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ote.com/ever_blue/n/n16ed7c79b534
성우를 그만뒀다.
저는 센스이 미치루라고 합니다.
나를 알고 있는 인간이 얼마나 될까요.
아마 100명도 안 되겠지...아니 50명도 안 될지도.
성우가 되고자 결심하고 활동을 시작한 게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2013년, 데뷔한 것은 스무살인 2016년.
알고들 있습니까? 일본의 청년층이 꿈을 포기하는 평균연령은 24살.
이유 중 다수는 '내 재능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라고 한다. 이 사실을 안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였고, 갓 성우를 꿈꾸기 시작한 참이었다.
'고작 24살에 포기하다니 아까워!'
당시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이 평균연령을 뛰어넘겠어! 절대로 넘을거야! 계속하면 어떻게든 될 거야'
당시는 젊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었다.
나는 지금 24살.
24살의 벽은 높고, 험하고, 뛰어넘을 수가 없었다.
언제까지고 울지도 못하고 날지도 못하고, 아무짝에도 쓸모 없고, 이도저도 아닌 바로 나. 나는 무언가 의미있는 존재가 된 것일까? 이대로 아무것도 되지 못한채로 끝나버리는 것일까? 그런 자문자답을 수없이 반복했다. 나는 어둡고, 답답하고, 출구가 없는 동굴을 정처 없이 걸었다. 서서히 산소결핍에 빠지는 사실을 외면한채로.
지금으로부터 2년 정도 전 겨울부터 앞으로 나아가면서 '포기할 준비'도 해야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우선 내가 성우를 그만두고자 결심한 이유에 관해서 말하고자 한다. 나같은 밑바닥이 그만두는 것은 극히 흔한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꿈을 포기한 다음의 삶의 비전을 제시하여, 이게 언젠가 나처럼 꿈이 깨져버린 누군가에게 전해져서, 앞으로 향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만두자'
결심한 것은 2020년 1월.
대학 입시 공부중이었다. 근처의 도서관에서 한참 필사적으로 발달심리학의 개념이나 프로세스를 머리에 때려넣고 있었다. 나는 학교에서는 그런대로 괜찮은 성적을 거둔 탓에, 그걸 유지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수업을 쉬고 현장이나 오디션에 가는 나날이 솔직히 힘들었다. 배움이 기회를 한순간이라도 잃어버리는 것이 두려웠고, 또한, 선생님들에게도 죄송스러웠다. 내 본업은 성우니까 현장이나 오디션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은 당연한 것일텐데, 이상한 소리다.
아마 성우가 되고 싶어도 되지 못하는 양성소생이 이런 말을 들으면 '그렇게 싫으면 때려쳐! 나한테 그 기회를 달라고!'라고 화를 낼지도 모른다. 나도 양성소 시절이었다면 화를 냈을거다. 대학과 성우업(예능활동)을 양립하는 사람은 나보다 훨씬 바쁠터인, 잘나가는 사람 중에도 얼마든지 있고, 성적 따위야 그럭저럭 받거나, 아슬아슬하게 졸업할 수 있을 정도만 되어도 괜찮다. 나의 우선순위는 언젠가부터 꼬여버렸다.
하지만 나는 딱히 학업에 전념하고 싶어서 성우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좀 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1)소모전
지쳤다. 지쳤다. 정말 지쳐버렸다.
너는 아무것도 안 했잖아~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깨달아버린 것이다. 이미 소모전이 되어 있는 사실을.
'그만둔다'고 결심했더니 단숨에 편해졌다.
