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그렇고 요즘도 그렇고 이런 말을 참 많이 들었음
"웹소설 독자들은 사이다만 좋아한다","사이다패스들 뿐이다" ," 독자 수준이 떨어져서 좋은 글이 없다!"
사실 나는 예전 대여점 시절부터 무협하고 판타지를 읽었고 요즘도 가끔씩 웹소설을 보는데 솔직히 글 수준이 그렇게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지 않음.
옛날에도 형편없는 글은 있어고 요즘에도 괜찮은 글은 찾아보면 많다고 생각함.
왜 오늘날 웹소설 독자들이 사이다 패스가 됬을까? 라는 질문에 여러가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나는 그냥 옛날에 장르문학을 보던 조건하고
지금시대에 장르 문학을 보는 조건이 너무나도 달라져서라고 생각함.
옛날에는 판타지나 무협을 보고 싶었으면 대여점이라고 해서 책방에 가서 300원에서 500원 정도 내고 책 한 권을 빌려서 봤음.
보통 출판 소설 한권에 한 10에서 15만자 정도 글자수가 들어가고, 대여이기 때문에 보통 2박 3일 정도 밖에 빌릴 수 밖에 없었음.
반면 오늘날 웹소설은 보통 1편 결제이고 1편이 최소 5천에서 1만자정도 되는 편을 100원 정도 내고 볼 수 있고. 연재 주기의 경우에도
매일 연재해서 매일마다 결제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이 크게 바꿨음.
그렇게 바뀐 시스템이 어떻게 독자가 사이타패스가 되는 것과 관련이 있느냐? 라고 하면
나는 독자가 현실에서 체감하는 스토리 전개 속도가 사이다패스화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함.
예를 들어보면
"주인공의 동료가 마왕에게 잡혀가서 고문을 받고 있다가, 결국 주인공이 3개의 관문을 돌파하고 동료를 구해냄" 이라는 스토리가 책과 웹으로 다 연재된다고 가정하면
책의 경우는 빌려온 책 한 권을 보통 2-3시간 정도만에 다 읽기 때문에 초반에 좀 답답해도 그 답답함이 오래가지 않고 결국 해소가 됨.
거기다 충분한 글자 수 덕분에 기승전결 까지 완벽하게 담아낼 수 있음. 따라서 읽는 독자가 받는 스트레스가 2-3시간 정도에 끝남.
반면 웹소설의 경우 한편의 글자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위의 스토리로 몇편 써야되는데 이러면 연재를 따라가는 사람은 100원 써서 결제 했는데
짜증나는 스토리 밖에 없고, 월요일날 동료가 고문받는데 목요일까지 감감 무소식이고 해결이 안되는 상황이 벌어짐. 당연히 독자들은 저런 거
몇번 겪으면 짜증날 수 밖에 없고, 조금만 답답해져도 하차합니다라는 소리가 나옴. 왜냐하면 실제로 독자가 느끼는 답답함을 느끼는 기간은 길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같은 내용이라도 돈 주고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느껴지는 체감이 다름.
그렇기 때문에 웹연재에서는 템포, 즉 글 속도가 겁내 빠름.
쓸데없는 묘사들은 장황하게 분량만 잡아먹는다고 느끼고, 주인공이 강해지는 수련같은 경우 독자들에게 지루함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웹소설들은 대부분 스타트 부터 만랩으로 템포를 빠르게 잡으면서 글도 행동 중심 묘사로 빠르게 전개됨.
2시간짜리 영화를 12부작 10분 웹드라마로 만들었을 때 당연히 그대로 만들면 인기 없는 것 처럼. 그 템포에 맞춰서 작가들의 글도 변화할 수 밖에 없는 거임.
또한 예전에는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던 시절과는 달리 요즘 웹소설은 폰으로 가볍게 보는 스타일로 소비를 하니 짐중도 면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음. 똑같은 영화라도 영화관에서 보는 것 하고, 아이패드로 넷플릭스에서 보는거 하고 집중도가 다른 것을 알 수 있을 거임.
아무튼 그래서 요즘 독자라고 하면서 욕하지 말았으면 좋겠음. 그냥 소설을 소비하는 방식이 과거와 엄청나게 달라진 것일 뿐이라고 생각함.
뭐 다른 요인들, 독자들의 문해력 부족이나, 글을 쓰는 속도의 차이와 같이 다른 요인들도 있겠지만 난 달라진 연재 환경이 가장 큰 영향이라고 생각함.
ㅇㅇ 일일연재 환경이 크다고 봄 일본도 인터넷에서 연재할때랑 책 냈을때 반응이 완전히 다르더란 말 많이 들어봄
참 웃긴게 지금 웹소보는사람들이 예전에 대여점시절을 안겪었을꺼라고 상정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단말이지
대여점에서 빌려본 달조 신권 나올떄마다 빌려봤었지...아크도 재밌었는데