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권 中
천장을 향했던 얼굴이 옆으로 누워, 엎드린 채 쓰러진 류와 시선을 마주했다.
루벨라이트색 눈과 하늘색 눈이 바로 옆에서 서로를 마주보았다.
"...저거노트는, 요...?"
"사라졌어요... 여기에는, 없습니다..."
붉게 물든 세상에서, 불면 날아갈 것처럼 가느다란 목소리의 조각을 나누었다.
시선을 얽고 있던 벨은 천천히 입가를 살짝 틀어올렸다.
웃음으로도 보이지 않는 웃음을 지었다.
"그럼... 포기한 거네요...우리를."
"...네."
아니다.
포기한 것이 아니라 기회를 노리는 것이리라.
그 괴물은 자신의 손으로 숨통을 끊기 전까지는 류와 벨의 추격을 단념하지 않는다.
몬스터의 집념을 느끼고 있던 류는 그 사실을 잘 알았다.
"이제... 돌아갈 수 있겠네요, 우리..."
벨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모르는 척하며 류에게'거짓말'을 했다.
이로써 지상에 돌아갈 수 있다고.
이 미궁의 어둠을 넘어, 따뜻한 햇살을 받을 수 있다고.
"시르 씨랑,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겠네요..."
이제 지상으로 돌아가기란 절망적이다.
'저거노트'가 있는 한 두 사람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제 37계층에서 탈출할 수 없다.
그것을 알면서도 벨은 착한'거짓말'을 했다.
둘이서 함께 '풍요의 여주인' 문을 지나, 버럭버럭 화를 내는 시르와 점원들과 재회해, 약간 벌을 받은 다음,
다 같이 '아스트레아 파밀리아'를 빼앗겼던 류가 두려워하지 않도록.
이 얼마나 착한 '거짓말'인가.
이 얼마나 행복한 '꿈'인가
류는 웃었다.
눈가에 희미하게 눈물을 맺으며, 안온하게.
"네... 우리는, 돌아갈 수 있지요..."
그러므로 류도 그 '거짓말'에 속아주었다.
어두운 어둠이 내려다보는 가운데, 피웅덩이에 잠겨, 생사의 갈림길에 드러누워 있으면서도, 행복한 '꿈'에 잠겼다.
소년과 요정은 웃음을 나누었다.
"벨..."
"네..."
"...안아, 주겠어요?"
최후의 최후, 그야말로 최후에.
류는 솔직해질 수 있었다.
친구에 대한 마음과 엘프의 긍지, 그런 것들로 계속 뚜껑을 덮어놓았던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었다.
조금 놀란 기척에 이어, 떨리는 소년의 팔이 뻗오았다.
류도 팔을 뻗어 그의 품으로 빨려 들어갔다.
'따뜻해...'
서로 몸을 겹치며, 서로를 안으며, 품속에서 입술에 웃음을 지었다.
온기를 서로 나누면서 눈물을 흘렸다.
세상은 정말로 잔혹하다.
류는 벨만이라도 살았으면 하는데, 던전은 류의 길동무로 그를 떠밀어주었다.
마음이 꺾이고, 재앙에게 희망이 잠식당해버린 류는 이제 저항할 수 없었다.
이 온기를 놓아버릴 수는 없었다.
얼굴을 피투성이 가슴에 비벼댔다. 쇠비린내가 난다. 새하얀 눈의 환영도 보았다. 그 속에 묻힌 채, 지금과 마찬가지로 서로를 끌어안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도.
고개를 들면 아름다운 설원 따위 존재하지 않으며, 그저 류와 벨의 피가 뒤섞여 있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는데, 이런 최후가... 이렇게나 사랑스럽다니.'
류는 그런 생각을 하고 말았다.
류는 지금 누구보다도 소년과 함께 있을 수 있으므로.
누가 뭐라 하더라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으므로.
지금 이 순간만은 자신과 그가 누구보다도 이어져 있노라고.
그것이 기쁘고도 기쁘고 또한 슬퍼서.
행복하고도 행복하고 또한 쓸쓸해서.
류는 눈물을 흘리며 웃었다.
"벨... 조금만, 잘게요..."
무거운 눈꺼풀을 천천히 닫았다.
이것이 영원한 이별이 되려나.
눈을 떴을 때, 그곳은 여전히 어둡고 차가운 현실이며 곁에 있는 온기는 사라진 뒤일까.
아니면 다음에 눈을 떴을 때, 류는 벨과 재회할 수 있을까.
빛의 건너편에 있던 옛 동료들의 곁에서.
"네... 금방, 깨울게요."
벨의 목소리가 류의 도려저나간 귓전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이 온기를 잊지 않도록.
류는 두 손을 가슴에 안고, 갓난아이 같은 자세로 의식을 잃었다.
뭐야 죽은거야?
natsukage
죽진 않고 저 기절한 동안 벨이 보스랑 맞다이 까서 어떻게든 잡을걸..?
뭐야 죽은거야?
안주거
작가 피셜 엘프 진히로인 등극할뻔한 사태....
소설,게임 전부 합해서 엄마,누나 역할이랑 데이트 전부 해본 진히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