더 이상 갑작스러운 오디션이나 현장 때문에 갑자기 알바를 쉬면서 알바하는 곳에 머리를 숙여댈 필요도 없고, 그렇게 돌발적으로 언제 들어올지 모를 스케줄을 항상, 항상 염두에 두고서 생활할 필요도 없다. 나도 쉬고 싶지는 않다. 생활이 걸려있고, 알바에 갑자기 구멍을 만드는 것은 괴롭다. 하지만 내 압도적인 우선순위는 성우인 것이다. 아무리 알바하는 곳이 일손부족으로 힘이 들건간에, 나한테는 한정된 자리만 준비되어 있는 성우의 세계가 아득히 중요해서, 쉬겠다는 연락을 하게 되는게 알바 전날이 됐건 당일이 됐건 아랑곳 하지 않고, 무슨 일이 있어도 쉬었다. 하지만 무단결근을 한적은 한번도 없다. 그게 내 최선을 다한 성의였다.
그리고 더는 Wikipedia에서 여러 성우를 조사하며 '이 사람은 〇살에 데뷔했으니까 나도 아직 괜찮아'라는 확인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 작업은 대체 뭐였을까. 나랑 그 사람들은 태어난 해도 가정환경도 성격도 소속사무소도 잘하는 연기도 경험도 능력도 모든 것이 다른데, 그저 데뷔한 연령이나 배역을 따낸 연령만 신경썼다. 그런 걸로 안심하거나 질투하거나 불안에 빠지거나 정말로 발전없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무언가 확증이 필요했다. '아직 괜찮아'라는 증거, 보험, 담보가. 그것이 완전히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기대었다.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현재 성우는 독특한 특기・자격증, 악기, 댄스, 외국어...등등 '연기' 이외에도 본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무언가를 많이 요구한다. 부가가치를 붙여서 그 사람의 탤런트로서의 가치(써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상승, 동시에 활동의 폭이 넓어진다. 그건 무척 고마운 일로 예를 들어 악기를 연주할 필요가 있는 작품이라면 처음부터 '악기를 연주할 줄 아는 사람'이 요구되지, '악기를 연주할 수 있게 육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악기'를 '댄스'나 '외국어'로 바꿔도 된다.
젊고, 스케줄을 확보하기 쉽고, 제작사이드가 필요로 하는 특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 이것을 갖추고 있다면 오히려 연기는 기본부터 교육시키자고 마음 먹게 된다. 성우의 능력가치의 역전이 일어난 것이다. 저절로 성우 이외의 기용도 증가하겠지. 하지만 그 미끼를 물고자 밑바닥 성우도 기를 쓴다. 없는 돈을 쥐어짜서 (양성소와는 별도로)자주적으로 무언가 레슨에 힘쓰곤 한다. 이게 또 소모전인 것이다. 애초에 스타트라인이 다르니까, 급하게 배운 벼락치기 재주 가지고 눈앞에 다가온 오디션에 임해봤자 죽도 밥도 되지 않는다. 어지간히 허풍을 잘 떠는 것이 아니라면...
특기가 있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것만 좇아봤자 소용없다. 유행은 언젠가 시들기 마련이니까...그러나 기약없는 '나한테 딱 맞는 일감'을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무언가 행동을 하는 편이 건설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고, 다들 그런 안건에 조금씩 자신을 맞춰갔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배움(?)에 이것저것 투자했다. 좋아하는 노래(이것도 올해 3월에 그만두게 되겠지만), 댄스, 판토마임, 연극 계통 워크샵을 위해 목도를 산적도 있다. 여담이지만 이 목도를 가지고 연습을 위해 공원에서 휘두르고 있자니 근처에 사는 초등학생이 '어디 초등학교 다녀?'라고 말을 건 적이 있다(당시 21살)
조금 이야기가 탈선했는데 이같은 스타트라인을 고려하면 아역 출신이나 아이돌 출신이 성우로 전향하는 편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마침내 양성소에 들어가게 되는 인간보다 상대적으로 성우 일을 따내기 쉬운 것은 역시 예능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현장에서 활용하기 용이함의 차원이 다를 것이다.
