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오라버니"
"형"
나는, 도망가고 있다.
태어나서 이렇게 빨리, 오래 달려본적이 없을 정도로 격렬하게 도망가고 있다.
"나랑"
"놀자"
이것은 내 목숨을 위해서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내 존엄을 지키기 위한 도망이다.
"오빠...."
나는 정신없이 골목을 달리는 동안, 갑자기 내 눈 앞에 나타난 벽을 보고서야 멈출 수 있었다.
막다른 곳.
뒤를 돌아보니 이미 그 곳에는 각양각색의 여동생들이 길을 막고 있었다.
여동생들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오묘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손을 뻗고 아장거리며 다가온다.
"우리가" "되자." "오라버니."
"망할 군체의식 여동생!"
나는 욕지거리와 함께 주먹을 쥐며 수없이 많이 늘어선 여동생들을 노려보았다.
"때려준다!"
위장 깊숙한 곳에서 짜내듯이 외치는 허세.
그러나 여동생들은 겁을 먹기는 커녕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다가온다.
"젠장!"
나는 이를 악물며 바닥을 박차고 여동생들에게 날아차기를 날렸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작은 손들에게 붙잡혀 바닥으로 내려지고 말았다.
작은 손들은 내 옷을 찢고, 내 피부를 찢은 다음 내장들을 바깥으로 끄집어내 거리를 붉은 피로 물들였다.
여동생을 땅으로 돌려보내줘!
"테켈리리! 테켈리리!" "뭐래. 토사물처럼 생긴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