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따위의 검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겁니까, 셋쇼마루님? 하지만 누르하치는 시계열상 지금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인물인데 이런 글을 써도 괜찮을까요?"
"..."
"알았습니다요, 셋쇼마루님! 당장 설명해 드리죠."
"누르하치가 실전에 썼던 검은 여진족식 요도(腰刀)일터지만, 그가 가지고 있던 검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검은 따로 있습지요.
용호장군검(龍虎將軍劍)이라고 불리는 검이 바로 그것입니다요."
"용호장군검?"
"예. 셋쇼마루님. 이렇게 생긴 검이온데..."
"이건 명나라식 검이로군."
"그렇습니다. 셋쇼마루님. 왜냐하면 이 검은 누르하치가 명나라로부터 하사받은 검이기 때문입지요."
"사실 누르하치가 초기부터 명나라에 대립각을 세운 것은 아닙니다요.
본인의 조부와 부친이 아타이의 난 진압 도중에 명군을 돕다가 도리어 명군에게 살해당했지만,
명의 총병 이성량(누르하치 조부와 부친을 죽인 책임자, 아타이의 난 진압 사령관)의 해명을 인정하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명나라에 충성을 바치길 맹세했지요.
왜냐하면 누르하치는 당시 여진족 사이에서 일어난 반란을 명나라가 진압하는 현장의 한가운데에서 그것을 목격했는데(아타이의 난),
지신에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명나라에 반항을 해보아야 자신의 운명이 그들과 다를 바가 없음을 이미 마음속으로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누르하치는 명나라에 조공을 바치고 입조까지 하면서, 최소한 초반기에는 충실하게 명나라를 섬겼습니다요."
"재미있는 놈이로군. 1589년에는 도독첨사의 직함까지 받았다지?"
"그렇습니다요. 셋쇼마루님. 그러다가 1595년에는 명나라 조정으로부터 용호장군의 직함까지 받게 되었습지요.
다만 1595년에 용호장군의 직함을 받았다는 것은 주류학설이고 서구권의 청사학자 로스키의 경우 염숭년의 노이합적전을 기반으로 하여 1594년을 추정하였습죠.
1593년이라는 주장도 있구요.
다만 90년대에 용호장군의 직첩을 받은 것은 확실한데, 이미 1589년에 도독첨사 직첩을 받은 것은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명나라 조정은 계속해서 충성을 바치는 누르하치에게 용호장군의 직첩을 수여함으로서 그의 충성을 인정해 주었습니다요. 그리고 직위에 어울리는 검 역시 하사했구요."
"그 때 하사받은 검이 바로 저 검입니다요.
해당화 형태의 검파두식에 사슴과 학이 새겨져 있고, 손잡이는 소뿔로 만들었습니다. 코등이 부분에는 옥토끼와 구름이 조각되었습죠.
한편 칼집에는 상어가죽이 쓰였습니다요. 천자국에 충성하는 '오랑캐 추장'에게 선물해주기 위해 여러모로 신경써서 제작했다 할 만한 검입니다.
물론 셋쇼마루님의 폭쇄아나 천생아보다는 훨씬 못한 검이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쟈켄님. 저 검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는건 누르하치가 명나라에 전쟁을 선포한 뒤에도 계속 가지고 있었다는거네요? 왜 그랬어요?"
"이녀석! 링! 셋쇼마루님이 질문하고 계시는데 왜 갑자기 끼어드는게야!"
"쟈켄. 설명해라."
(셋쇼마루님은 링한테만 관대하시다니까.)
"그리하겠습니다요. 사실, 누르하치가 명나라에 전쟁을 선포하고서도 저 검을 버리지 않은 이유는 불분명합니다요.
다만 전쟁이 시작된 뒤에도 저 검을 계속 바라보면서 명나라를 향한 자신의 원한을 되새겼으리라고 생각하는 추론이 있습죠.
동시기를 다루는 작품, 칼부림에서도 비슷한 식으로 연출이 되었습니다."
(칼부림 中)
"다만 실전에서 쓰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의장용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입죠. 실전에서는 평범한 여진식 검이 쓰였을 것입니다.
다만 누르하치가 선봉에 서지 않게 된 뒤로는 저 검을 휘두르며 지휘를 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역시 넌 훌륭하군. 쟈켄. 데리고 다니는 보람이 있다."
"그렇게 칭찬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쟈켄, 앞으로 셋쇼마루님에게 더욱 더 좋은 정보를 알려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노아짱은 버림받은 거냐!
영원한 안내자는 없는 법이지...
뭐에여 개꿀잼 듀오인데 유익해여
이젠 갈아타셨네
노아짱은 버림받은 거냐!
High_on
영원한 안내자는 없는 법이지...
뭐에여 개꿀잼 듀오인데 유익해여
이젠 갈아타셨네
백제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칠지도도 그렇고 동아시아에서 칼은 하사하는 물건이구만
덕분에 칼부림이라는 만화를 알게되었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