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우리가 친구라고 생각햇는데? 가장 친한 친구가 아닌가?"
스네이프가 말했다.
"맞아, 세브. 하지만 난 너랑 같이 어울려 다니는 애들 중에 어떤 얘들이 싫어! 미안해, 그렇지만 애버리와 뮬시버는 정말 끔찍하게 싫어! 뮬시버! 도대체 너는 걔를 뭘 보고 만나는 거니, 세브? 걔는 아주 소름 끼쳐! 걔가 전에 메리 맥도널드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 알아?"
릴리는 기둥으로 다가가서 몸을 기대더니, 스네이프의 누르스름하고 야윈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건 별일 아니었어."
스네이프가 말했다.
"그건 그냥 장난이었어, 그게 전부야."
"그건 어둠의 마법이었다고! 그리고 네가 그게 재미있다고 생각한다면......"
"포터와 그 패거리들이 치는 장난은 어떻고?"
스네이프가 따져 물었다. 그 말을 내뱉는 순간 그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아마도 분노를 억누를 수 없는 것 같았다.
"그게 포터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
릴리가 물었다.
"걔들은 밤에 학교를 몰래 빠져나갔어. 게다라 루핀이라는 녀석은 뭔가 기분 나쁜 구석이 있단 말이야. 그는 왜 계속 외출을 나가는 거지?"
"그 앤 아파."
릴리가 말했다.
"그 애는 아프댔어."
"매달 보름달이 뜨는 날만?"
스네이프가 말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릴리의 목소리는 냉랭했다.
"하지만 도대체 왜 네가 걔네들 때문에 전전긍긍해야 하는데? 게네들이 밤에 뭘 하고 다니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
"난 단지 다른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 애들이 그저 멋진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려 주려는 것 뿐이야."
그의 눈빛이 어찌나 강렬하던지, 릴리는 얼굴이 붉어졌다.
"그래도 그 애들은 어둠의 마법을 쓰지는 않아."
릴리가 목소리를 죽이고 말했다.
"게다가 너는 정말 고마워할 줄을 모르는구나. 지난밤에 있었던 일 나도 들었어. 네가 커다란 버드나무 옆 통로로 몰래 들어갔는데, 제임스가 그 통로 안에 있는 무언가로부터 너를 구해줬다고..."
순간 스네이프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그가 침을 튀기며 말했다.
"구해 줘? 구해 줬다고? 넌 그가 영웅 노릇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는 자기 목숨이랑 자기 친구 목숨을 구했던 거야! 너 설마 걔를......난 너를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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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7권의 내용.
이 부분은 해외에서도 자세히 읽는 사람들에게 까이는 부분입니다.
스네이프의 행동이야 메리 맥도널드가 당한 괴롭힘을 두고 자신이 당하는 괴롭힘은 어떻냐고 비꼬듯이 말하는 것이 있어서 "걔네가 괴롭히는게 장난 아니면 포터 패거리가 나에게 하는 건 어떻고?"라는 부분은 자신이 괴롭힘 당하는건만 언급하지 타인이 자신처럼 당하는 것에 대해 무심한 이기적인 면모로 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네이프가 이렇게 이기주의자라도 이 때 릴리의 행동이 옹호되지 못하는 것은 제임스 포터 등의 괴롭힘은 어둠의 마법 안쓴다면서 상관없다는듯이 구는 태도도 있지만 결정적이 바로..
스네이프가 당시 막장화가 된 상태라는 것을 떠나서 우선 저 상황에 두고 말하면 스네이프를 자신의 친구라고 했으면서 지난밤에 자신의 친구가 죽을뻔한 사건이었는데 무슨 일을 겪었는지 묻지도 않고, 심지어 저 대사를 보면 그것에 관련해서 걱정한 적도 없습니다.
대충 해석하면 이런식입니다.
릴리:야, 너 지난밤에 죽을뻔했다며? 제임스에게 고마워할줄 모르냐? ㅉㅉ 그리고 난 너한테 뭔 일 있었는지 관심도 없어. 그냥 너 괴롭혀댄 제임스에게 감사한 마음이나 품어. 끝.
절친이 아니더라도 친구라면 상식적으로 죽을뻔한 일을 겪었다면 괜찮냐고 물어보고 걱정하거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고 하는게 정상입니다. 그러나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 멋대로 제임스를 영웅으로 망상하며 흑화할 정도로 계속해서 린치를 당했던 스네이프를 질책합니다. 스네이프가 찌질한 호구라서 제대로 따지지도 못하는 것이지 정상적으로 생각을 했었다면 소름 돋아했을 겁니다.
