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 때 처음으로 뛴 큰 훈련이 혹한기였는데
하필 시작하는 날이 내 생일이었음.
산에 올라가면서 고참들한테 계속 욕 먹고
겨우겨우 다 올라가서 춥기는 오지게 추운데
그 밤에 그 칼바람 맞으면서 진지에 서 있는데
저 멀리 GOP 불빛이 보이고
고개를 돌렸더니 이번엔 저 멀리 아파트 불빛이 보이더라.
그거 딱 보는데
저 아파트에 있는 사람들은 지금 얼마나 편안할까
나는 왜 여기서 이렇게 떨고 있어야 하나
막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
그 때 우리 분대장이 오더니 내 사수보고 옆 진지에 좀 가 있으라 하고
나한테 뭘 주는데 보니까 초코파이임.
"야 니 오늘 생일이지? 근데 시발 상황이 이래서 뭘 해 줄 게 없네.
여기 올라오느라 힘들었을 건데 이거라도 먹고 좀만 더 힘내라."
이러는데 그 초코파이 하나에 눈물이 졸라 나더라.
근데 그 때까지 내가 먹은 욕 중에
그 분대장 새끼 지분이 95%쯤 되는 게 함정.
9번 좇같이 대하고 1번 좋게 대해주면 평생가는 기억이라고 하더니
병주고 약을 겁나 쎄게 줬네.
나는 군대에서 웃다가 눈물까지 나온 적 있음 병장 되기전에 상태가 안좋은 돈까스가 납품됨 간부 합쳐서 총식수인원이 500명 다되가는데, 급성 식중독 증세로 30명 가까이 의무대에 누워있고, 의무대 침상마저 모자라서 각 중대 행정반 옆 생활관에서 환자들 눕혔음. 식중독이니 분명 먹는게 문제다! 라고 조치를 취하는데, 돈까스가 문제여서 다른 곳에서도 식중독 환자가 막 나온다고 사단에서 연락이 왔음 이에 취사반장이랑, 의무반장이 의무대에서 오늘 돈까스 제일 많이 쳐먹은 새끼 누구로! 소리지름 거서 내가 손을 들었지 접니다 하고, 이에 의무반장은 화를 버럭 냄 "네는 시발! 허구연날! 여 아프고! 저 아프다고! 디비쳐눕는데!! 오늘은 왜 안누워 있는데!!!" 돈까스 그날 6장 쳐먹었고, 나는 식중독은 커녕 배불러서 꺼억~ 거리고 맞선임 근무중에 배아프다고 주저않아서 대신 근무 들어갈려고 이래저래 얘기하고 있었음 근데, 어이없어서 화를 버럭 낸 거에 빵 터진거임 의무반장이 뭘 웃어! 나 지금 존나 진지해!! 웃지마!! 하는데 안 멈춰서 눈물까지 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