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가는 카페에 한달 반 전부터 가끔 시간 겹쳐서 들어오시는 여성분이 계셨는데
보면 볼수록 너무 매력적이고 예쁜분이셨는데 카페 종업원한테 드리는 말씀이나 목소리도 너무 고우시더라구
물론 마스크 끼고 셨지만 음료 마실때 마스크 내리는걸 종종 봤음.
처음엔 와 예쁘당 하고 신경 안쓰고 나 할거 하려고 했는데
어느샌가부터 나도 모르게 그사람이 언제오나 생각하고 조금씩 두근거리고 계속 기다리다가
오늘 말 걸어보려고 대기타는데 할일 손에도 안잡히고 심장이 무슨 드럼 난타치는거마냥 엄청 쾅쾅거리는데 너무 힘들었어
운이 정말 좋게도 나 들어온지 10분뒤쯤에 들어오셔서 마음졸이는 시간은 줄었지만
막상 얼굴 보고 말하려니까 정말로 이게 더 힘들더라 행복하긴한데 행복하진 않고 그렇다고 엄청 싫은것도 아닌 애매하고 착잡한 그런느낌과 감정들 차라리 그냥 하기 싫은일 하루종일 하는게 나을정도였어
그래도 한번 마음먹은 일 일어나서 그분에게 다가가서
진짜 순정만화에서 본 캐릭터 마냥 쭈뼛쭈뼛 천천히 다가가는데 한걸음이 10분 1시간 같더라
그렇게 그분 앞에서서 드디어 말을 걸었지
아.. 안녕하세요?
인사 드리는데 그분 시선이 내 얼굴과 마주하고 커피 홀짝 마시다가 내가 오니까 황급히 마스크 쓰시고
아..네? 무슨일이세요?
라고 대답하시는데
무슨 아드레날린 투여한것 마냥 심장이 두배는 더 빨리 뛰는거 같더라.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주는데 얼굴이 너무 화끈화끈 거려서 거울 안봐도 홍당무 된거 빼박이었어
저기.. 그 괜찮으시면 정말로 괜찮으시다면 제가 제 번호를 드려도 괜찮을까요?
카페안에 몇초건 정적 돌더라
아니.. 그분하고 나 사이가 아니라 내가 말하는데 그냥 카페안에 하필 이순간에 정적이 돌았어
대화하고 있었던 카페 종업원도 하필 이순간에 조용하더라고..
정적을 깬건 그분이셨는데 처음엔 뭐야 뭔데? 무슨일이 일어난거지? 한 표정을 짓고 계시다가
이해하시고 당황하셨는데 기쁘고 난처한 표정을 짓고 계셨어. 한 몇 초간 말 못이으시다가
아... 정말 미안해요. 제가 남자친구가 있어요..
아......
시1발 하긴 예쁘게 생기신분들 중에 연인이 없는분이 있을리가 있나 시1발ㅋㅋㅋㅋㅋㅋㅋㅋ
쿵쾅 거리는 심장은 계속 뛰었지만 대답을 듣고나니 그래도 괜찮아 지긴 하더라 조금은..
내 자리로 돌아가려고 뒤도는데 종업원분들 표정이 나를 안쓰럽게 보더라
지금 내게 남은건 스스로에 대한 수치심과 죄책감 그리고 모멸감 뿐이야ㅋㅋㅋㅋ
미안해요 사장님. 앞으로 카페 갈 일은 오늘 이후로 없을거 같습니다..
오늘 고백받은 그분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네
힘내라
힘내라
묵념
오빠 오늘 무슨 갑오징어같이 생긴게 나한테 번호를 준다는거야 내가 그것 밖에 안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