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물 한사발 넣고 라면을 맹탕으로 끓여먹는다.
항상 안성탕면으로... 그리고 먹을때마다 운다. 그리워서..
국민학교 2학년때 외할아버지께서 집에 오신적이 있는데,
하필 어머니 나가셨을때고, 당시엔 핸드폰이라는것도 없을때였다.
외할아버지 배고프실까 그 어린나이에 밥 차려주겠다고 밥솥을 열었는데
점심시간이 지난터라 집에 밥도 없었다.
이를 어쩌지 전전긍긍하다가 어머니가 라면 끓이던게 기억나서
외할아버지께 콧방귀 뀌면서 내가 라면 끓여줄께 할아버지! 라고
당차게 이야기를 했지만 물 조절을 할줄몰라 델몬트병 절반을 들이붓고,
나름 열심히 파도 넣고 끓였지만... 결과는 맹탕...
어머니가 끓여주던 라면의 색도 아니었고, 맛도 아니어서 냄비만 바라본채
울먹거리는 나에게 외할아버지는 다가오셔서 맛있겠다며 빨리 내오라고 하셨고,
그걸 국물 한방울 남김없이 다 드셨다.
맛없냐고 물어보니 우리 손자가 해준 첫 요리인데 아주 맛있었다고
허허 웃으시며 말씀하셨는데... 나중에 꼭 제대로 끓여줄께! 라고 이야기했지만
먼길 떠나시면서 그걸 실행하진 못했지...
아내는 처음에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내가 이런 사연이 있다고 이야기하니 늘 같이 먹어준다..
우는 날 다독여주면서...
보고싶다...너무... 사랑한다 말도 못했는데...
머야 너 왜 눈물 나게해 어이 없는 음주 무면허 대포 미성년 때문에 돌아가신 외삼촌이 생각 난다 어릴때 신라면 나온지 얼마 안됐을때 외삼촌이 끓여 줬는데 멍청한 내가 건더기 스프 안넣으면 안맵다고 바득바득 우겨서 외삼촌이 젖가락으로 다 건져 내고 끓여 줬었는데 몹시 매웠지만 자존심에 울면서 먹었는데 신라면이 그때 그맛이 안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