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언제쯤부터였는진 기억이안나는데 확실한건 내가 일병에서 상병넘어갈무렵이었던건 기억남
선진병영은 말 그대로 선후임간 악폐습, 부조리, 괴롭힘을 없애고 내집같은 군부대를 만들자.
여러가지가 바꼈음. 3개월 동기제가 되어 동기생활관이 시작되었고 선임들은 후임들 생활관 들어가지말것. 분대장 외 같은 병사끼리는 혼내거나 하는등의 언행 금지 등
당연히 굉장히 좋은 취지고 올바른 이유였지만 다른부대도 그랬는지 우리부대만 그랬는지 갑자기 변한 부대 내 분위기 속에서 선후임간의 갈등이 존나 깊어져만갔음
몇가지만 읊어보자면
1.당시 일꺾~상초급들의 갈등
이제 집에갈때 다돼서 서로 군번 이런거없이 형 동생 친구처럼 지내는 선임급들이나
부대 온지 얼마 안돼서 서로 갈구고 그런것보단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던 신병급들 말고 중간계급들
어제까지만해도 10월군번 11월군번 달랐는데 오늘부터는 서로 동기가 돼서 같은생활관 쓰라고한다.
당연히 군번이 달라도 서로 친하게 지내고 별 갈등없던 사이도 있었지만 당연히 한두달 선임이라고 유세떨고 갈구던놈도 있었고 이 놈이 이제 내 동기가 됐고 같은 생활관을 쓰게 된거지
그래도 어찌저찌 잘 적응하나 싶었는데 딱 내 윗동기군번(당시엔 헷갈리지않게 윗동기군번이라는 말을 썼었음. 11월 군번이었던 나에겐 7~9월군번이 맞선임이 됐으니까)에서 사단이남
7월군번이 아직도 지가 선임인줄알고 선임행세하다가 9월군번중 한명이랑 결국 치고받고 싸운것
근데 문제는 싸운곳이 연병장이었고 대대장과 주임원사가 그걸 봐버림.
대대장 극대노. 둘은 5일씩 영창행으로 마무리 된 사건이었음
2.후임들의 주특기실력 하락
선진병영제도가 도입되면서 '후임들은 신이고 선임들은 병1신이다' 그 자체가 되어버림
마치 자기 자식 오냐오냐 키워서 결국 버릇없게 만들어버린 부모마냥 대대장을 비롯해서 모든 간부가 너무 오냐오냐 키워버린 후임들은 자기 주특기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병1신이 되어버렸음
예전에는 갈굼당하기 싫고 혼나가 싫어서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라도 엥간하면 일꺾쯤되면 사수급이 돼서 부사수 데리고 자기 주특기작업 할수있게 됐었는데
선진병영화 되면서 선임들은 이제 함부로 후임들한테 말도 못거니까 당연히 주특기를 잘하든 못하든 뭐 청소를 똑바로 하든말든 걍 니 알아서 해라 나는 걍 안전하게 집에 가련다. 라는 마음으로 지내게 된거지
결국 어떤일까지 벌어졌냐면 내가 말년때쯤 타 병과에서 일이 터짐
소대장이 선임급을 모아놓고 '아니 후임교육 안시키냐 애들한테 뭐 물어보면 하나도 모른다' 라고 선임급들한테 화를 냈고 당시 보직 왕고였던 내 동기가 참다못해서
'후임들한테 말도 못걸게 해놓고선 이제와서 교육안했냐고 하시면 저희가 뭐라고 말해야합니까? 그러는 소대장님은 애들 저지경 될동안 신경이나 썼습니까?' 하면서 대들다가 영창갈뻔한거 내 동기들이 전부 탄원서같은거 써서 대대장실로 찾아갔고 소대장도 '제 불찰입니다' 하면서 힘보태줘서 겨우 영창행은 면했음
3.후임급들 10대군가도 모르던 사건
내가 갓 분대장 달때쯤 대대장이 새로 취임했었음. 2번에서 나를 비롯한 울 동기들이 탄원서 들고간사람이 이 사람
굉장히 부대원들 잘 챙기려고 노력하고 편하게 다가오려고 노력하시던 분이었고 무엇보다 휴가를 얻을수있는 기회를 꽤 많이 늘려주신 덕분에 취임한지 얼마 안돼서 큰 인기를 끌게된 사람이었음.
어느날 체력단련시간에 대대장님이 나오셔서 오늘은 자기도 좀 뛰어야겠다고 분대장들 다 들어가고 자기가 전체적으로 통솔하겠다 딱 3바퀴만 같이 뛰자 해서 대대장 통솔하에 뛰게됨.
그리고 대대장님이 뜀걸음간에 군가한다. 하면서 군가를 시키는데 문제는 그게 팔도사나이.
10대군가중 하나고 군인이라면 당연히 알아야할 군가였지만 주특기도 모르는애들이 이걸 알리가있나 당연히 선임급들만 부르고 후임급들은 전멸
대대장 그 자리에서 뜀걸음 멈추고 이거 모르냐고 어떻게된거냐고 각 중대 중대장 호출
그 이후 한 2주정도 지나서 때 아닌 10대군가 시험을 쳤었음 존나 웃겼지
뭐 이 외에도 존나 많음 더 쓰면 글이 존나게 길어질거같아서 이까지 쓰는데
딱 군생활 절반은 선진병영 이전의 군대 그 이후 절반정도는 선진병영 이후의 군대를 경험해본 경험자로써
이 모든게 '선진병영화' 때문이라곤 절대 생각안함 선진병영은 결과적으로 굉장히 좋은 제도였으니까
실제로 만연해있던 구타 및 괴롭힘, 부조리, 갈굼같은게 눈에띄게 없어졌으니까.
근데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 간부들이 적절히 개입해서 본래 선임들이 하던일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간부들이 지들이 귀찮다고 선임들에게 짬때리던부분인
후임관리, 주특기를 비롯한 각종 교육을 다시 간부권한으로 시행했어야 했는데 지들도 안하고 선임도 못하게 됐으니 부대가 개판이 안날리가 있나
내가 전역하는날 울 중대장이 나한테 물어본적이 있었음
'부대 내에 부조리같은거 남아있는거 있으면 말해주고 나가라' 하면서
나는 그래서 중대장한테 이렇게 말하고 전역했음
'아직도 진짜 문제가 뭔지 모르고 존재하지도않는 나쁜 선임만 찾고있으니 부대가 이모양인겁니다.' 라고
주적은 간부다
막줄이 개쩌네
간부들이 일 안해서 그럼. 나도 너랑 비슷한 생각 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