이것이 프로의 혹독한 세계다. 예능은 이런 것이다. 불평을 해대는 인간은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다. 혹은 노력하고 싶지 않아서 변명을 하는 것이다...라는 의견은 달게 받겠다. 하지만 마치 대량생산 기성품을 쓰고 버리듯이, 연이어 젊은 재능을 갈구하고 갈아탄다...이것은 착취가 아닐까? 탤런트 뿐만 아니라 작품의 숫자도 엄청 많아져서 소비 사이클이 빠른 현대. 내가 좋아하는 포피 더 파포머의 마스다 감독은 제작과다 상태 및 퀄리티 저하를 우려하면서 창작자에 대한 리스펙트나 이익배분을 의문시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는 않을까.
또 '캐릭터화'(기호화)하는 탤런트상에 대해서도 거듭거듭 언급해두고 싶다. 이렇게 말하면 도이 타카요시 씨의 <캐릭터화하는/당하는 아이들>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한데, 본인의 복잡한 인격보다도 캐치하고 알기 쉬운 근거 '이 사람하면 이것' '이 사람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와 같은 식으로 본인의 사고나 발언, 행동거지가 고정화되는 현상을 나는 캐릭터화라고 부르고 있다.
이건 장단점이 표리일체다. 장점은 탤런트의 '활용할 부분'이나 '세일즈 전략'이 이해하기 쉽다는 점, 고객이 기억하기 쉽다는 점이다. 캐릭터 만들기는 탤런트들 사이에서는 흔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탤런트 본인의 인격이나 사상이 억압되고 있지 않을까? '이런 캐릭터로 팔리고 있으니까'라면서 본인이 '캐릭터의 노예'화되고 있지는 않을까? 캐릭터로서의 자신을 계속해서 팔아대는 것은 소모적이다. 인간의 행동이나 사고는 유동적인 법으로 그것이 억압되면 당사자가 피폐해지고, 최악의 경우 정신에 해리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너무나 슬픈 일이다.
2)돈이 없다!
양성소나 워크샵, 레슨에 힘을 쓰고, 사람에 따라서는 대학을 다니면서, 자비로 보이스 샘플을 녹음하고, 선전사진을 찍고, 토쿄나 그 근교 출신이 아니라면 주로 토쿄로 생활의 거점을 옮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경제적인 곤궁함이다. 흔히 인터넷에서 '성우는 부잣집 자제들의 도락'이라고 야유하는데 도락인지 어떤지는 제쳐두고 집안의 경제력은 중요하다.
나는 운이 좋다. 상당히 운이 좋다. 무척 축복을 받았다. 거리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집에 의지하기 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전적인 면을 이유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포기한 연기자 동료를 나는 몇 명이고 알고 있다.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아무튼 돈이 많이 든다. 레슨이나 워크샵, 술자리, 연극이나 라이브에 출연하면 티켓 노르마가 있어서 팔리지 않으면 직접 돈을 지불해야 한다. 외모에도 신경 쓰고, 체육관을 다니거나 따로 강습을 받기도 한다. 신인 성우라면 매달처럼 보이스 샘플을 돈을 들여 만들고, 사무소 스탭한테 뿌리는 사람도 있다. 트위터에 투고하기 위해서 특이한 취미도 만든다. 거기에다 토쿄는 아무리 싸도 5~6만엔의 월세+생활비를 고작 시급 천엔의 알바로 충당해야 하니 큰일이다. 생활을 위해서는 몸이 가루가 되도록 알바에 힘쓰거나 부모 찬스를 쓰거나, 사채를 쓰거나...이다.
경제적인 불안은 성우를 그만둔 다음에도 따라다닌다. 대체로 성우 지망생은 고졸이다.(양성소나 성우의 전문학교는 학력에 포함될까...?) 고졸에, 성우를 목표로 몇 년간 허송세월했는데 요즘같은 세상에 제대로 된 직장을 찾을 수 있을까? 그야말로 고등학생 때부터 이 문제는 계속 내 뇌의 표면에 지구를 뒤덮은 구름처럼 얇게 장막을 치고서 막막하게 만들었다.
