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생긴 말더듬이 성인이 되서까지 안고쳐져서
다니던 대학의 언어치료학과에서 싼값에 치료받을 환자 모집하길래
지원해서 1년인가 2년 정도 치료 받았었음
대학생인지 대학원생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교수의 감독을 최소한으로 하고 언어치료학과 학생이 2인1조로 주도적으로 치료하는거라 가격이 많이 쌌음(가격이 얼마였는지는 기억안남 암튼 쌌음)
가격이 싸도 전문가가 치료하는게 아니라 지원자가 적어서
학생들이 실습할 기회가 적기도 했고 그 적은 지원자도 대부분 부모가 데려온 어린애들이라 환자의 협조도 얻기힘들어서 치료가 힘들었고
나같은 협조가 가능한 성인 지원 환자는 매우 적고 귀한 교보재(?)였음
그러다보니 나 치료담당하던 학생 둘이 치료시작 한달 후 정도에 내가 치료과정에 익숙해질때쯤
사정을 설명해주면서 견학생을 5명정도 끼고 치료를 진행해도 되겠냐고 물어보더라
견학생은 5명, 전부 말없이 온리필기만 하면서 지켜볼것임, 내가 원하지 않으면 견학생 없이 그대로 치료 계속. 이런 조건을 걸더라고
사실 나도 견학생 있는건 부담스러워서 싫었는데 그래도 후학을 위해서
"네 그러세요, 그 분들도 보고배워야할게 있어야하니까요, 그리고 궁금한게 많을텐데 아무말 없는게 더 부담스러우니 그냥 질문도 하게 해주시고, 필기는 한계가 있으니 녹음까지는 되는데 사진이나 영상만 찍지말아주세요"
라고 대답하니 내 치료담당 학생둘이 엄청 놀라워했음
성인 환자들은 대부분 남들에게 자기 말더듬을 보이기 싫어해서
스스로 치료받으러 오는것도 대단한 일인데다가, 치료를 받아도
견학생은 못두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견학은 물론 질문에다 녹음까지 허락해주는 경우는 본적이 없다면서 놀라워하면서 그렇게까지 자기들을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하더라
다음 치료일에 교수랑 치료담당 학생 둘이 견학생들에게 몇번이고 단단히 당부하길
안그래도 보기드문 성인 지원 환자분이 견학은 물론 질문에 녹음까지 허락해주는 경우는 아주 드문 특별한 기회라고 절대 놓치지말고 많은걸 배우고, 허락해준 환자분에게 감사해라
환자분이 원하면 견학 도중이라도 견학은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다.
절대 환자분의 증상(말더듬)을 보고 웃지말것
환자의 고통을 보고 비웃는 사람은 치료사가 될 자격은 없음.
웃을 시엔 웃은 인원은 견학 퇴출조치 할것임
앞서 말했듯이 사진과 영상촬영은 절대 금지!
오로지 환자가 허락한 수단인 필기와 녹음만으로 기록할것, 이를 어길시 이유불문, 성적에 관계없이 F학점 처리할것임
환자에 대해 필기, 녹음한 기록도 학과외부에 유출 금지.
개인프라이버시에 관련된 일이므로 일의 경중에 따라 F학점 말고도 추가적인 처벌이 있을수도 있음
질문을 허락했다해도 뭐든지 질문해도 되는건 아니다, 민감하거나 기분나쁠만한 질문은 최대한 피하고 절대 실례되지 않도록 주의해라
민감한 질문이 정 필요하다 싶으면 치료가 끝난후에 다른방에 가서 1대1로 질문해라. 물론 환자분이 거부하면 절대 강요하지말고 깔끔하게 포기할것
환자분은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대답을 거부당했다하더라도 기분나빠하지 말고 절대 기분나쁜 티도 내지 말아라.
마지막으로
너희들은 어디까지나 배우는 입장이고, 환자분은 우리학과의 사정을 이해해주시고 자신의 결점을 얼굴도 모르는 남들에게 보여준다는 용기있는 결정을 내려
너희들에게 여러가지를 배울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신거라는걸 절대 잊지말고 감사히 여길것
이것들을 단단히 당부함
이런 배려들 덕분에 치료랑 견학도 스무스하게 끝났고 나머지 치료과정도 잘 마쳤음
그리고 지금은 아직도 발음이 잘 안되는 부분도 좀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일반인이랑 다를바 없이 말도 잘하게 됬음
메데타시~ 메데타시~
ㄷㄷㄷㄷㄷㄷㄷ
멋진어른이구나
저랑사귀실?
호엥
멋있다
치료가 되는구나 다행이네
지금도 신경안쓰고 흥분해서 말하면 더듬더듬거리긴한데 옛날보단 많이 좋아지긴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