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46014542
명나라에서 태창제가 죽고 천계제가 즉위, 그로 인하여 웅정필의 입지가 불안해지고, 이후 실각할 동안 후금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사실, 명나라의 요동방위체계가 이렇게 변동될 당시 후금도 상당한 내부몸살을 앓고 있었다.
바로 암바 버일러이자 후금 의전 서열 2위, 다이샨과 자친 버일러로서 후금 의전 서열 3위인 아민의 권위가 대폭 실추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어찌 된 일인고 하니, 다이샨의 차남 쇼토와 아민의 동생 자이상궈가 불륜문제를 일으켰고, 그로 인하여 두 사람에 대한 책임자인 다이샨과 아민의 영향력이 실추된 바였다.
이 복잡한 치정사건의 전개과정은 기록이 중간에 소실된 탓에 확실치가 않은데,
결과적으로 누르하치는 쇼토와 자이상궈를 용서하고 포용했고, 그들에 대해 엄벌을 주청했던 다이샨과 아민의 계승권을 오히려 약화시켰다.
쇼토와 자이상궈가 일을 벌인 책임을 다이샨과 아민에게 돌린 것이었다. 이로 인하여 망굴타이와 홍타이지가 치고 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사실, 아민의 계승권 약화와 권위 실추는 문제가 그리 크지 않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명실상부한 2인자, 다이샨의 계승권 약화와 권위 실추였다.
이렇게 누르하치의 신임이 깎여나간 탓에,
다이샨은 이후 한의 계승을 놓고서도 자신이 한의 자리를 계승하면 잡음이 일것을 염려하여 홍타이지에게 자리를 양보할 수밖에 없게되었다.
이 궁내 소동으로 인하여 후금의 궁궐 내부가 요동칠 때에 다른 일도 있었다. 누르하치가 자이퍈에서 사르후로 천도한 것이었다.
사르후는 자이퍈보다 명나라를 향해 진격키가 용이한 곳이었다. 누르하치의 천도는 명나라에 대한 후금의 진격의지를 보여주는 바였다.
누르하치가 사르후로 천도한 뒤 머잖아, 명나라에서 웅정필의 뒤를 이어서 새로운 경략이 부임했다. 그는 원응태였다.
근면성실하고 충직하며, 능력도 인망도 어느정도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경략으로서의 능력은 부족한 인물이었다.
그가 웅정필을 대신하여 경략으로 부임했다는 것은, 곧 명나라의 요동방위선이 흔들림을 의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