뜨지 못하면.
뜨지 못하면 평생 알바 생활을 해야하나? 보험도 연금도 없는 걸까? 학력이 없으니 취직도 못하고 니트? 그럴 경우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아니 유명해진 다음도 장담은 못한다. 유명해지더라도 언제 일이 안 들어오게 될지 모른다. 예능 세계는 언제나 예측할 수 없어서 그 어디에도 확고한 보험도 담보도 존재하지 않는다. 믿을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의 감성과 사무소의 힘 뿐이다. 그것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이런 사실이 참을 수 없이 불안해서 '소모전'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항상 내 마음을 두렵혔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레슨이나 캐릭터 만들기는 최악의 경우 안 해도 살 수 있다. 하지만 돈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영원히 부모님한테 의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떻게든 자립해서 항구적인 수입을 얻지 못하면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결말은 빈곤, 기아, 아사...호들갑이 아니라 그런 사실에 항상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특히 여전히 연령주의, 학력주의 풍조가 강한 일본에서는 타이밍을 놓치면 순식간에 취직할 곳이 없어진다. 배우 지망이 아니더라도 그 모양이니, 평범한 사람보다 다소 당당하고, 다소 발음이 좋고, 다소 성량이 좋을 뿐인...이루지 못할 꿈을 꾼 탓에 이미 진작에 젊지도 않고 학력도 고졸인 인간은...
그저 목소리가 예쁜 프리터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조금 가치관이 낡은 분은 여자야 '결혼'하면 생활이 안정되잖아?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런데 전혀 관심이 없다. 딱히 결혼을 부정하지는 않고, 하고 싶은 사람은 하길 바란다. 하지만 나는 결혼 자체가 행복의 상징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그것에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만약 결혼을 하더라도 딱히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하게 될 것이고
'왜 나랑 결혼한거야?'
'돈...'
요즘세상에 이런 말은 엄청난 모욕이다. 그보다는 돈을 목적으로 결혼하다니 죄송한 마음에 계속 눈치를 보면서 살게 될 것이고, 부부간의 수입격차는 부부관계가 대등하지 않게 되는 이유로도 작용해서 스트레스가 더 클 것 같다. 애초에 타인과의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내 성격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결혼이라는 선택지는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다. 양해해주시길.
3)학력
그리하여 '학력'은 중요하다고 생각한 나는 대학에 들어갈 것을 결심했다. 입학시점에서 23살. 즉 작년이다. 스트레이트하게 입학한 사람보다 5년이나 뒤쳐졌다.
서두에 밝혔듯 나는 2년 정도 전부터 성우를 그만둘 준비를 획책했는데 대학진학도 그 계획 중 하나였다.
우선 사회인 입시. 이 제도를 써서 대학에 들어갈 것을 정했다. 블로그였나 어딘가에서 대학원에 사회인 입시로 입학했다는 사람의 기사를 읽고 그 존재를 알게 됐다. 학부입시에도 있는지 조사했는데 기본적으로 어느 대학/단기대학에도 사회인을 위한 입시가 마련되어 있었다. 소자화로 학생확보를 위해라느니 평생학습이라느니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사회인 입시의 존재는 고마웠다. 대체로 이 시험은 소논문+면접으로 끝이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책상을 마주하고 하는 '공부'나 '시험공부'를 멀리했던 나로서는 솔직히 내 학력에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소논문 뿐이라면 어떻게든 된다. 면접시험은 훨씬 더 어떻게든 될거라고 봤다. 입시방법을 사회인 입시로 좁히고나서 나는 응시할 학교를 찾기 시작했다.
거기서 어느 문제가 부상했다. 내 나이는 너무 어렸던 것이다.
