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본격적인
전성기를 시작한 이세돌은
말 그대로 진격의 세돌이었다.
압도적인 실력.
그리고 입담.
화려한 바둑 스타일.
말 그대로 바둑계에 나타난 최고의 혜성 같은 존재로
순식간에 최정상급의 실력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그런 이세돌에게는 꼭 잡고 싶은 사냥감이 있었다.
이창호.
세계 바둑 역사상 최강으로 꼽히는 기사.
이세돌이 12살때 입단 했을 때
이미 이창호는 세계 바둑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창호가 한국기원에서 바둑을 둘 때면 어린 이세돌은 언제나 맨 앞으로 와서 이창호의 손만 보고 있었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창호를 넘고 싶어했던 열망이 강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이세돌은 이창호를 밀어내고
명실상부 1인자의 자리에 서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창호를 밀어냈던 건
이세돌 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세월도 있었다.
중국 네티즌 중에 이런 말을 남긴 사람이 있다.
그 시절.
그가 바둑계를 지배하던 시절에
결코 천재들이 없었던 게 아니다.
지금 처럼 대단한 천재들이 있었고
그들 모두가 최정상급 기사로서 실력을 갖춘
대단한 기사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이창호와 같은 시대를 살아야만 했고
결국 자기의 재능과 실력에 걸맞는 빛을 보지 못했다.
이세돌이 이창호와 같은 시대를 살았다면
이창호와 함께 세계 바둑을 양분했을지...
아니면 수많은 천재들 처럼 이창호라는 벽에 가로 막혀 자신의 실력에 걸맞는 명성을 얻지 못했을지
어쩌면 조서시대라고 불리던
조훈현과 서봉수의 시대처럼
유일하게 이창호를 상대로 대항마가 될 수 있는 존재가 되어
끝까지 조훈현이 바둑계를 지배하는 걸 지켜보지 않았던 서봉수 처럼되었을 지
그건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세돌이 은퇴한 지금 시점에서
이세돌 스스로가 가장 아쉬워하는게 있다면
그건 역시나 이창호를 뛰어넘지 못한게 아닐까 싶다.
이세돌이 이창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컸을 때
이미 이창호는 긴 여정의 끝을 향해 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나이라는 패널티가 있으니까 99.99% 인 이창호를 이겨도 100% 인 이창호를 이길 수 없으면 넘지 못했다고 판단하는건가.
어차피 최종 승자는 알파고.
나이라는 패널티가 있으니까 99.99% 인 이창호를 이겨도 100% 인 이창호를 이길 수 없으면 넘지 못했다고 판단하는건가.
알파고 난입
이창호의 그림자가 얼마나 컸으면. 알파고가 4승1패했을때 사람들이 전성기의 이창호가 와야 좀 비등해질거 같다라는 말을 했을까.
바둑은 잘 모르는 사람이라 어떻게 속단은 못하지만 알파고Lee정도는 이창호도 어떻게 1승 이상을 챙길 수 있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