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세계관의 악마들은 기본적으로 알몸이다.
보라. 공포의 제왕이 쭈끄려 앉아 수줍게 사타구니를 가리고 있는 레어 사진이다.
우리의 트라우마 생성기 듀리엘 군이야 뭐 말할것도 없고,
구라쟁이 벨리알도 그렇다. 망토인줄 알았지만 신체의 일부였다.
뭐 이분도 마찬가지고. 아들 딸도 많이 낳으신 분인데 대체 고추는 어디일까?
설마 저 척추처럼 생겨서 골반 밑으로 달랑거리고있는 기관이 고추라고 말하진 말아주십시오, 메피스토님.
뿔 포함 6.1m신장에서 거의 절반인데 너무 대물이잖습니까. 아이템 자판기 주제에.
자주 보이는 기본 악마인 고트맨 역시 바지를 털로 대체하고 있다.
지옥에 가면 투블럭 뿔테안경만큼 많이 보이는 베놈로드 계열 삼인방.
피부색으로 개성을 표현하지만 역시 알몸이다.
이건 여성악마들도 예외가 없다.
아즈모단과 키대아의 따님들이다.
서큐버스라고 하는데, 다들 정강이 보호대에 팬티한장만 걸치고 있다.
이건 인게임에서도 충실하게 구현되었는데, 남자가 아니라서 하의까진 안벗었나? 싶었다.
하지만 악마에게 부끄러움같은게 있었나?
이 호기심에서 나는 하나의 가설에 도달했다.
이건 서큐버스 퀸. 디아블로3의 '펫'이다.
네팔렘의 반려동물인 서큐버스라는 것인데... 비교적 정상적으로 옷을 입고있다.
그리고 천사랑 눈맞아서 집나간 이 분도 옷을 입고다녔다.
혹시 여성 악마가 옷을 입는다는 뜻은 반려자가 생겼다는 뜻일까?
어...? 이 분도...?
혹시 배우자가 생긴 여성 악마는 조신해진다는건가?
억측에 불과할수도 있지만 꽤나 흥분되는 가설이 아닐수가 없다.
그럼 그나마 옷 같은 걸 걸치고 있는 남자 악마는 없을까?
오. 있었다. 적어도 바지같이 생긴걸 입고있는 악마가.
설산이라 그런지 토끼털 머플러도 두르고 있다.
근데 머플러 빼면 어디서 많이 보던 패션 아니냐?
와우. 패션이 대부분 일치한다.
심지어 팔찌로 포인트를 준 것과 양 팔을 들어올리는 자세까지.
아즈모단은 죄악의 군주다. 도덕적 해이를 담당한다.
그렇다면 그와 서큐버스들이 옷을 입고 있는 이유가 설명된다.
알몸이 기본 복식인 악마들 사이에서 가장 도덕적으로 해이한 아즈모단은 하의를 입었고,
딸들도 팬티를 걸치게 한 것이다!
추측하기로는 악마계의 씹인싸인 아즈모단이 '입는다'는 것을 퍼뜨리고,
수백년간 무덤에서 탈라샤와 SM플레이만 하고있던 히키코모리인 바알이
아리앗 데뷔하러가기 전에 신경써서 자신의 도덕적 해이를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음? 잠깐만. 여기서 아즈모단의 패션을 보자.
얼굴모양 금속재질 하의... 젖꼭지에 액세서리라 하면...
안다리엘도 같은 패션이잖아?
아하! 고뇌의 처녀도 패션에 신경을 쓰는구나!
대악마들 사이에서 아즈모단의 패션이 유행하고 있다는 가설에 힘을 보태주는 순간이었다.
'최근에 여동생이 팬티를 입기 시작했다. 옷은 천사나 유부녀들이나 입는건데... 대체 이게 무슨 망측한 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