고졸 무스펙으로는 연령면에서 힘들다는 이유로 선택한 대학입학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인 입시를 응시하기에는 연령이 모자랐다. 내가 다니고 싶은or다닐 수 있을법한 4년제 대학은 전부 사회인입시 수험자격에 '25세 이상'의 글자가 있었다. 앞으로 2년 기다릴까?
그러던 차에 어느 뉴스를 봤다. 어느 유명 아이돌그룹의 멤버가 재수 끝에 단기대학 입학이 결정, 은퇴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당사자는 '4년제 대학에 편입학을 희망한다'고.
4년제 대학 편입학?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25세까지 2년간을 무위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 즉시 검색해보니 대다수의 4년제 대학은 단기대학 등을 졸업한 사람의 3년차 편입을 인정했다.(가끔 2년차도 있었다) 신은 있었다!
단기대학의 사회인 입시요강에는 연령이 22세나 23세 이상인 곳이 많았다. 나는 단기대학으로 목표를 좁혔다.
여러모로 검토해서 지금 다니는 단대에 입학했다. 1년간 무사히 마치고, 지금은 봄방학이다. 단대에 편견이 있었던 나는 수업의 흥미로움이나 교원의 높은 수준에 감탄한 동시에 지금까지 소모되었던 무언가를 다시금 충전하듯이 공부에 몰두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선생님들이 인정해주는 것이 기뻤다. 선생님들은 지적이고 시야가 넓고, 따뜻하고, 많은 것들을 알기 쉽게 가르쳐주신다. 나는 어른을 이렇게 좋아하게 되어 본적이 달리 없다.(나도 어른이다만) 초중고 때는 학교를 싫어했는데, 지금은 한가하면 학교에 발걸음을 옮긴다.
새로운 지식이나 시점을 얻게 되면서 지금까지 의문이었던 것드르이 해답 같은 것을 얻거나, 내 상황이나 사회에 대해서 보다 깊게 이해하게 됐다. 무척 어른이 된 기분이라, 이제 꿈을 좇던 시간은 끝났구나. 본격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4)결국
작년 2019년은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걸 전부 하는 한해로 삼는다'는 이유에서 공부나 여행, 동인지 출판으로 바빴다. 물론 성우업도 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1년 열심히 해보고 안 되면 진심으로 진퇴를 생각하자. 이렇게도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결국 '어떻게 해봐도 되지 않았다'
나는 언젠가 꿈을 좇는 사람에서 꿈에서 쫓기는 사람이 되었다.
계속해야 한다, 이것저것 해야한다는 의무감에 쫓겨, 마음을 소모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토쿄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을텐데도 왜 이렇게 괴로운 걸까 누차 생각했다.
하지만 누가 잘못한 것은 아니다.
특히 이번에 퇴소를 한 사무소는 아무런 실적도 없는 나를 거두어주셨고, 수많은 기회를 주셨다. 내 마음을 배려해서 내가 그만두고 싶다고 억지를 부린지 며칠 있다가 퇴소까지의 대응을 해주셨다. 늘 부모님처럼 대해주셔서 정말 좋은 사무소를 만났다고 생각한다. 결코 사무소가 싫었던 것이 아니다. 잘 대해주셨고,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개인으로서는 그 누구도 잘못되지 않았다. 다만 성우업계라는 사회가 되었을 때, 예능계라는 사회가 되었을 때, 일본이라는 사회가 되었을 때, 언제나 나는 냉대당했다.
결국 나는 줄곧 밑바닥이었다. 막장의 막장에서 울지도 날지도 못하는 밑바닥 성우였고 그런 어중간한 사람한테 사회도 관용이 없었다. 비굴할 생각은 없다. 당연한 결과였다. 그래도 우리들의 잘못이 아닌 부분에서, 부조리한 무언가로, 우리들은 소모되고 있었다.
팔리지 않는 성우(지망)라는 아무것도 아닌 우리들은 사회라는 그 누구도 아닌 존재에 털어먹혔다.
