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 : 영화 남한산성 中)
전편 :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45618958
1619년 음력 8월 22일 새벽녘, 누르하치의 예허 정벌군은 마침내 예허 동성의 북쪽 성벽을 돌파했다.
후금군은 성벽 안으로 쏟아져 들어가며 자신들을 가로막는 자들을 모조리 처단했다.
예허군은 어떻게든 후금군을 막으려 했으나, 한 차례의 시가전 이후 대열이 붕괴되어 패주했다.
도주하는 예허군이 갈 곳은 단 한 곳 밖에 없었다. 바로 자신들의 집이었다. 그들은 본인들의 집으로 도주하여 몸을 떨며 부디 후금군이 자비를 베풀기를 바래야했다.
후금군은 각개로 도주하는 예허군들을 모조리 잡아 죽이려 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을 저지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그들의 임금인 누르하치였다.
누르하치는 기수들을 시켜 성안에서 교전을 벌이는 후금군에 "항복하고 도주하는 예허군을 죽이지 마라. 민간인들 또한 죽이지 마라."고 지시했다.
당시 후금은 고질적인 인구 및 병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었는데, 이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허의 백성들과 군인들을 최대한 멀쩡히 포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렇기에 누르하치는 자신의 병사들에게 항복하는 이들을 절대 공격치 말 것을 지시한 것이다.
누르하치의 명령으로 인하여, 후금군은 항복하는 자들을 죽이지 않고 우대할 것을 포고했다. 그러자 예허 동성의 백성과 병사들은 앞다투어 후금군에 항복했다.
동성의 예허 군민들이 모두 항복함으로서, 이제 동성에 남은 저항자는 예허 동성의 군주, 버일러 긴타이시와 그 휘하 몇몇 구추와 식솔들 정도였다.
그들은 높은 누대에 고립된 상태에서 후금군에게 "누대에서 내려와 항복하라"는 최후 통첩을 들었다.
긴타이시는 여기에 대해 "누르하치의 아들이자 내 조카인 홍타이지를 이 곳에 데려와라, 그가 온다면 그와 이야기를 하고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홍타이지를 낳은 누르하치의 아내, 예허나라 몽고저저는 긴타이시의 동생이다.)
당시 홍타이지는 동성의 전투에 참여치 않고, 다이샨, 망굴타이, 아민등과 함께 부양구의 예허 서성을 포위중에 있었기에, 누르하치는 사람을 보내어 그를 데려오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