스네이프 입장에서는 시리우스 블랙 때문에 살인을 당할뻔한 입장이었고, 덤블도어에게 위협을 당해서 입막음을 당했던 때였죠. 그래서 자신이 살해당할뻔한 일을 얘기를 꺼냈다간 덤블도어에게 보복당할 것이 두려워서 진실을 말하지도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저런 취급을 받은 것인데도 릴리를 좋다고 하는 것에서 여러모로 노답(...)
이 건은 해외에서도 까이는 것을 볼 때 이 부분에서 롤링의 작가로서 능력의 미숙함을 볼 수 있습니다.
릴리를 긍정적 선역캐로 계속 강조하고 묘사하려 하지만 정작 본편에 넣은 내용이 저런 내용(...)이라 영어권에서도 소름 돋는다라거나 팬픽션넷에서는 아예 저걸 디스하는 내용까지 있었네요.
나무위키에는 아예 작가의 미스 라고 적혀있을 정도.
당장 저걸 따지면 스네이프가 7권에서 네빌을 한 번 구해줬었으니 스네이프가 네빌에게 했던 괴롭힘들은 다 무시하고 네빌이 "스네이프가 학창시절 날 너무 괴롭혔어."라고 하면"넌 스네이프 교수님에게 고마워할 줄 모르는구나!"라고 비난하는 것보다 더 심한 수준입니다. 왜냐하면 스네이프는 적어도 네빌을 그냥 학생이라서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의도로 구한 것이지만 제임스는 자신의 친구가 살인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한 것이고 덤블도어가 나서서 피해보상은 커녕 피해자의 입막음을 한 후 이후에도 괴롭힘은 심하게 지속했으니까요. 스네이프는 괴롭힘 당하는 것이 당시 현재진행형이고, 당시 시점상으로는 네빌은 과거형이라는 차이도 있고요.
롤링 작가는 저 부분을 릴리가 사실 제임스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 살짝 내보이기 위해서 넣은 것 같지만 그 내용이 엉망입니다. 또한 롤링 작가의 말에 따르면 릴리는 제임스를 사실 혐오하지 않았다고 하죠. 여자니까 싫어하지 않았다라고 하면서 그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발언을 했습니다.
나쁜 남자 취향을 여자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질문자에게 너도 여자니까 이해하지?라고 했죠.
또 릴리는 붉은 머리카락인데 이것은 작가 본인에게서 따온 것을 보면 릴리에게 여러모로 자신을 투영시킨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현실은...
롤링의 첫 남편: 현지 기자였음. 그리고 가정폭력을 했다는 말도 있고, 롤링이 말하기를 일도 안하려고 들어서 부부싸움 심했다고 함. 나쁜 남자의 현실.
제임스 포터는 어찌보면 이 남편을 저격한 설정이 있는데 바로 "돈 많은 백수."라는 설정입니다. 롤링의 환상과 취향이 집중된 캐릭터라고 볼 수 있겠네요.
결론:롤링은 나쁜 남자 취향 + 그러나 현실의 나쁜 남자의 잔혹함을 느끼고 소설에서 자신의 취향을 담아서 제임스 포터를 만들었다. + 그래서 위와 같은 캐붕 같은 이상한 내용이 나와버린 것.
나쁜 남자 취향이나 현실의 잔혹함을 깨달은 여성 작가에 의해 제임스와 릴리는 희생된 겁니다.(아마도.)
롤링의 환상 어쩌고는 좀 지나치게 나간 것 같고 6권까지 제임스가 기존에 가지고있는 용감하고 선한 주인공 아버지라는 이미지가 롤링 머리에도 어느정도 박혀있어서 무의식적으로 저렇게 묘사한거 아닐까 싶음 실제로 제임스 포터 묘사가 좀 와리가리하는 경향이 있어서
초장편 시리즈물 7권쯤 썼으면 작가도 멘탈 터질수 있지 뭐
어둠의 마법을 뭘로 비유 해야할까 폭식시위?
마고열에서 주인공이 대량살상마법을 써서 진해항을 공격했지만 방사능이 나오지 않았으니까 괜찮다고 하는 게 떠오르긴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