그래서 계속 온존되는 사회적 풍조나 사회구조에 문제제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부조리한 무언가에 고생하지 않고 꿈을 꿀수 있는 사회이면 좋겠다. 진심으로 그렇게 바란다.
1월 시험 공부 중에
'어라? 혹시 나 이쪽이 적성인가?'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설자리는 학문의 길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을 때 구원받은 기분이었다.
나는 지금 대학교원(연구자)가 되고 싶다. 이게 새로운 꿈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건 이것대로 상당한 가시밭길로 실력은 물론 운도 상당히 필요하다. 각오를 다지고 상당한 연찬을 쌓아야 한다는 사실은 선인들의 경험을 들어 잘 알고 있다.(내 경우에는 아마 최단거리로 달려도 32세까지는 학생이다)
앞으로 나를 기다리는 것은 새로운 고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나 자유롭게 꿈을 꿀 수 있는 공평한 사회의 실현이라는 목표. 갖가지 차별이나 부조리를 없애고 싶다. 학문으로 그걸 풀어내고 싶다. 이 7년간이 이끌어준 새로운 길이다.
7년간 괴로워하고, 괴로워하고, 괴로워했기에 새로운 길을 나아갈 계기를 얻을 수 있었다. 무엇하나 헛된 일은 없었다. 무척 충실한 성우생활이었다.
언젠가 나랑 마찬가지로 꿈을 포기하는 누군가에게 이 기사가 전해지기를. 다른 길도, 의외로 나쁘지 않을지도 몰라요.
'성우는 부잣집 자제들의 도락' 부분이 진짜 현실이네 데뷔후 제대로 배역 따는데 2-3년은 걸린다는거 생각하면 있는집 자식 아니면 힘들지
진정성이 느껴지네. 진짜 고생 많이 한 거 같음
일본성우 극 레드오션이라는데..
딱히 성우업종뿐 아니라 예체능계 전반이 집안 서포트 없으면 힘들어. 그나마 현대에 와서 좀 나아진거고 20세기 이전까지 가면 한량이거나, 아니면 그쪽 기능을 계속 연마해온 집안의 자식 같은 경우 아니면 힘들었지.
힘냈으면좋겠는데... 뭐맡은성우져
수상자리에서 성우를 목표로 하는 사람에게 어드바이스를'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어드바이스 같은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목표로 한 시점부터 당신들은 라이벌입니다. 그것이 현실입니다." 참고로 이거 말한사람은 남성우 안에서 초특급에 해당되는 카미야 히로시.
병1신같아도 조금이라도 더 주목받아야 하니까
일본은 더 심해. 저쪽은 성우가 연예인급이라 초레드오션.
어른되서 느낀게 일본은 워낙 구라를 잘 쳐서 잘 지은 성같지만 보면볼수록 성 그림그려놓은 초가집임
글에서 비단 남의 이야기가 아닌거같은 동질감이 느껴졌다 나도 꿈만 가지고 열심히 해서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야
진정성이 느껴지네. 진짜 고생 많이 한 거 같음
힘냈으면좋겠는데... 뭐맡은성우져
ㄷㄷㄷㄷㄷ
'성우는 부잣집 자제들의 도락' 부분이 진짜 현실이네 데뷔후 제대로 배역 따는데 2-3년은 걸린다는거 생각하면 있는집 자식 아니면 힘들지
현재 잘나가는 성우들 중에서도 라디오 토크 들어보면 인지도 없을 땐 야간알바랑 같이 겸업 하면서 밑바닥 생활 몇 년씩 하다가 올라온 성우도 있음. 이렇게 힘들게 계속 활동하는 사람들 보다는 어느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시간적이나 금전적으로 기회 만들기가 쉽겠지 ㅇㅇ
영국 배우들을 보는것 같음 거기도 상류층 출신 아니면 성공하기 힘들다던데
일본성우 극 레드오션이라는데..
