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하치가 이끌던 만주 세력의 군사 집단인 팔기는 본래 팔기가 아니었다.
본래는 5개 군단이었다가 이후 4개 군단으로 폐합되고 다시 8개 군단으로 늘어나 비로소 팔기가 되었다.
(5개 군단에서 다시 4개 군단이 되었다는 기록이 존재하나, 과연 정말로 초기에 5개 군단이 존재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 초창기 4개 군단들은 각각 황기, 남기, 백기, 홍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정기와 양기로 구분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단순히 깃발 색깔로만 구분한 것이다.
황기를 지도하던 것은 누르하치였다. 황색 자체가 군주를 상징하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군단을 황기로 칭했다.
남기를 지도하던 것은 누르하치의 동생 슈르하치였다. 그는 누르하치와 함께 초창기부터 함께 했고, 건주세력의 명목상 공동 통치자였다.
백기를 지도하던 것은 누르하치의 장남 추옝이었다. 그는 군사적 재능이 뛰어났고 장남이기 까지 했기에 백기의 지도자 역할을 맡을 수 있었다.
홍기를 지도하던 것은 누르하치의 차남 다이샨이었다. 그는 비록 성격은 온순했을 지언정 군사적 재능은 형에 못지 않았으며, 차남이었기에 홍기의 지도자가 되었다.
이후 만주의 군대는 병사수가 늘어나고, 슈르하치와 추옝이 숙청당하면서 비로소 8개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