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존대어가 한국 사회의 문제를 심화시킨다는 주장은
뭐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사회 현상 문제 제기이니 그러려니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저 글의 논리 구성을 보다보니
한국 사회의 문제를 더 잘 알겠다.
사회를 보는 시각이 극단적임.
사회 문제라는 게 문제와 정답이 딱딱 나올 수 있는 게 절대 아님.
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 현상이 겹쳐 터지는 게 사회 문제라,
A=B처럼 문제 인식에 딱 맞아떨어지는 대안이라는 게 존재할 수 없음.
사형 제도가 좋은 예지.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사형을 당해서
나중에 무죄임이 밝혀져도 다시 살아날 수 없는
억울한 피해자가 나올 수 있기에 폐지를 검토했지만,
뭔 짓을 해도 사형을 당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범죄자들이
잔혹 범죄를 저지르고도 고개 들고 다니는 후안무치한 상황이 벌어지는...
근데 저 글, 다른 사회 현상을 다 부정한 다음에 자기 주장만이 진실이라 주장함.
논술로 보자면 100점임. 자기 주장을 확고하게 다졌으니까.
그러나 사회 현상 분석으로 보자면 20점임. 다른 현상을 부정하는 근거가 너무 편향적임.
개인적으로 저 글에서 수능의 냄새를 맡았다.
모든 문제에는 하나의 답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그래서 글에서도 오직 하나의 답, 온리 원 초즌만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흔적이 보이지.
두 개 이상의 답이라는 걸 생각하지 못함. 모든 현상을 객관식으로 받아들임.
그렇게 따지자면, 한국 교육 방식 또한
한국 사회의 문제를 심화시키는 문제라 볼 수 있겠지.
저런 극단적인 생각을 낳는 글의 근본에, 객관식의 냄새가 짙게 깔려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