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 때 20발 중 18발, 그 후 자대에서 만발 쏜 뒤로 병적인 이유로 인해서 현부심으로 전역하게 됐는데, 지금도 아프긴 하지만 좀 더 버티면서
제대로 군생활을 끝마쳤으면 뭔가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있음. 아무튼 사격 얘기로 돌아가면, 사람들이 보통 싫어하는 피알아이도 소대장
조언대로 자세를 조정해가면서 연습했었는데 전투 사격 때의 자세 변경이 힘들긴 했지만 자세를 빠르게 바꾼 다음 바로 호흡법을 잘 조절해가면서
쏘면 한발한발마다 표적이 정확하게 넘어가는 게 엄청나게 짜릿했었음. 그 전까지는 나 자신한테 자신도 없고, 선임들도 잘 챙겨주긴 했지만 그닥
별 기대는 안 하는 눈치의, 폐급이었는데. 만발자 네명 중에 내가 있다고 하니까 다들 놀라더라고. 좋은 사람들이었지... 민폐만 끼친 게 미안했어.
다시 사격 얘기로 돌아가면 내 체감상 전투 사격 땐 약간 체내 시간이 아주 조금 느리게 흘렀던 것 같음. 실제로 사격은 10분 정도 밖에 안 되는데
거의 30분은 뭔가를 한 느낌? 그런 거 있잖아. 발포 후 풍기는 화약의 잔향이라던가 다음 자세로 바꾼 후 다시금 호흡을 가다듬을 때의 그 미묘한
긴장감... 다시는 총을 쏴 볼 기회가 없겠지만, 군대에서 유의미했던 경험을 뽑자면 이 전투사격 만발과 자대에서 만난 수많은 좋은 사람들이었어.
난 화생방 이런 ㅈ구대기같은 방독면이 내 목숨을 살려줄 수 있구나 싶었음
난 그거 쓰면 오히려 숨이 안 쉬어지더라
취업 문제만 해결되면 끝까지 해봤자 의미가 있나 싶은데.. 나도 현부심 걸릴만한 사안 있었는데 어차피 병꺾이어서 그냥 했음
난 일병 때라...
사격할때 느꼈던건 총소리가 크고 생각보다 반동이 심했던거랑 너무 쉽게 방아쇠가 당겨지는거였는데 사람 목숨 가져가는데 너무 쉽게 당겨지는거 아닌가란 생각이 드니까 뭔가 무서웠음
맞아... 정말 사람을 죽이는 물건이구나 이런 게 체감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