괜히 아이돌처럼 하고 다니는게 아닌가봄
無名者
병1신같아도 조금이라도 더 주목받아야 하니까
여성성우는 특히나 더 심하다고함.
그냥 레드가 아님 피만 있는게 아니라 시체까지 쌓여있음
검색해도 나오지 않아... 일어검색해야 나올듯
글에서 비단 남의 이야기가 아닌거같은 동질감이 느껴졌다 나도 꿈만 가지고 열심히 해서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야
딱히 성우업종뿐 아니라 예체능계 전반이 집안 서포트 없으면 힘들어. 그나마 현대에 와서 좀 나아진거고 20세기 이전까지 가면 한량이거나, 아니면 그쪽 기능을 계속 연마해온 집안의 자식 같은 경우 아니면 힘들었지.
이게ㅜ맞지. 자체적으로 생산성 잇는 업종 아니면 누가 돈을 지원해줘야 버틴다는 건데. 그나마 미디어가 발달한 현대니까 상품성 잇는 소수가 후원이라는 제도 없이도 성공할 수 잇는 거지. 아니면 뭐 기본소득제도라도 잇지 않는 이상 평범하게 버텨서 생애직업으로 삼는다 이런건 무리지 ㅋㅋ
저짤에서 얼굴 가려진 캐릭터 3명이 저사람이맡았던 캐릭터인가?
진짜 그림, 성우, 스포츠선수같은 예체능쪽은 뒤가있는쪽만 해야되 성공할확률이 그만큼낮으니 이걸 실패하더라도 딴일하면서 살수있는사람이거나 그냥 집안이 부자인사람
수상자리에서 성우를 목표로 하는 사람에게 어드바이스를'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어드바이스 같은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목표로 한 시점부터 당신들은 라이벌입니다. 그것이 현실입니다." 참고로 이거 말한사람은 남성우 안에서 초특급에 해당되는 카미야 히로시.
카미야는 무명생활 10년넘게 하다 독기로 지금자리 까지 온 성우라 저 말에 신빙성이 높음
일본도 우리나라랑 사정이 비슷하구나
connor kenway
일본은 더 심해. 저쪽은 성우가 연예인급이라 초레드오션.
connor kenway
어른되서 느낀게 일본은 워낙 구라를 잘 쳐서 잘 지은 성같지만 보면볼수록 성 그림그려놓은 초가집임
일본은 일자리라도 있고 초레드오션. 한국은 일자리도 부족한데 레드오션
그냥 일본이나 한국이나 도토리 키재기하는거 같음
예체능계가 다 그렇지만 특히 저긴 더 심하지. 지금 유명해진 성우도 무명땐 알바 같이 했다는 이야기 많고 베게 영업이라는 말도 공공연하고 당장 케모노2기 게이트때 미성년 여성우 술자리 동행 접대 건만 해도...
국내라고 뭐 딱히 다를건 없지 공채로 뽑히는것도 매 년 열명즈음밖에 안되고 2년 전속기간동안은 최저로만 받고 전속 끝나면 자기가 직접 일거리 챙기러 다녀야하고 프리랜서 특성상 인맥관리 잘 되면 억단위로 벌지만 안되면 인지도도 없고 중소기업 같은데에선 아마추어 더빙업체에 의뢰하던지 아니면 아예 보이스탑재를 건너 뛰지 인지도에 비해 참 전망이 안좋음
근데 저 열 한명 중에 얼굴 뭉개진 셋은 누구여?
성우중에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이 꽤 있는거 생각하면 진짜 그럴만하다
22/7 성우는 아닌데 왜 22/7짤이 들어간거지
이거 애니재미 있음? 아이돌 애니라고하는데?
애니업계 자체가 열정페이 강조하는 업계니까...
7년이나 했는데 어느역을 했는지도 나오는게 없네...힘들긴 했겠다...
좀 너무한말 같기도 하지만 7년이나했는대 뭐하나 나오는게 없다는건..... 이쪽길이 아니였던거지...워낙 레드오션이라 어중간한 재능으론....
