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벼락 맞은 듯이 그 순간을 뇌에 가져다 박았다. 내가 씹덕의 영혼을 지녔음에도 그 이전까지 씹덕이 아니었던 이유는
모에 그림체를 못 만났었다는 단순한 환경적 문제였던 것이다.
진짜 .5초만에 각성해서 본인이 씹더쿠의 로드에 길을 든 줄도 몰랐던 나는 '미친듯이' 그 씹덕그림체의 그림을 찾았다.
'모에 그림' 이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주제에 인터넷을 켜고 키워드 검색을 진짜 '미친듯이' 했다.
미친듯이는 다섯번 강조해도 모자란데, 오덕이 아닐자였다면 사흘안에 포기할 걸 나는 3개월을 그 짓을 했고
관련된 사이트를 찾다보니 연결고리가 생긴 '카드캡터 사쿠라' 홈페이지에 고닉을 땄다.
'일본' '만화' '그림체' 라는 것과 '건물' .........
훗날 너무나도 쉽게 알게된 그 그림의 정체는 아키하바라의 성역 데지코 간판이었다.......
여하튼 그 홈페이지에서 꾸준글을 쓰기 위해 오이를 깎기 시작했다.
지금과는 다르게 그 때 그 시절에는 꾸준글을 쓰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이상한 변태나 하는 짓이었으므로.
물론 나는 변태가 맞았지만 목적을 이룬 변태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마우스로 끊임없이 오이를 깎았다.
그림을 그려서 첨부한 글은 빈 내용이 아니라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중 1이 된 나는 데지코의 정체를 알게 됐고, 코게돈보의 신자가 되었다.
문제는 코게돈보의 그림이 너무 건전했다. 오이를 깎던 경험과 코게돈보의 신자인 나와 사춘기의 나가 그랜드 크로스를 이뤄서
[자작그림]과 같은 짤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그 때 그렸던 그림과 지금의 그림이 거의 다르지 않다. 달빠가 됐기 때문이다.
내 취향은 한국에선 20년 잘 못 태어난거였고 가끔 오이사이트에서 강퇴를 쳐맞았았으며, 나 또한 고통스러웠다.
왜 귀여운 그림체는 야하면 안되는 것인가. 나는 원한다 귀여운 얼굴에 큰찌찌.
어쨌든 나는 결과적으로 루리웹에 올 종자였기 때문에 밴을 쳐맞아도 뿌릴 야짤이 그 땐 없었다. 없었기 때문에 오이를 깎았던 것이다.
사이트를 관음하면서 오이를 깎던 와중에 중1 여름에 누군가가 사이트에 테러를 저질렀다.
뭘로? 투하트 마루치 H씬짤로. 알파벳 H에 그런 의미가 있는 줄도 몰랐던 나날들과 이별을.
그 길로 야겜의 존재를 알게된 나는 미연시에 눈을 떴으며, 미연시를 알게 된 이상 공주님을 만날 수 밖에 없었고
실시간으로 인생이 비틀려서 그냥 씹덕으로 끝날 수 있는 인생을 개오씹타쿠더러웤의 인생을 살게 되었다........
그 후 실시간으로 페스나를 영접받으면서 나는 자작의 길을 접었다.
이제 더 이상 스스로 야짤을 그리기 위해 수련을 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공주님때만 해도 뭔가 모자랐던 듯한 느낌이 사라졌다.
안목이 타사장의 옥쇄에 영구박제 되어버린것이다....
물론 안목은 박제 되어도 십덕 계기는 성벽에 들러붙어서 이상하게 녹색에 집착하게 되었다.
으.... 으윽... 데지코... 마루치... 으윽... 아탈란테... 으윽... 퀵... 퀵...
덤으로 그림실력도 중학생 오이깎기에 영구고정 되었다.
가끔 조카가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면 매우 곤란하다. 그림을 어떻게 그려도 저따구로 밖에 안 그려지는데 애 정서에 너무나도 안 좋.....
그렇다고 초등학교 때 부터 중학교까지 수련한 모에 도장을 내려놓기엔
저런 그림을 안 그리면 개발세발보다 못한게 그려지기 때문에 오히려 조카님의 분노를 불러온다. 그림 그리기 귀찮아↗??? ㅠㅠ
너무 어릴 때부터 모자란 재능으로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이상한 결과로 향해 달려버렸어...
가끔 조카에게 내 성벽이 드러난 머리통에 어색한 공주드레스를 덧입히며 양심에 고통받는다
인생이 이렇게 될 줄 그 때 데지코를 영접한 나는 몰랐지...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