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듄 예고편보고 신나서 한 번 여기에 듄을 검색해 봤는데, 대부분 '수듄'글이라서 아쉬운 기분이었음.
그러다 이 글을 읽어보니 듄에 나오는 샌드웜에 대해 모르던가, 아님 알고 있는데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
물론 바로 정정한 사람들이 있긴 했는데, 보니까 애초에 한국에선 마이너한 작품이라 어느정도 혼란이 오는 느낌이더라.
그래서 개봉전에 한 번 정리해볼 생각으로 써봤어.
듄에 나오는 샌드웜은 짧게는 200미터에서 길게는 400미터인 생물체야.
책에선 몇 몇 아라키스의 거주민들이 1000미터 정도인 샌드웜을 발견했다고 하는데, 제대로 된 증거는 없어.
듄이 거주하고 있는 행성, 아라키스에 살고 있는 프레맨들은 샌드웜을 샤이 훌루드 (사막의 노인), 아니면 메이커라고 불러.
여기서 얘가 메이커라 불리는 그 이유는 샤이 훌루드들의 생태로 인해 발생하는 특이한 향신료인 멜란지 때문이야.
멜란지는 듄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물품인데, 이것을 소비하게 됐을 때 인간의 수명은 몇백년이상 길어지고, 순간적으로 예지능력을 가질 수 있게 돼.
이게 중요한 이유는 여기 세계의 은하 여행은 스페이스 폴드라고, 공간과 공간을 접어서 빠르게 도착하는 워프방식을 쓰는데, 이게 도착지점을 못 잡으면 죽어서, 생존률이 8분의 1이라는 절망적인 방식이었어. 근데 멜란지를 쓰면 도착지점을 예측할 수 있기에 순식간에 안정적인 방법으로 바뀌어버린 거지 (이게 하필 소설이랑 1984년판 영화가 각각 살짝 다르게 표현되서 향신료를 연료로 써서 폴드를 한다는 오해도 있음.)
그래서 이런 멜란지가 어떻게 발생하냐? 그건 바로 샌드웜의 성장하고 연관되어 있어.
사실 아라키스에는 모래송어라는 조그만 천같은 생물체로 가득찼어.
이런 모래송어들이 성장해서 되는 것이 샌드웜, 샤이 훌루드지.
이 모래송어가 특이한 점은 근처 모래에 물이 느껴지면 빠르게 다가가 물을 흡수해버리는 본능이 있어.
그 때문에 한때 물이 가득했던 아라키스는 현재 유명한 사막행성으로 탈바꿈 하게 돼. 이것에 대해선 듄의 아이들을 읽어봐. 물론 듄도 읽고, 듄 메시아도 읽고.
이런 모래송어들은 성장하면서 분비물을 발생하는데, 이 분비물들이 물과 접촉해서 pre-spice mass, 그러니까 향신료 원료가 되는거야.
이 상태의 향신료는 아직 우리가 아는 멜란지가 아닌데, 이렇게 향신료 원료를 잔뜩 축적하면 물과 이산화탄소도 축적되게 돼.
그런데 이게 너무 크게 축적될 경우 화학반응으로 인해 폭발해서 거기에 모여있는 모래송어 및 향신료 원료가 지상으로 쏘아나가게 돼. 이걸 스파이스 블로우라고 불러.
이렇게 공기와 접촉한 향신료 원료는 드디어 멜란지로 완성되는 것이지.
참고로 멜란지의 원 뜻은 프랑스어로 ‘섞다’라는 뜻인데, 이런 과정을 보면 어째서 이런 이름을 가졌는지 알 수 있겠지.
그것과 상관없이, 이런 폭발이 일어날 경우 대부분의 모래송어는 사멸하게 되는데, 이 와중에 살아남은 모래송어들은 서로 합체해서 거대한 샌드웜으로 성장하게 돼.
프레맨들은 이런 모래송어들을 리틀 메이커라고 불러.
그렇게 탄생한 샌드웜은 사막을 도다니면서 모래를 먹기 시작하는데, 책의 학자가 추측한 바로는 모래 속에 있는 플랑크톤을 먹는다고 생각 돼.
그러다가 자신의 지역을 침입하는 자들도 먹어치우는 거지.
하지만 이런 샌드웜의 가장 큰 약점은 아이러니하게도 물이야.
모래송어일때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샌드웜은 물이 독이나 다름없거든.
그래서 물에 닿으면 바로 죽어버려.
그렇기 때문에 모래송어들이 물을 흡수하는 거지, 자기 동족이 살아남기 위해서 물을 빨아들여 성장하는 관계.
보다시피 샌드웜에 대한 생태 하나만 설명하는데 아라키스와 듄의 세계관의 여러가지 특징들을 연결해야 된다는 것이야말로 듄의 장점이야.
듄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게 샌드웜인 이유도 결국 샌드웜이 듄의 세계관을 탄생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지.
이것 뿐만 아니라 멜란지로 인해 탄생한 정치적인 세력에 관한 것과 그로 인해 발생한 특이한 방식의 우주여행도 설명하다보면 다 연결되어 있는 게 많은데, 만약 시간이 된다면 읽어봐. 한번 빠지면 흥미롭게 볼 수 있음.
참고로 위에 언급한 것들은 최대한 스포를 피하면서 작성했어, 듄을 읽어주는 사람이 늘어나길 바랬거든.
유머는 글이 깨져서 재업하는 게 유머.
듄 소설로 읽는데 독백 그렇게 많이 넣는 이유가 있냐? 나올 떄마다 분위기 깸
개인적으론 듄 특유의 진화된 인간상을 보여주기 위한 것과, 폴과 레이디 제시카의 개인적인 위기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함. 거기에 일종의 옛날 연극의 독백이라고 생각하면, 분위기에 맞는다고 생각해. 그거랑 상관없이 나도 독백이 너무 많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음.
이번 듄 영화 대박칠까요 드뇌 빌뇌브 영상미는 쥑여줄거 같은데
멜란지 과다복용시 생기는 문제같은건 스포임?
일단 몸이 변형되는 정도랑 눈이 파랗게 변하는 건 그리 스포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