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군대를 1사단에서 복무했고
1사단은 존내 최전방부대라서 고라니와 멧돼지 그리고 독수리가 비둘기보다 많은 파주에서 지냈음.
그리고 gp와 gop에 투입되는 사단이지.
이 얘기는 백퍼 내가 경험했던 실화고
누가 무서운 얘기를 해달라고 하면 꼭 해주는 이야기야.
우리 연대는 임진강 담당이었음.
임진강 하류쪽에 임진강에 합류하는 지류가 있고 그 지류 건너편은 북한 땅이고 북한군 초소가 있는지라
거기를 역행해서 간첩이 침투하는가 하고 보는 곳임.
강안경계라고 하지. gop와는 강이냐 산이냐가 다르고 완벽히 실탄근무를 하는 곳이니 크게는 안 다르다고 봐도 됨. 근무요령도 같고... 평지에서 존내 길게 잡으면서 맨날 뜀박질을 하느냐 산에서 무릎계단에서 관절 갈아먹느냐 차이
암튼 그곳에서 후반야 근무를 들어갔던 참이었어.
12시 반쯤 부터 해뜰때까지 밤새 초소에서 헤드라이트 비춰보고 경계서는 게 일임.
근데 늦여름 쯤인데 갑자기 새벽 네시 반에 폭발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거야.
공병여단이 폭발물 해체하던 곳이 근처에 있었고, 좀 멀리에 사격장도 있어서 혹시 그건가도 싶었는데.
너무 소리가 멀고 한 번 밖에 안 들리는 데다가
이 야밤에 사격훈련을? 근데 이건 총소리가 아니라 폭발소리인데?
하고 지통실에 유선 걸어서 사격훈련이 있냐? 어디서 작업중이냐? 하고 물어봤는데 그런 거 전혀 없다는 거임.
부사수랑 나는 분명히 그 폭음을 들었는데 아무도 모르는 거야. 원인도 모르고 그런 소리가 났는지도 모르고
근데 그 소리의 정체는 얼마 안 가서 근무 철수 하고나서 알 수 있었지.
근무철수 하고 탄 반납하느라고 소초 상황실에 갔는데 당직사관들(우리는 중대 중에 3소대만 다른 소초로 빼고 나머지가 다 모여있어서 중대장이나 행보관도 다 같이 있고 그랬음)이 화상회의를 하더라고
그래서 탄약고에 탄박스 넣으면서 내용을 다 주워들었지 알고보니 대략 20km 떨어진 임진강 강안경계 구역 중 25사단 쪽 소초에서 신병이 수류탄을 물고 자ㅡ살을 했던 거였지.
그것도 절대 시키지 말아야 할 걸 시켰다가 자ㅡ살한 거였어 신병들은 원래 적응기간에는 근무에 넣으면 안 되는데. 인원이 후달려서 였는지 받은 첫 날에 바로 근무를 때려넣은 거야. 그것도 소대장이 데리고 다니는 통신병으로.
강안경계는 간부 1명과 통신병 1명이 팀으로 항상 섹터 내를 돌아다니게 되어 있는데. 그것도 통신병은 999k를 메고 약 4~5km 되는 섹터 내를 계속 멤돌아야 하는 거임. 전반야 통신병 따로 후반야 통신병 따로
밤이 긴 겨울엔 중반야라고 하나 더 추가해서.
그리고 매일매일이 행군이라는 현실을 자대전입을 하자마자 겪어야 했던 그 신병은 대뜸 수류탄을 까서 자기 입에 물고 죽어버린거임.
그걸 말리려고 했었을 같이 있던 소대장도 죽었고, 그 신병은 상반신이 깡그리 날아가버렸음.
애초에 자대전입 첫날 실탄을, 그것도 수류탄까지 쥐어서 섹터로 내보냈다는 점에서 장교책임이었지만 아무도 죽은 사람에게 탓을 할 수는 없었지.
그러니 간결하게 말해서 내가 그 날 들었던 폭발 소리는 어느 누군가의 죽음의 순간이었던 것.
얼마나 절망스러웠는지 얼마나 괴로웠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흔적 하나가 예비군도 다 끝나버린 내 마음 속에 아직도 깊게 남아있음.
적어도 그 날 그 고요한 새벽에 나만큼은 그 소리를 들었던 거니까.
귀신? 군대에서 귀신 보는 애들 잘 없더라고 나도 못 봤어. GOP근무하는 동안 갑작스레 오한이 몇 번 씩 온 적은 있는데
하지만 사람 죽은 소식은, 모습은 심심찮게 듣고 볼 수 있었지.
괴담겔로 옮겨주세요.
내 경험담인데?
그래야 더 그럴싸하지!
그럴싸할것도 자시고도 없고 걍 내 경험담 찍 싼 거임. 믿거나 말거나 참고로 나 복무할 때 건너편 초소에서 웬 ㅁㅊㄴ이 월북하겠다고 부표 끌어안고 임진강에 뛰어들었다가 총알 500발 쏴서 죽여버린 사건도 있음.
우우우우.. 좀 소름돋네
... 수류탄 ㅈㅅ 얘기만 들으면, 나 군복무중에 인근부대 군수장교가 살인적인 업무탓에 당직근무중 대대장실에서 수류탄까서 ■■안 사건이 있었는데 그 건에대해 간부들이 나누던 대화가 생각남... 사람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만큼 산산조각이 나 여기저기 피떡이 져있는데 건물 콘크리트엔 그으름과 파편에의해 약간 깨진 조각 외엔 ㅈㄴ 멀쩡하다며... 수류탄 ㅈㄸ 아니라고 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