에초에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과하기도 하고... 거기다 점점 성우로서의 일뿐만 아니라 아이돌로서의 면도 커지다보니...
오타쿠쪽도 그렇고 연예계 쪽도 그렇고 스포츠쪽도 그렇고 사람들의 인기를 먹고사는 업종은 죄다 빛나보이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사람들이 좌절하는구나
북미는 더심함. 성우들 대부분 배우나 작화감독/연출하면서 겸으로하는게 대부분이지 성우만하면서 먹고사는 사람들은 없음. 더군다나 일본이나 우리처럼 소속사랑 성우협회 같은것도 없어 보호도 못받고 괜히 파업운동 여러번 벌이는게 아님.
최근에 북미 일애니 더빙 활발하게 되던데 예전보다는 좀 나아진거 아니냐? 아니 그보다 다른곳도 아니고 미국에서 협회같은것도 없다고? ㄷㄷㄷ
뿐만 아니라 인식도 안좋음. 특히 일본 게임이나 애니같은건 못들어주겠다고 덕들이 되게 많이 깜.
일본 성우들 본명 안써요??
당연한거 아닌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허들이 올라가고 대체할 사람이 많으니까 대우가 낮아지는건데
진짜 솔직히 말하자면 레드오션인걸 감안을 안했거나 감안을했어도 나는 다를거라 생각한거겟지 저경우는뭐....좀 심한말이지만 본인 책임이지뭐...저런 레드오션쪽에 발을 들일거라면 진짜 여러번 생각해서 어중간한 각오라면 에초에 발을 안들이는게 낫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검색해보니 이렇게 생기신 분이라는데... 딱히 뭔가 대표작이라고 할만한 작품이나 캐릭터가 없네 그냥 마을사람 통행인 이정도임
나나니지 이미지가 있길래, 니콜 성우가 갑자기 바꼈다고 해서, 니콜 성우인가 했더니 아닌가 보네. 작품은 찾을 수 없었고, 무대 활동 같은건 했었나봐 https://repotoki.com/archives/1616
일본 예능계는 정말 기형적임 인구수는 많으면서 극소수 잘나가는애들이 20년은 기본 해먹으니 신입들이 살겠나 경력 10년 20년되도 알바하면서 사는사람도 많고
어느나라나 마찬가지 아닌가??
일본 성우는 거의 아이돌급이라 (특히 여자성우들) 연기가 뛰어나도 외모가 안되면 푸시받기 힘들다고 하던데T.T
대학원의 길을 걷는다는 걸 보면 저 친구도 어지간히 있는 집 자식이구만 하는 생각이 드네. 우리 누나가 국내 탑티어 공대 졸업하고 대학원 진학했다가 석박통합 한창 하던 도중에 도무지 미래가 안 보인다는 이유로 의편으로 방향 틀었거든 대학원도 돈이 어지간히 많이 드는데 기회비용에 비해 기대수익은 현저히 적지 공대대학원도 이런대 문과대는 하물며.
아련한 현실
언젠가 나랑 마찬가지로 꿈을 포기하는 누군가에게 이 기사가 전해지기를. 다른 길도, 의외로 나쁘지 않을지도 몰라요. 이거 진짜 명언이네...
우리나이로 25 혹은 26 정도니까 적지 않은 시간동안 꽤 노력했네
대형 성우 프로젝트 오디션 경쟁률이 점점 치열해지는 이유 중의 하나일듯 어쨌든 프로젝트 하나 들어가는 데에 성공하면 이후에 개인활동의 길이라도 열리니까
안타깝긴하지만 꿈을 지켜서 성공하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이 현실이란 겜은 너무 힘들어 ㅜ.ㅜ
고생했어요.. 사계절 변하는 것을 일곱번이나 본 다는 것은 쉽지 않지..
ㅇ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