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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을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에는 이른 저녁이었다. 예전이라면 생각하지도 못했을 일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가사도우미 로봇이 나에게 다가왔다. 로봇은 입력된 명령대로 나에게 인사를 건네어 왔지만, 난 그 말을 무시하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기계한테서 본래의 인공적인 음성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이 나오기 시작한 건 내가 여동생의 방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지난 며칠 동안 저장돼있던 음성기록들은 하나둘씩 터져 나왔다. 내 지인들은 내가 모르는 사이 자기들끼리 입이라도 맞춘 듯 “방금 전에 소식을 들었다.”, “오늘 가지 못해서 미안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도와주겠다.”, “유감이다.” 같은 소리만 서로서로 돌아가며 말했었다. 개중에는 진심으로 슬퍼하며 나를 위로하려는 이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저 형식적인 이유로 나에게 유감을 표하는 자들이었다.
오직 마지막 한 사람만이 내 기분을 신경 쓰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했는데, 그녀는 내가 이 연락을 듣자마자 자신에게 연락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난 지금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에는, 창문을 통해 들어온 노을의 빛이 여동생의 방을 주황색으로 물들여 놓고 있었다. 오직 적은 수의 가구들만 이곳에 남아 나를 맞이해주며, 내가 지난 며칠 동안 갖고 있던, 그리고 앞으로도 가지게 될 감정들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나는 눈앞의 침대에 쓰러진 후 이불을 끌어모았다.
아오이가 죽은 지 3일이나 지났지만, 여동생의 침대에서는 여전히 그 아이의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 애가 우리 부모님의 곁에 묻히는 걸 본 게 오늘 아침이었는데도 말이다.
난 울기 시작했다.
<계속>
예전에 써 본 유희왕 브레인즈 팬픽이에용. 카드룰은 몰라서 그냥 캐릭터 스토리로만 진행할려고 했는데 건강 문제로 다른 팬픽들과 잠시 연중....했는데 어떤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