다 훨씬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인데요 ㅎㅎ
홍콩 친구 통해서 튀긴 개구리다리 요리를 식당에서 처음 먹어봤었는데 의외로 맛이 괜찮아서 놀랐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론 중국식 뷔페에 가면 한번씩은 먹죠 ㅎㅎ
중국이나 베트남식 개구리다리요리도 맛있겠더군요 ㅎㅎ 언제 기회가 되면 한 번 해먹고 싶어요 :)
이분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요리군요
이분이 재미난 식재료 많이 쓰시는 걸로는 원조급이죠 ㅋㅋㅋㅋ
브금도 좋고 사진도 깔끔하고 중간중간에 참피 개그도 웃기고 기분이 좋아지네요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D
왕눈이와 아로미는 그렇게 한 끼 식사가 되버리고 말았답니다~ 팔 다리가 없어서 이제 피리도 불 수 없겠군요!?
내 맞워오 웅냠냠
퀘벡에 이사하고 얼마 안되서 마트에서 팔길래, 와이프한테 말해서 개구리 처음으로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저 레시피 한번 따라해봐야겠습니다!!
얼마 전 오른쪽으로 가셨던 분이시구군요 ㅎㅎ 아내분께서 퀘벡분이시니 잘 만드실 것 같아요 :D
개구리만 나오구 여우는 안나왔넹...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