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넘게 단골이었던 그 닭강정 집
그냥 그 맛에 익숙해졌는건진 모르겠지만 여태껏 먹어봤던 닭강정 중에서 최고로 맛있었음
가격은 한박스 포장기준 13000원에 양적으로 불만도 없었고
작은 박스라고 7000원에 혼자먹기 딱 좋은 양으로 나온것도 있어서 불금&쉬는날이면 꼭 먹었음
닭강정 안에는 떡이랑 감튀도 들어있었고
하도 오래 시켜먹다보니 기본소스 매운소스 양도 원하는대로 내 입맛에 맞게 커스텀해주심
언젠가는 길 지나가는데 부르시더니 누가 시켜놓고 튀었다고 한마리 공짜로 주신적도 있었음
군대가서도 훈련소 수료식때 그 집 닭강정은 꼭 먹어야한다고 부모님한테 부탁해서 사와달라했는데
주인 아저씨가 콜라 하나 공짜로 넣어줘서 휴대폰 받자마자 다른 누구도 아닌 그 닭강정 집으로 전화해서 감사인사 드렸었음
휴가 나오면 꼭 사먹었고 전역한 이후로도 사먹고
아무튼 그 집이 존재하는 동안에는 보통 치킨은 입에도 안댓을 정도
그런데
3년전 여름 그 닭강정 집이 있는 상가가 휴가철을 맞아서 상가 사람들이 하나씩 가게를 비우고 휴가를 다녀옴.
하나하나 갔다 오다가 그 닭강정 집이 갈 차례가 됐음.
한 일주일 가량 갔다온다고 안내문 붙어서 그 전날 하나 사먹어주고ㅎㅎ 주인 아저씨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림.
근데 어찌된 일인지 일주일이 지나도 여전히 가게문은굳게 닫혀있는 거임
쉬발 머지?? 하면서 그 길 지나다닐때마다 슬쩍 보는데 어느순간 안내문은 떼어져있고 그 상태로 한달이 지남.
대체 휴가철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혹시 다치기라도 하신건가?? 노심초사하면서 하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었음.
거의 두달이 지나 추석 연휴 이후로 영업 재개한다는 안내문이 붙었을 땐 진짜 존나 뛸 듯이 기뻣음. 다시 그 닭강정을 먹을 수 있단 생각에.
하지만 추석 연휴가 끝난지 일주일이 지나고 2주일이 지나도 여전히 가게 문을 열리지 않았음.
그 길목을 다닐때마다 싱숭생숭한 심정을 품고 다시 몇개월간의 시간을 보내자 또 다시 변화가 있었는데,
이번엔 가게가 아예 철거되는 현장을 목격함.
진짜 그 때의 참담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얼마나 현실부정을 하고싶었으면 아.. 아예 가게를 이전해서 더 좋은데로 가나보다.. 이런식으로 스스로를 속이며 애써 현실에서 눈을 돌렸지만 그런 일은 없었음.
상가 사람들한테 슬쩍 여쭤보니, 자기들도 이유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고향에 내려가신다 했다나봄. 어째서 이야기가 그렇게 됐는진 이제와선 알 수가 없게 되었지만..
벌써 그 닭강정집이 문을 닫은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난 아직도 그만한 닭강정을 만들어내는 집은 못 봤음.
지난 3년간 집 근처 배달되는 곳, 출퇴근하면서 살만한 곳은 전부 이잡듯이 뒤졌는데도 그 닭강정과 비교하면 하나같이 닭강정이라고 부를수 없는 것들 뿐이었고 지금은 조금이나마 먹을만한 곳에서 시켜먹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그 집 닭강정을 못 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