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툴러는 팔기의 정규병이 아니라 그 팔기 정규병들을 호송하며 뒷바라지하는 일종의 보조병력이었다.
쿠툴러라는 말 자체가 '말구종'을 뜻하는데 이는 말을 관리하는 종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들은 단순 뒷바라지만 할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고, 유사시에는 전투에도 물론 동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쿠툴러는 기껏해야 종자들에 불과한데, 팔기군처럼 기병으로서 싸울 수 있었을까? 그냥 보병 역할만 수행하지 않았을까?
아니, 그들은 기병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 사르후 전투에서도 기병으로 다수 참전했고, 이후 후금의 요동 진출에서도 다수가 참전했다.
그들은 비록 일반 팔기 기병들에 비하여 무장 수준이나 실력이 밀렸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말에 탔다는 메리트, 꾸준히 전투에 참여하여 쌓은 경험, 충만한 전투 의지등으로 후금과 싸우는 세력들로선 도저히 무시할 수가 없는 전력이었다.
정규 부대가 아니라 그 아래의 시종병에 불과함에도 명나라 군대의 일반 보병들을 상대로 우위의 전투력을 선보이던 것이 바로 이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